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3분기 운영이익 34% 급증과 함께 현금 보유액을 역대 최고치인 3,816억 달러(약 527조 원)로 끌어올렸다.
2025년 11월 1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이 오마하 기반 복합기업은 자사주를 단 한 주도 사들이지 않은 채 현금 자산을 확대했다. 이는 2분기 말 기록했던 3,477억 달러를 단숨에 넘어선 것이다.
운영이익 세부 내역에 따르면, 완전 자회사(보험·철도·에너지·제조 등)에서 벌어들인 3분기 운영이익은 134억 8,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00억 5,700만 달러) 대비 34% 급증했다. 특히 보험 언더라이팅 이익이 2억 달러대에서 23억 7,000만 달러로 200% 이상 폭등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보험 언더라이팅’이란 보험사가 계약 체결 과정에서 위험을 평가하고 가격을 산정해 보험 본연의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뜻한다. 버크셔의 보험 부문은 가이코(GEICO), 버크셔 해서웨이 리인슈어런스, 내셔널 인뎀니티 등을 포함한다.
주식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 공백
버핏 회장은 최근 주가가 S&P 500지수보다 뒤쳐지는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2025년 1~9월 동안 단 한 번의 자사주 매입도 단행하지 않았다. 클래스A와 클래스B 주식은 올해 각각 5% 상승에 머물렀지만, 같은 기간 S&P 500지수는 16.3% 올랐다.
시장에서는 버핏의 신중함을 ‘버핏 프리미엄(Buffett Premium)’에 대한 계산으로 해석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의 탁월한 자본 배분 능력에 붙여준 평균 이상의 가치 평가를 말한다. 버핏이 2025년 말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레그 에이블(Greg Abel) 버크셔 부회장이 CEO를 승계한다고 밝히자 이 프리미엄이 일부 사라지며 주가가 두 자릿수 하락했다.
지배구조 변화와 경영 승계
올해 5월, 95세의 버핏 회장은 60여 년 만에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그는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후임 CEO로 내정된 그레그 에이블은 현재 보험 외 사업부문 부회장으로, 버크셔에서 전력·에너지·철도 등 실물자산 운영을 총괄해 왔다.
CNBC는 “버핏 시대의 막이 내리면서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주주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방어를 기대했지만, 버핏은 보수적 자본 배분 기조를 유지했다.
최근 대형 인수합병(M&A)
버크셔는 지난달 옥시덴털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의 석유화학 자회사 옥시켐(OxyChem)을 97억 달러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22년 3월 알러가니(Alleghany) 보험사를 116억 달러에 인수한 뒤 최대 규모 거래다.
시장 전문가들은 “3,800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추가 M&A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과거
“우리는 코끼리 사냥감(Elephant Gun)을 늘 장전해 둔다”
며 대규모 인수 여력을 강조해 왔다.
용어·배경 설명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은 기업이 발행된 자사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행위다. 이는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 상승 및 주가 부양 효과를 낳는다.
버핏 프리미엄은 워런 버핏의 긴 투자 실적과 독보적 브랜드 가치에 대해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추가적으로 높여 평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CEO 교체로 이 프리미엄이 축소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운영이익(Operating Earnings)은 버크셔가 보유한 상장지분에 따른 투자이익(미실현손익 포함)을 제외하고, 보험·철도·에너지 등 실질 영업 부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뜻한다. 버핏은 “단기 주가 등락에 따라 달라지는 순이익(Net Income)보다 운영이익이 더 회사를 정확히 보여준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이번 실적 발표는 다우존스·S&P 500 등 주요 지수 실적 시즌과 맞물려 시장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보험 언더라이팅 호조는 긴축 정책과 금리 인상으로 재보험 요율이 오른 덕분에 수익성이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버크셔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속보성으로 전해졌으며, 추가 세부 사항과 경영진 코멘트는 연례보고서(2026년 2월 예정)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