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행사(OTA) 섹터가 인공지능(AI) 기반 검색·예약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의 경쟁 구도에서 근본적인 변화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었다. 번스타인(Bernstein)은 AI 플랫폼의 확산이 과거 구글(Google)의 여행시장 진입 때보다 더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대형 플랫폼인 Booking Holdings Inc. (NASDAQ:BKNG)와 Expedia Inc. (NASDAQ:EXPE)가 이전의 도전들은 견뎌냈지만,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부상은 마진 축소와 오랜 기간 이들을 보호해온 공급 측 우위(supply moat)를 침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 3월 1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번스타인의 분석은 메타서치(metasearch) 모델이 발전한 형태로 2010년 구글의 여행시장 진입을 설명한다. 당시 구글의 접근은 사실상 기존의 탑-오브-퍼널(top-of-funnel) 경매 모델을 채택한 것이며, 이는 막대한 마케팅 예산을 가진 대형 범용 플랫폼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AI 기반 플랫폼은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해 검색 결과의 폭을 좁히고, 매우 관련성 높은 소수의 결과만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규모(Scale)로 인한 비용 우위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번스타인은 보고서에서
“AI 플랫폼의 여행시장 진입은 구글과는 전혀 다른 전망이다. 구글은 기존 모델을 채택하고 정교화했지만, AI 플랫폼은 모델 자체를 완전히 바꿀 가능성이 높다.”
라고 지적했다. AI는 고맥락(high-context) 자연어 검색을 이용해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깊이 파악하고, 다수의 스폰서 링크 대신 좁고 관련성 높은 옵션을 제시하기 때문에 소비자 행동과 유통 채널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가 온라인 여행사들에게 마케팅 비용 증가와 함께 테이크 레이트(take rate) 및 마케팅 효율성의 의미 있는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OTAs는 사용자 획득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강요받는 반면,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나 수익 비중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또한 2010년대의 온라인 침투율 증가가 보여준 성장 패턴이 앞으로의 헤드윈드를 상쇄하기에는 부적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마진 압박과 전략적 전환
번스타인의 보고서는 이미 과거 구글의 압력으로 인해 OTA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음을 상세히 설명한다. Booking은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머천트 모델(merchant model)’으로 전환했으며, 이는 수익 강화를 위한 전략이었지만 EBITDA 마진 측면에서는 비용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Booking의 EBITDA 마진이 2015년 수준 대비 여전히 3%포인트 이상 낮다고 지적했다. 반면 Expedia는 소비자 대상 비즈니스가 객실-밤(volume)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B2B 중심으로 큰 폭의 전환을 단행했다. 현재 B2B 부문은 Expedia의 매출에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번스타인은 보고서를 통해
“AI는 단순한 파괴적 힘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라고 요약했다. 보고서는 Booking과 Expedia에 대해 모두 Market-Perform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이들 주식의 주요 리스크로는 터미널 밸류(terminal value) 리스크가 남아있음을 지목했다. 이는 장기적인 사업가치(terminal value)가 AI로 인한 구조적 변화에 따라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보고서는 AI 도구들이 리뷰, 객실 설명 등 정성적(qualitative)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OTAs가 과거에 보유하던 정보적 우위(informational advantage)가 계속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호텔이나 숙박업체가 직접 소비자와 접촉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점점 더 쉬워지는 환경을 조성한다.
용어 설명
메타서치(Metasearch): 호텔·항공 등 여러 공급자의 가격과 재고를 집계해 보여주는 검색·비교 서비스이다. 탑-오브-퍼널(top-of-funnel)에서는 사용자의 초기 탐색 단계에 노출되는 광고 경매 방식이 흔하다. 머천트 모델(Merchant model): 플랫폼이 상품을 일시적으로 구매(혹은 예약 확보)한 뒤 재판매하는 구조로, 플랫폼이 가격 통제력을 갖는 대신 재고·가격 리스크를 부담한다. 테이크 레이트(Take rate): 플랫폼이 거래에서 가져가는 수수료 비율을 말한다. EBITDA: 영업이익에서 감가상각비 등을 더한 값으로,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B2B(Business-to-Business): 기업간 거래를 의미하며, OTA의 경우 다른 여행업체나 기업 고객에 대한 도매형 서비스 제공을 뜻한다.
시장·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한 체계적 분석
이번 번스타인의 진단을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예상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은 경로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마진 압박(Margin Compression): AI 플랫폼이 더 적은 수의, 더 관련성 높은 결과를 제시함에 따라 OTA의 광고 효율성이 감소하고, 고객 획득당 비용(CAC)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는 EBITDA 마진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 둘째, 테이크 레이트 하락: 소비자가 플랫폼이 추천한 소수의 공급자 중 직접 예약하거나 전문 채널로 이동하는 비율이 증가하면, OTA가 가져가는 수수료 비중이 감소할 위험이 있다. 셋째, 직접 판매 채널의 강화: 호텔 체인 및 숙박업체는 AI를 활용한 검색·추천에서 직접 연결되는 기회를 포착해 중개 수수료를 줄이려는 전략을 가속할 수 있다. 넷째, 밸류에이션과 투자자 관점: 번스타인이 지적한 터미널 밸류 리스크는 추정되는 장기 현금흐름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며, 이는 Booking·Expedia의 주가수익률 및 밸류에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 같은 영향은 단기적 충격과 장기적 구조 변화가 병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및 여행업체의 자본배분에 대한 재평가를 초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EBITDA 마진 변화, 테이크 레이트 추세, B2B 매출 비중 변화, AI 통합 역량 등의 지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OTA의 대응 방안
보고서와 시장 맥락을 종합하면 OTA들이 취할 수 있는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체 AI·검색 역량 강화와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플랫폼의 연관성과 재방문율을 높이는 방안이다. 둘째,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loyalty) 및 독점적 재고 확보로 경쟁우위를 방어하는 방법이다. 셋째, B2B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고, 넷째, 호텔·숙박업체와의 직접적 파트너십을 통해 수수료 구조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들은 비용 구조 재편, 기술 투자 확대, 그리고 단기 마진 희생을 수반할 수 있다.
결론
번스타인의 평가에 따르면 AI 기반 플랫폼의 확산은 OTA 산업의 전통적 수익 모델과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Booking과 Expedia는 과거의 전략적 전환으로 일정 부분 방어해왔지만,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고맥락 검색과 추천 기능은 이들 기업의 정보 우위와 수익구조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번스타인은 두 기업에 대해 Market-Perform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터미널 밸류 리스크를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향후 업계 동향은 AI 플랫폼의 사용자 경험 개선 속도, 호텔·숙박업체의 직접 판매 확대 여부, 그리고 OTA들의 기술·가격 전략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