베렌베르크, 미국 항공 여객 시장 가속화에 힘입어 아볼타·SSP ‘매수’ 유지

베렌베르크(Berenberg)가 미국 항공 여객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근거로 아볼타(Avolta)SSP에 대한 투자의견을 재확인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베렌베르크 애널리스트들은 최신 보고서에서 “미국 공항 내 여행 컨세션(임대 운영) 시장을 분석한 결과, 식음료(F&B) 부문이 리테일 부문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두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컨세션(Concession)은 공항·역사(驛舍) 등 공공 인프라 내에서 특정 기업이 일정 기간 점포를 임대해 운영하는 형태를 뜻한다. 우리말로는 ‘임대 운영권’ 정도로 번역되며, 임차 기업은 임대료 외에 매출 연동 수수료를 납부하는 구조다. 공항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용어이므로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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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 컨세션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1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F&B가 약 3분의 2, 리테일이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아볼타는 전체 미국 공항 컨세션 시장의 34%를 점유했고, SSP는 8%를 확보했다. 두 기업 모두 F&B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우리 분석에 따르면 대형 미국 공항들은 2020년 이후 총 31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완공했으며, 추가로 2030년까지 420억 달러 가량의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 베렌베르크 보고서 중

공항 인프라 확충은 여객 증가와 SPP(Spend per Passenger, 승객 1인당 지출) 상승을 동반한다. 특히 터미널 확장과 보안 검색대 이후 지역(에어사이드)으로 매장을 이전하는 프로젝트가 활발해, 승객 동선 내 소비 유인을 높이고 있다.

여객 수요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자료에 따르면 탑승객 수(엔플레이먼트)는 2015년 8억 700만 명에서 2024년 9억 7,40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은 2.1%다. 팬데믹 충격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유지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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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는 2035년 엔플레이먼트가 13억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며, 이는 연평균 2.7% 성장률에 해당한다. 여객 증가가 장기적으로 F&B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F&B와 리테일 간 실적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2019년 이후 F&B의 승객당 지출은 6% 증가했지만, 리테일은 2.4% 감소했다. 2024년 기준 F&B 지출은 리테일보다 70% 더 많아 2019년 대비 격차가 14%포인트 확대됐다.

아볼타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하이브리드 콘셉트(한 매장에서 F&B와 리테일을 동시 제공)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2023년 신규 개발 매장의 6%였던 하이브리드 비중이 2024년 16%, 2025년 상반기 26%로 확대됐다. 회사 측은 “하이브리드 매장은 전환율을 최대 20%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SP는 F&B 전문 기업으로서 미국 시장 점유율을 2019년 9%에서 2024년 13%로 올렸다. 베렌베르크는 이를 “현지화·체험형 콘셉트 수요에 신속 대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부상도 또 다른 변수다. 기내식 축소로 인해 승객들은 공항 내 식음료 소비를 늘리고 있다. 베렌베르크는 “LCC 점유율 확대로 F&B SPP 상승이 예상되며, 아볼타·SSP에 우호적”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조정

베렌베르크는 아볼타의 목표주가를 45스위스프랑(CHF) → 52CHF로 상향하고 ‘매수(Buy)’ 의견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아볼타를 “미국 시장에서 경쟁자를 찾기 어려운 압도적 1위”라고 평가했다.

SSP에 대해서도 기존 ‘보유(Hold)’ 의견에서 ‘매수’로 상향하며 목표주가를 180펜스(p) → 190p로 조정했다.

반면 WH스미스(WH Smith)는 ‘보유’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1,600p → 700p로 절반 넘게 낮췄다.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수익성 불확실성이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베렌베르크가 F&B 중심의 성장 스토리에 무게를 둔 것은, 팬데믹 이후 미국 공항 소비 패턴이 체험·편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시각에서 볼 때, 향후 5~10년간 미국 공항 인프라 투자는 승객 흐름과 매장 레이아웃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전망이다. 에어사이드 상권 강화는 자연스럽게 F&B, 특히 로컬 브랜드와 퓨전 콘셉트에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아볼타·SSP처럼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사업자가 지속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