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사 번스타인(Bernstein)이 차터 커뮤니케이션스(Charter Communications, 티커: CHTR)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며, 주가가 2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2025년 7월 2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번스타인은 차터 커뮤니케이션스의 투자의견을 종전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올렸다. 다만 목표주가는 410달러에서 380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27일 종가 대비 약 23%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계산이다.
올해 들어 차터 주가는 10% 가량 하락한 상태다. 번스타인 소속 애널리스트 로런트 윤(Laurent Yoon)은 “차터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도전적인 구간에 놓여 있지만, 이제부터 재무 지표는 개선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6년부터 설비투자(Capex)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2027년에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자유현금흐름(FCF)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가 감소해도 경쟁 심화는 유지되겠지만, 2026년 FCF 수익률은 10% 이상, 2027년에는 중·후반대(mid-to-high-teens)에 달해 자사주 매입 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것” — 로런트 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윤 애널리스트는 케이블 산업 전반에 대해 “지배적 지위를 되찾기는 어렵겠지만, 구조적으로 붕괴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차터의 경우 FCF가 꾸준히 늘고, 비용 절감 기조가 유지되면서 경쟁 환경이 안정화되는 과정을 거치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사업 성장성도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차터는 ‘스펙트럼 모바일(Spectrum Mobile)’ 브랜드로 이동통신(MVN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모바일 순증 가입자(net adds)가 “건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케이블 산업 전체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차터를 비롯한 대형 케이블 기업들은 ‘가만히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 용어 해설
Capex(설비투자)란 회사가 네트워크 확장, 장비 구매, 인프라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지출하는 금액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통신·케이블 업종은 전송 장비와 광케이블 투자 비중이 높아 Capex 비율이 큰 편이다.
FCF(Free Cash Flow, 자유현금흐름)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세금·이자비용·Capex 등을 제외한 뒤 남는 현금을 말한다. FCF가 증가하면 기업은 배당,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M&A) 등 주주친화적 정책을 추진할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 기자 시각
통신·케이블 업계는 지난 5년간 스트리밍 전환, 광대역 경쟁 심화, 고정형 5G(무선 인터넷) 도입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직면해 있었다. 그런 만큼 번스타인의 ‘낙관적 전환’은 단순 모멘텀보다는 재무 구조의 질적 변화에 주목한 판단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대형 사업자들은 광섬유(fiber) 투자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Capex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져 주주환원 정책 확대—특히 자사주 매입—으로 귀결될 수 있다.
다만 모바일 MVNO 사업은 망 도매비용(리셀러 비용)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된다. 번스타인 보고서가 ‘건강한 순증’을 언급했지만, 향후 T모바일(T-Mobile)이나 버라이즌(Verizon) 등 도매망 제공사의 요율 변화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수와 함께 스트리밍 경쟁 심화로 인한 가입자 이탈률(churn)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차터가 2026~2027년까지 FCF 수익률을 확대하며 비용 통제를 유지한다면, 현 목표주가 380달러 달성은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 번스타인의 시각이다. 그러나 경쟁 강도, 규제 환경, 망 투자 필요성 등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분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