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자신이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창립한 자선 이니셔티브인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를 옹호하며, 최근 제기되는 ‘억만장자 반발(billionaire backlash)’에 대해 방어 입장을 밝혔다.
2026년 3월 2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기빙 플레지에 대해 강한 신념을 표명하면서 해당 프로그램이 상당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신문에 보낸 이메일에서
“나는 기빙 플레지를 굳게 믿고 있으며 꽤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신체적 제약으로 연례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고, 이어
“최근 몇 년간 가능성 있는 회원들에게는 계속 연락을 취했지만 소규모에 그쳤다. 빌 게이츠가 주요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고 밝혔다.

기빙 플레지란 무엇인가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자선가들이 생전 또는 유언으로 재산의 대부분을 자선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선언이다. 2010년 버핏과 빌 게이츠는 이를 통해 새로운 관행(norm)을 확립하기를 바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선언은 서명자들이 재산의 상당 부분을 공익 목적으로 돌리겠다는 도덕적 약속을 표명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반발의 양상과 주요 인물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최근 대규모 기사에서 지난 2년간 이 단체의 목표 기부자층인 억만장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일부 억만장자들은 공개적·사적 방식으로 기빙 플레지에 대한 회의적 태도를 표명하거나 서명을 철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피터 티엘(Peter Thiel)은 뉴욕타임스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약 10여 명의 서명자들에게 서명 철회를 권유했다고 전하며,
“내가 만나본 대부분은 적어도 서명한 것을 후회한다고 표현했다.”
고 주장했다. 티엘은 기사에서 기빙 플레지를 “에프스타인(Epstein)과 연관된 듯한, 가짜 베이비부머 클럽(Epstein-adjacent, fake Boomer club)”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코인베이스(Coinbase) 공동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은 2024년에 공개적 설명 없이 자발적으로 기빙 플레지에서 탈퇴했다. 또한 오라클(Oracle)의 공동창업자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은 2025년 일부 금액을 영리 목적의 사업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서약을 “수정(amending)”한다고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서명자 수 추이와 외부 비판
기빙 플레지 웹사이트에는 250개 이상의 가문이 명단에 올라 있으나, 신규 가입 속도는 둔화됐다. 초기 5년간은 113명이 가입했으나 그 다음 5년에는 72명, 이어진 5년에는 43명만 추가로 서명했다. 사회학자 아론 호르바스(Aaron Horvath)는 이 운동이 2010년대의 시간 캡슐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하면서, 일부 억만장자들이 더 이상 공개적인 자선 약속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좌파 진영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정책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보고서는 기빙 플레지가 “이행되지 않았고, 이행될 수 없으며, 더 공정한 미래를 위한 유효한 대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빙 플레지 측 대변인은 해당 보고서가 “불완전한 자료로 오도한다”고 반박했다.
당사자들의 반응
기빙 플레지를 운영하는 게이츠 재단 소속 타린 젠슨(Taryn Jensen)은 뉴욕타임스에 “초기에는 기빙 플레지가 거의 존재하지 않던 기부 관행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 우리의 목표는 기부가 관행이 되는 문화를 계속 조성하고 약속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사에서는 빌 게이츠와 제프리 에프스타인(Jeffrey Epstein)의 연관성으로 게이츠의 평판이 손상된 점도 기빙 플레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티엘은 기빙 플레지를 비난하면서도 본인 역시 에프스타인과의 연관이 일부 보도에 나타난다고 언급된 바 있다.
벤처 투자자 론 콘웨이(Ron Conway)는 기빙 플레지가 특정 정치성향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일축하며, 보수 성향과 중도 성향의 서명자들도 충분히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버핏과 연관된 추가 보도: 주주서한과 편집 과정
동시에 워런 버핏은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언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CEO들이 버핏의 연례 주주서한에서 보여준 평이한 문체와 개인적 일화를 모범으로 삼아 자신들의 서한을 쓰려 노력한다고 보도했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Morgan Chase CEO는 복잡한 금융 개념을 쉬운 언어로 설명하려는 버핏의 능력을 본받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it’s hard)”고 말했다. 다이먼은 자신의 연례 서한이 “탄생될 때(happy when it’s birthed)” 기쁘다고도 밝혔다.
버핏은 전화 인터뷰에서 1977년부터 2024년까지 자신의 주주서한을 편집해준 포춘(Fortune) 출신 기자이자 개인적 친구인 캐롤 루미스(Carol Loomis)의 피드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루미스가 쉼표를 너무 많이 추가한 것을 가장 큰 불만으로 꼽았으나, 현재는 서로 온라인으로 주간 브리지를 즐기며 앙금 없이 지낸다고 말했다. 그는 “95세에 조금은 성숙해졌다”고 덧붙였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요 지표
기사에서는 버핏의 지휘 아래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최근 지표도 함께 제시됐다. BRK.A 주가는 $720,702.06, BRK.B 주가는 $480.94이며 BRK.B의 주가수익비율(P/E, TTM)은 15.50이다.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1,036,964,141,358으로 표기됐다. 유동성 측면에서 12월 31일 기준 현금 보유액은 $373.3 billion으로 9월 30일 대비 2.2% 감소했고, 철도 관련 현금을 제외하고 국채지급액을 차감한 수치는 $369.0 billion으로 9월 30일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표기됐다. 버크셔는 2026년 3월 4일에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
또한 기사에는 버크셔가 공시한 2025년 9월 30일 기준 미국 및 일본 상장 주식의 주요 보유종목 목록이 포함됐다. 다만 일본의 미쓰비시(Mitsubishi)와 미쓰이(Mitsui)의 보유 내역은 각각 2025년 8월 28일과 2025년 9월 30일을 기준으로 보고된 예외 사항이 명시됐다.
분석: 기빙 플레지 논쟁이 향후 시장·정책에 미칠 수 있는 영향
이번 논쟁은 단순한 자선단체 내부의 갈등을 넘어 억만장자들의 공적 책임과 정치적 성향이 자본시장과 공공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의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억만장자들이 공개적 자선 약속을 회피하거나 영리적 기부로 방향을 전환할 경우, 대규모 민간 자금의 공익 전환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둘째, 자선활동이 정치적 성향과 결부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평판(reputation)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셋째, 정부가 억만장자·대기업에 대한 규제나 세제 혜택을 재검토할 경우, 자선과 세제 정책의 균형 재설정이 논의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대기업 및 초대형 자산가의 공적 행보 변화는 단기적 주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 기업 실적이나 거시경제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기부의 규모, 대상 및 구조(비영리 대 영리 형태) 등에 따라 상이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치·사회적 리스크가 기업의 브랜드, 규제 리스크, 인수합병(M&A) 전략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마무리
워런 버핏의 이번 옹호 발언은 기빙 플레지가 여전히 설립자의 신념과 목표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한편, 억만장자들 사이의 이탈과 비판이 향후 이니셔티브의 방향성과 영향력을 시험할 것임을 시사한다. 향후 기빙 플레지의 가입자 증감, 서약의 실행 방식 변화, 그리고 이에 대한 공적·사적 논쟁은 자선활동의 사회적 역할과 자본의 공익 전환을 둘러싼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남을 전망이다.
기사 취재·정리: Alex Crippen, Warren Buffett Watch 편집장(원문: CNBC,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인용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