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3분기 영업이익 34% 급증…현금 보유액 3,817억 달러 ‘사상 최대’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3분기 호실적과 사상 최대 현금 보유액으로 시장의 시선을 모았다. 이번 보고서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 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공시되는 마지막 분기 실적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2025년 11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34억9,000만 달러(주당 9,376달러·A주 기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7% 늘어난 308억 달러(주당 2만1,413달러)에 달했다. 이는 애플(Apple) 등 보유 주식 평가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817억 달러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버크셔 측은 “시장 밸류에이션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이유로 자사주를 단 한 주도 매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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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 부문 언더라이팅 실적 개선

실적 성장의 주된 동력은 보험 계열사들의 언더라이팅(Underwriting) 개선이었다. 언더라이팅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의 위험도를 평가해 보험료와 보장 범위를 결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위험 평가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손해율이 낮아져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다. 버크셔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보험 부문 개선이 글로벌 금리 상승재보험 수요 확대라는 외부 환경과 맞물려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분석한다. 본 기사에서는 해당 외부 요인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으나, 통상적으로 금리 상승은 보험사의 투자수익률을 높여 영업이익 확대에 기여한다.


■ 현금 보유 확대가 시사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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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자산 3,817억 달러는 버크셔 역사상 최고치다. 이는 버핏 회장이 시장 밸류에이션을 여전히 부담스럽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간 그는

“좋은 기업이 합리적 가격에 나올 때까지 현금을 쌓아두겠다”

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번 분기에도 그 기조가 유지됐다는 의미다.

버크셔는 3분기 자사주를 단 한 주도 사들이지 않았다. 주가가 본질가치 대비 비싸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매입은 보통 기업이 “우리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간주할 때 단행하는 주주환원 수단이다.


■ 워런 버핏의 마지막 CEO 실적 발표

올해 말 은퇴를 예고한 워런 버핏은 1965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왔다. 이번 실적 발표는 그가 CEO로서 직접 지휘한 ‘마지막 공식 성적표’라는 의미를 지닌다. 버핏은 주주서한에서 별도의 언급을 내놓지 않았지만, 시장은 그의 퇴진 이후 애플, BNSF 철도, 기초소재 및 에너지 자회사를 담당할 경영진의 전략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버핏의 후계 구도는 그레그 아벨(Greg Abel) 부회장이 유력하다. 그는 에너지·철도·보험 등 버크셔의 비(非)보험 사업 부문을 총괄해왔으며, “버핏 철학을 계승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 ‘애플 효과’와 투자 포트폴리오

버크셔 순이익에 포함된 평가이익의 상당 부분은 애플 주식에서 나왔다. 버핏은 애플을 “세대가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캐시카우”로 간주한다. 다만 이번 기사에서는 애플 주가 변동에 대한 상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버크셔 회계는 미국 회계기준(US GAAP)상 보유 주식의 평가손익을 순이익에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이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 가치 변동이 순익 지표를 크게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꼽힌다.


■ 핵심 지표 요약

• 3분기 영업이익 : 134억9,000만 달러 (전년 대비 +34%)
• 3분기 순이익 : 308억 달러 (전년 대비 +17%)
• 주당 영업이익(A주) : 9,376달러
• 주당 순이익(A주) : 2만1,413달러
• 현금 및 현금성 자산 : 3,817억 달러(사상 최대)
• 자사주 매입 : 0건


■ 용어 해설: 언더라이팅(Underwriting)과 평가손익

언더라이팅은 보험사가 고객 위험도를 분석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절차다. 위험이 과소평가되면 손해율이 악화되고 수익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정확한 위험평가가 이뤄지면 보험료 책정이 합리화되어 이익이 증가한다.

평가손익은 보유 자산(주식·채권 등)의 시가 변동분을 회계상 손익으로 인식한 금액을 뜻한다. 미국 회계기준에선 이를 ‘당기순이익’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실제 영업 현금흐름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


■ 기자의 시각

버크셔의 이번 실적은 내부 체질 개선과 외부 거시환경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보험 언더라이팅 개선은 리스크 관리의 모범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다만 사상 최대 현금 보유가 의미하듯, 버핏은 여전히 ‘안전마진’ 확보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 이는 가격이 매력적인 매수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차기 경영진이 ‘초과 현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주주가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