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 DHL그룹 투자의견 ‘아웃퍼폼’→‘마켓 퍼폼’ 하향…무역 둔화·단기 촉매 부재 반영, 목표가 €42.80로 소폭 상향

번스타인 리서치(Bernstein Research)가 DHL그룹(ETR:DHLn)에 대한 투자의견을 ‘아웃퍼폼(outperform)’에서 ‘마켓 퍼폼(market-perform)’으로 하향 조정했다. 동시에 12개월 목표주가는 종전 42유로에서 42.80유로로 소폭 상향했다. 번스타인은 이번 조정의 근거로 무역 회복 전망의 둔화단기 촉매 부족을 제시했으며, 다만 DHL의 강력한 비용 관리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2025년 11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번스타인은 해당 내용이 담긴 금요일(현지시간) 자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업데이트했다.

애널리스트 알렉스 어빙(Alex Irving)은 DHL의 사업이 거시경제 여건국제 무역 흐름에 높은 의존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사 DSV합병·인수(M&A) 관련 촉매 요인이 더 강하다고 덧붙이며, 이에 따라 DHL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단기적으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DHL 주가는 11월 5일 39.81유로로 마감해 새 목표가 대비 약 8%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

실적·지표 전망 업데이트

번스타인은 2025 회계연도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2.97유로로 전망했으며, 이는 2024년의 2.75유로 대비 개선된 수치다. 영업이익(EBIT)은 2024년 58.2억 유로(€5.82 billion)에서 2025년 60억 유로(€6 billion)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6년에는 65.5억 유로(€6.55 billion)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영업이익률은 2024년 7.0%에서 2025년 7.4%, 2026년 7.7%로 단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제시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024년 29.6억 유로에서 2025년 33.4억 유로, 2026년 35.7억 유로로 증가할 전망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DHL의 조정 P/E(주가수익비율)는 2024년 14.5배에서 2025년 13.4배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EV/EBIT(기업가치 대비 영업이익 배수)는 2024년 12.7배에서 2025년 12.3배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목

DHL의 시가총액515억 유로, 기업가치(EV)737억 유로로 제시됐다. 배당수익률4.3%로 평가됐다.

번스타인의 현금흐름할인법(DCF) 평가에서는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9%, 자기자본비용 11.4%, 영구성장률 4%를 가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적정가치는 약 44유로로, 새 목표주가(42.80유로)와 대체로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과 가이던스

이번 투자의견 하향은 DHL의 3분기 실적 이후에 나왔다. DHL의 분기 EBIT컨센서스 대비 15% 상회했으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12%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리버레이션 데이(Liberation Day) 관세’소액면세(de minimis) 배송 면제 종료에도 불구하고, DHL은 연간 EBIT 가이던스60억 유로(€6 billion) 이상으로 유지했다. 이는 감액을 예상했던 일부 투자자들에게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졌다.

부문별로 보면, 익스프레스(Express)EBIT 컨센서스 대비 1% 상회했다. 일일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으나, 항공 운송비가 8.5% 하락하면서 마진11.8%까지 개선됐다. 우편·소포(Post & Parcel) 부문은 EBIT 컨센서스 대비 33% 상회했는데, 소포 물량 12% 증가인력 비용 안정이 주효했다.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견조한 이익 흐름을 이어갔고, 글로벌 포워딩(Global Forwarding)해상운임 수익성 약화의 압박을 받았다.

이커머스(eCommerce) 부문은 DHL 커머스 UK의 연결 제외에 따른 일회성 이익 1억7,800만 유로로 수혜를 입었다.


세부 전망: 2025년 부문별 EBIT

번스타인은 2025년 부문별 EBIT 전망으로 익스프레스 약 31.4억 유로, 서플라이 체인 11.6억 유로, 우편·소포 10.5억 유로, 글로벌 포워딩 & 프레이트 8.5억 유로, 이커머스 2.5억 유로를 제시했다.

익스프레스는 그룹 EBIT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최대 이익원으로 남을 전망이다. 그 뒤를 서플라이 체인15~20%, 프레이트10~15% 비중으로 잇는 구도다.


주가 흐름과 상대 성과

연초 이후 DHL 주가는 26.3% 상승했다. 이는 블룸버그 유럽 선진시장 지수 대비 1.5%p 아웃퍼폼한 성과다.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는 30.96유로~44.30유로 범위에서 거래됐다.

번스타인은 2030년 장기 EBIT 전망100억 유로로 상향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더 강한 거시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DHL은 상당 부분 거시경제에 좌우된다.”
회복이야말로 더 큰 리레이팅을 이끌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번스타인은 밝혔다.


용어 설명: 투자 판단에 필요한 핵심 지표

마켓 퍼폼(market-perform)은 해당 종목의 향후 수익률이 시장 평균과 비슷할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아웃퍼폼(outperform)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이번 의견 하향은 단기적인 초과수익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EV/EBIT기업가치(EV)영업이익(EBIT)으로 나눈 배수로, 영업 활동 기반의 수익창출력 대비 기업이 얼마나 비싸게(혹은 싸게) 평가되는지를 가늠한다. P/E(주가수익비율)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로, 현재 이익 수준 대비 주가의 상대적 수준을 보여준다.

DCF(현금흐름할인법)은 미래의 자유현금흐름가중평균자본비용(WACC)으로 할인해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다. WACC 9%, 자기자본비용 11.4%, 영구성장률 4%위험과 성장 가정을 반영한 번스타인의 주요 입력값이다.

소액면세(de minimis) 배송 면제는 일정 금액 이하 해외직구 물품에 관세·부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이며, ‘리버레이션 데이’ 관세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표현으로, 특정 시점 도입·강화된 관세 환경을 지칭하는 맥락에서 사용됐다. 이들 변화는 국제 전자상거래 물동량과 비용 구조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분석과 시사점: 비용 통제의 성과 vs. 매크로 민감도

DHL은 항공 운송비 8.5% 하락과 같은 원가 구조 개선, 인력 비용 안정, 포트폴리오 조정(예: DHL Commerce UK 연결 제외)에 힘입어 마진을 방어했다. 이는 컨센서스 상회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번스타인이 투자의견을 하향한 것은, 국제 무역 둔화거시 경기 회복 지연단기 주가 리레이팅을 제약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 잉여현금흐름의 우상향 전망과 배당수익률 4.3%현금창출력의 질을 뒷받침한다. 밸류에이션 지표(P/E·EV/EBIT)의 점진적 디플레는 수익 추정의 보수화와 함께 리스크 대비 보상의 균형을 다소 개선할 여지도 시사한다. 다만 번스타인이 지적하듯, 강한 매크로 회복 없이는 주가의 큰 폭 재평가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요약하면, DHL은 비용 효율화와 견조한 현금흐름으로 방어력을 갖추고 있으나, 국제 무역 사이클의 반등이 확인되기 전까지 단기 초과수익 기대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번스타인의 결론이다. 익스프레스 중심의 이익 체질서플라이 체인·포워딩의 분산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유효하나, 당분간은 거시 민감도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