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신규 투자 소식에 유나이티드헬스 급등…투자심리 회복 신호

[뉴욕 증시] 유나이티드헬스(UnitedHealth Group Inc., UNH) 주가가 15일(현지시간) 장 초반 12% 급등하며 5년 만에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해당 보험사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2025년 8월 1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500만 주(약 16억 달러 규모)의 UNH 지분을 신규로 취득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공개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 소식은 그간 각종 악재로 고전하던 UNH 주가에 ‘신뢰 회복’ 효과를 불어넣으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를 개장 직후 약 209포인트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번 공시에는 버핏뿐 아니라 영화 ‘빅 쇼트(Big Short)’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앱팔루사 매니지먼트의 창립자 데이비드 테퍼도 각각 상당한 규모의 UNH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담겼다.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들의 ‘동시 베팅’은 시장 참가자들에게 “의료보험 업종이 다시 안전지대로 돌아왔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버크셔의 움직임은 UNH뿐 아니라 전반적인 민간의료보험(MCO) 섹터에 거래 바닥을 형성할 수 있는 중대한 신뢰의 표지다.” — 도이체방크 헬스케어 애널리스트 조지 힐

실제로 UNH 주가는 이날 급등 직전까지 올해 들어 –50% 하락해 왔다. 미국 최대 민간 건강보험사로 꼽히는 회사가 높아지는 의료비 부담의 ‘책임 소재’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의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현재 미 법무부(DOJ)는 UNH의 메디케어 청구 관행에 대한 배임·사기 혐의를 조사 중이다.

또한 UNH는 지난 5월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전격 철회했고, 당해 앤드루 위티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7월 말 발표된 새로운 2025년 전망치는 월가 평균 추정치를 한참 밑돌아 주가를 추가로 짓눌렀다. 이러한 연쇄 악재로 기관투자자들은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관망’ 태세를 유지해 왔으나, 버핏 효과가 트리거가 돼 단기 모멘텀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벨웨더’(Bellwether)란?
미국 증시에선 업종 전반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종목을 ‘벨웨더’라 부른다. 투자자들은 이들의 주가 움직임을 통해 해당 산업의 기초체력과 성장 전망을 가늠한다. 헬스케어 업종에선 UNH가 그 역할을 해 왔다.

■ 투자 전략적 시사점
① 방어적 성장주 재평가
금리 고점 논쟁 속에서 헬스케어·보험주는 전통적 방어주로 분류되지만 최근 비용 이슈로 성장성이 훼손됐다는 우려가 컸다. 버크셔의 진입은 ‘비용 리스크가 가시화된 현 시점이 매수 기회’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② 밸류에이션 저점 확인
UNH의 선행 PER은 2020년 팬데믹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대형 가치투자자가 ‘딥 밸류 영역’이라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③ 관련 ETF 수급 개선
UNH가 높은 지수 편입 비중을 가진 만큼, XLV(헬스케어 ETF)·VHT(밴가드 헬스케어) 등에도 간접적인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한편 CNBC는 같은 날 ‘DON’T MISS’ 코너를 통해 방위산업 소프트웨어·엔비디아·골드만삭스 추천 5종목 등 다른 투자 아이디어도 소개했다. 그러나 시장의 초점은 단연 버핏-버리-테퍼 ‘빅3’가 집결한 유나이티드헬스에 모이고 있다.

기자의 눈*
장기적으로 DOJ 조사가 매듭지어지고 실적 가이던스가 보수적으로 하향 조정된 이후 실적 서프라이즈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다만 메디케어 청구 시스템 규제 강화는 구조적 리스크이므로 단기 추세 매매보다는 현금흐름 중심의 가치평가가 요구된다. 버핏이 ‘의료보험 사업의 캐시카우 본질’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는 점에서, 한국 투자자도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고려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