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ernstein, 미국 통신주 목표가 일제히 하향…고조되는 광대역 경쟁 압력

미국 통신업계의 가격 목표치가 다시 한번 낮아졌다. 글로벌 증권사 버ernstein은 고착화되는 경쟁 구도 속에서 주요 케이블·통신 기업들의 향후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ernstein 애널리스트 로랑 윤(Laurent Yoon)은 “고정형 무선 인터넷(FWA)과 광섬유(fiber)의 가파른 확장세가 케이블 가입자 이탈을 가속화하고 마케팅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차터 커뮤니케이션스(NASDAQ: CHTR)의 목표가는 기존 380달러에서 350달러로, 컴캐스트(NASDAQ: CMCSA)의 목표가는 37달러에서 36달러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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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업계, FWA·Fiber 양면 압박 직면

버ernstein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동안 차터와 컴캐스트는 합산 55만 가구의 주거용 브로드밴드 가입자를 잃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6만 명이 더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브로드밴드 업계 전체 순증은 꾸준히 유지됐는데, 증가분 대부분이 FWA와 Fiber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케이블업계에 뼈아픈 대목이다.

“AT&T가 추가 스펙트럼 확보를 완료하면 FWA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 로랑 윤 버ernstein 애널리스트

윤 애널리스트는 AT&T(NYSE: T)가 새 주파수 대역을 전면 상용화할 경우, 차터와 컴캐스트는 분기마다 2만~3만5천 명의 추가 가입자 이탈에 직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현재도 두 회사는 가입자 방어를 위해 프로모션·광고 비용을 늘리고 있어 수익성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Fiber의 침투율 확대…시장 점유율 40% 넘본다

Fiber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유선 통신 기술로 꼽힌다. 미국 내에서만 7,600만 회선 이상이 이미 구축됐고, 케이블 네트워크와의 중첩 구간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버ernstein은 장기적으로 Fiber가 전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FWA(Fixed Wireless Access)는 기지국 전파를 이용해 가정·사무실에 고정형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치 공사가 간단하고 투자금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두 기술 모두 ‘케이블 패권’을 뒤흔드는 주역으로 꼽힌다.

* 용어 설명
FWA: 이동통신 주파수를 활용해 가정·사무실에 고정형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Passing: 해당 지역(가구)이 특정 통신망(예: Fiber)에 연결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패싱 수(Passings)’가 늘수록 잠재 고객 기반이 확대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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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 요인 다층화…위성인터넷도 변수

윤 애널리스트는 “위성 기반 브로드밴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기술 진전과 비용 절감 추세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추가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링크(스페이스X) 등 차세대 위성 인터넷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가격·속도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다만 차터의 경우 2026년 이후 설비투자(CAPEX)가 감소하면서 자유현금흐름(FCF)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버ernstein은 내다봤다. 반면 컴캐스트는 단기적으로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지출이 더 필요해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버ernstein의 시각과 필자의 분석

버ernstein은 “향후 가시적인 기간 동안 미국 통신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는 케이블 사업자들이 전통적 독점 지위에 안주하기보다는 대대적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을 병행해야 함을 시사한다.

필자의 통찰으로는, ① 디지털 인프라 투자세제·연방 보조금의 분배 결과, ② AI·클라우드 트래픽 증가가 유선망 수요를 어떻게 재편하는지가 향후 2~3년간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케이블업체들이 Wi-Fi 7·DOCSIS 4.0 등 차세대 규격을 조기 도입할 경우, 속도·가격 경쟁에서 다시 우위를 확보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리는 미국 브로드밴드 시장은 기술·규제·투자 변수에 따라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투자자라면 기업별 CAPEX 추이와 가입자 전환율, 그리고 정책 리스크를 면밀히 살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