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이 노르웨이 에퀴노르 투자의견 ‘시장 수익률’로 하향…목표주가 13% 낮춘 275크로네 제시

글로벌 에너지 업계에 몸담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노르웨이 국영 석유‧가스 기업 에퀴노르(Equinor)에 대해, 미국계 증권사 번스타인(Bernstein)이 투자 판단을 한 단계 낮췄다. 이번 리포트에서 번스타인은 기존 ‘아웃퍼폼(outperform·시장 대비 초과 수익)’ 의견을 ‘마켓 퍼폼(market-perform·시장 수익률)’으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NOK 315 → NOK 275로 13% 하향했다.

2025년 10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번스타인은 최근 에퀴노르의 3분기 실적 부진, 생산 증가율 전망치 하향, 그리고 미드스트림(Midstream) 부문 실적 정상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급을 낮췄다. 특히 회사가 제시했던 2024~2027년 생산 증가 목표치(연평균 10%)를 현실적으로 6% 수준으로 재조정한 점이 결정적이었다.

① 실적 전망 수정 및 EPS 하향

번스타인은 2025~2027년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를 연평균 13%씩 줄였다. 이는 3분기 성과가 내부 가이드라인에 못 미친 데다, 2025년 이후 미드스트림 자회사 MMP(Marketing, Midstream & Processing)의 수익성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리라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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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규모 반토막

번스타인은 잉여현금흐름(FCF) 제약이 심화되면서 2026~2027년 연간 자사주 매입 규모를 20~25억 달러로 대폭 축소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의 절반 수준이며, 결과적으로 2026년 총 주주환원수익률이 동종업계 평균과 ‘비슷한’ 선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봤다.

③ 밸류에이션 전제 유지

한편 번스타인은 장기 DCF(Discounted Cash Flow·현금흐름 할인법) 모델과 유가 가정(2026년 65달러, 장기 70달러)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에퀴노르가 동종 메이저 대비 유가 민감도가 가장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가가 영구적으로 배럴당 1달러 변동할 때마다 공정가치가 약 20크로네(목표주가의 7% 이상)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④ 오르스테드(Ørsted) 지분참여, 새 리스크 부각

번스타인은 덴마크 재생에너지 기업 오르스테드의 유상증자 참여를 ‘전략적 변수’로 꼽았다. 에퀴노르가 기존 ‘패시브’ 주주에서 ‘액티브’ 주주로 전환하면서, 두 기업 간 합작법인(JV) 설립 혹은 지분 추가 인수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현금 유입 없이 두 회사의 해상풍력자산을 JV로 묶는 시나리오는 에퀴노르의 FCF를 개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유는 손실이 큰 풍력 프로젝트를 ‘지분법 평가’ 대상으로 돌려 재무제표상 현금 유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상 지분 인수경영권 확보 등 대규모 현금 유출이 수반될 경우에는 EPS 희석과 부채비율(gearing)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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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해설: 용어 정리 및 투자 시사점

*DCF는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다. 장기 유가 가정에 민감하며, 원자재 변동성이 큰 석유‧가스 업종 분석에 자주 쓰인다.

*MMP는 에퀴노르 내부 조직으로, 원유·가스 운송·저장·가공에 특화된 미드스트림 부문을 의미한다. 업스트림(탐사·생산)과 달리 변동성이 낮지만, 최근 유럽 가스가격 안정화로 마진이 축소되는 국면을 맞고 있다.

국제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에퀴노르가 여전히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유하지만, 고점에서 벗어난 유가 환경과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 비용이 겹쳐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한다. 즉 주가 반등에는 유가 회복 또는 풍력사업 구조 개선이라는 촉매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 연기금·기관투자가처럼 배당·자사주 매입을 중시하는 장기 투자자라면, 2026년 이후 주주환원율이 업계 평균에 수렴할 것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다만 탄소중립 전환 가속화에 따른 장기적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투자 결정 시 화석연료 부문 현금창출력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맺음말

결론적으로 번스타인의 이번 리포트는 실적 모멘텀 둔화와 주주환원 축소 우려를 반영해 ‘시장수익률’로 하향했지만, 에퀴노르의 기본체력(생산 자산, 신용도)을 부정적으로 보진 않는다. 투자자 입장에선 유가 변동성재생에너지 자산 구조조정 이슈를 면밀히 추적하면서, 목표가 275크로네선을 당분간 시가 평가의 핵심 잣대로 삼는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