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증시가 전직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의 체포 이후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악화된 경제가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해 매수에 나섰고, 지수는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6년 1월 13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1월 3일 실시한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으로 마두로와 그의 배우자 실리아 플로레스(Cilia Flores)가 미군에 의해 구금된 이후 베네수엘라의 벤치마크 지수인 Indice Bursatil de Capitalizacion(IBC)는 130% 이상 상승했다. 백악관은 해당 작전 관련 자료를 공개했고, 이 사건은 시장의 기대 심리를 촉발했다.
증시 반등은 경제 정상화와 국제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기인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정부 재편이 해외 자본 유입을 유도하고 석유 생산을 회복시키며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미국의 ETF 운용사인 테우크리엄(Teucrium)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베네수엘라 노출 기업에 초점을 맞춘 상장지수펀드(ETF) 설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 투자자가 베네수엘라 관련 자산에 접근하려는 시도의 하나로 평가된다.
전문가 발언과 시장 반응
전문 리서치업체 BMI는 메모에서 “유동적인 환경에서 현재 우리는 베네수엘라가 완전한 민주화 전환이나 체제 붕괴보다는 행동적 재정렬을 수반한 체제 연속성(regime continuity with behavioral realignment)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BMI는 이어 “순응적인 베네수엘라는 미국이 지역 패권을 강화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석유 부문 접근을 확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마두로의 권력 이탈을 제재 완화와 궁극적인 채무재조정의 전제조건으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 앤서니 시몬드(Anthony Simond), 영국 기반 자산운용사 애버딘(Aberdeen) 투자 디렉터
시몬드는 투자 수요가 신흥시장 전통적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헤지펀드와 부실채권 전문 투자자들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략가들은 베네수엘라 증시가 규모가 작고 유동성이 낮아 세계 투자자들에게 쉽게 접근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참고로 IBC 지수는 2025년 한 해 동안 1,644% 상승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시장은 거래가 희박하기 때문에 기대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큰 가격 움직임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랠리는 확인된 성과가 아닌 희망과 투기심리의 반영이다.” — 앨리스 블루(Alice Blue), 트레이딩뷰(TradingView) 통합 중개팀
채권 시장과 구조적 제약
증시와 함께 국채 및 국영 석유회사 채권에도 투자자 관심이 급증했다. 에이곤(Aegon) 자산운용의 미국 크로스마켓·신흥국 채권 책임자 제프 그릴스(Jeff Grills)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주로 채무재조정 기대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2017년 채무불이행 이후 동결된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통로로서 채무재조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바네크(VanEck)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에릭 파인(Eric Fine)은 로이터 자료를 인용해 베네수엘라의 외부 채무, 중재(claim) 및 양자 채무를 포함한 $1,500억~$1,700억 수준의 부채가 회복 일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체적인 재평가(re-rating)는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이 랠리가 헤드라인 중심의 전술적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도부 교체만으로는 아직 완전한 체제 전환을 의미하지 않는다.” — 제프 그릴스(Jeff Grills), 에이곤 자산운용
용어 설명 및 시장 구조
본 기사에서 반복되는 주요 용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IBC(Indice Bursatil de Capitalizacion)는 베네수엘라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로서 현지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상장지수펀드(ETF)는 기초자산(주식, 채권, 원자재 등)을 추종하는 펀드로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매매된다. 유동성(illiquidity)은 매수·매도 주문을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시장 상태를 말하며, 거래가 얇으면 동일한 매수·매도 물량에도 가격 변동폭이 크게 나타난다.
또한 디스트레스트(debt restructuring)는 채무자의 채무 조건(원금, 이자, 만기 등)을 채권자와 협상해 변경하는 절차로서, 국가 파산을 방지하고 채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2017년 이후 누적된 디폴트로 인해 채권 보유자와의 협상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향후 시나리오와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전문가들은 향후 전개를 대체로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한다. 첫째, 제재 완화와 채무재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외국인 자본 유입, 석유 생산 증대, 그리고 국제 금융시장 접근이 회복돼 실물경제와 자산가치의 구조적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주식·채권 모두에서 일종의 ‘재평가(re-rating)’가 발생하며 장기적 상승 여력이 크다. 바네크의 에릭 파인이 언급한 바와 같이 채무 문제 해소가 관건이다.
둘째, 부분적 안정 및 지연 시나리오에서는 지도부 변화에도 불구하고 채권자 협상 지연, 중재 청구 및 법적 불확실성, 국제사회의 완전한 수용 지연으로 회복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 이 경우 단기적 투기적 랠리는 나타나지만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기 어렵고 변동성은 계속 높게 유지된다.
셋째, 부정적 시나리오는 정치적 불안정 재확산, 제재 강화, 혹은 국제적 갈등 심화로 외국인 자본이 이탈하고 유가 하락 등 외부 충격이 겹치면서 자산과 실물경제가 재침체하는 경우다. 이 경우 증시와 채권 시장 모두 급락할 위험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주가 상승이 헤드라인 및 기대 심리에 많이 의존하는 만큼 변동성이 극심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석유 부문 재투자, 채무재조정 합의 여부, 그리고 국제사회의 인정 및 제재 완화가 실제 경제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유동성 리스크, 법적·정치적 리스크, 그리고 채권단과의 협상 진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결론
베네수엘라 증시의 최근 급등은 정치적 사건에 따른 기대와 투기가 결합된 결과로 해석되는 한편, 만약 채무 구조조정과 국제적 관계 정상화가 실현된다면 실질적 가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얇은 거래 구조와 약 1,500억~1,700억 달러로 추정되는 외부부채 등 구조적 제약은 회복 속도와 폭을 제한할 요소로 남아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긍정적 시나리오와 함께 불확실성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