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2분기 영업이익 4% 감소…고율 관세로 인한 실적 압박 경고

버크셔 해서웨이 2025년 2분기 실적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2분기 영업이익 111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감소 폭은 크지 않지만, 회사는 미국발 고율 관세가 대부분의 사업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고했다.

2025년 8월 2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적 보고서는 관세 정책과 글로벌 무역 긴장 고조가 기업 실적과 주식 가치에 미칠 잠재적 위험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향후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은 보험부문의 언더라이팅(Underwriting) 손실이다. 반면 철도, 에너지, 제조, 서비스, 소매 부문은 모두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언더라이팅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책정하고 손해율을 관리하는 핵심 업무로, 해당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은 바로 영업실적에 반영된다.


“고율 관세가 대부분 사업에 악영향”

버크셔는 분기보고서에서 “2025년 상반기 동안 무역 정책 및 관세와 관련된 긴장이 가속화됐다”며 “이들 사건의 최종 결과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아니 전 사업 부문과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 악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고율 관세가 자재 비용, 공급망, 해외 수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의미한다. 특히 제조·철강·소비재 부문의 마진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그룹 내부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에 육박하지만 소폭 감소한 현금 보유고

버크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41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3월 말 기록한 3,470억 달러보다는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 근처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버핏식 총알(dry powder)”로 불리는 막대한 현금은 향후 인수·합병(M&A) 및 자사주 매입 여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회사는 2025년 상반기 동안 자사주를 전혀 매입하지 않았다. 버크셔 주가는 사상 최고치 대비 10% 이상 하락했음에도 매입이 없었다는 점은, 버핏 회장이 현 가격대를 ‘충분히 저렴’하다고 보지 않았거나 대형 인수 기회를 노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11분기 연속 순매도…4억5,000만 달러 규모 주식 처분

버크셔는 11분기 연속으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순매도하였다. 2025년 상반기 동안 순감액은 약 45억 달러다. 그동안 애플,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대형 포지션을 장기간 보유해온 버핏이지만, 최근 금리 상승과 무역 불확실성 속에서 포트폴리오 방어를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Kraft Heinz 손상차손 38억 달러

버크셔는 장기 부진을 겪은 Kraft Heinz 지분에서 38억 달러의 손상차손(impairment)을 반영했다. Kraft Heinz는 식료품 부문의 스핀오프(분할·분사)를 검토 중이며, 버크셔 측 두 명의 임원이 5월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시장에서는 “분사 후 구조조정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슬림화”가 회사 가치 회복에 필수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경영승계: 그렉 아벨 시대 예고

이번 분기 실적 발표는 만 94세인 버핏 회장이 2025년 말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보고서다. 비(非)보험 부문을 총괄해온 그렉 아벨(Greg Abel) 부회장이 차기 CEO로 내정됐으며, 버핏은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경영 전반을 조언할 계획이다.

“버핏의 후계 구도가 명확해지면서 거버넌스 리스크는 줄어들었으나, 관세·금리·환율 같은 대외 변수는 커지고 있다.” — 시장 전문가는 버핏의 거취보다 매크로 변수에 더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용어·배경 설명

영업이익(Operating Earnings)은 지분법 평가이익, 투자 배당 등 비경상적 요인을 제외하고, 버크셔가 100% 보유한 보험·철도·에너지 등 자회사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언더라이팅은 보험계약 인수 및 손해율 관리 과정으로, 손실이 발생하면 영업이익에 직접 반영된다. 현금 보유고는 투자자들이 ‘버핏의 총알’이라 부르며, 대규모 인수·합병(M&A) 시 활용되는 자금이다. 손상차손은 보유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보다 하락했음을 뜻하며, 회계상 손실로 계상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버크셔가 “관세 리스크”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그동안 경쟁사 대비 안정적 성과를 보여온 그룹조차 정책 변수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시사한다. 보험·철도·에너지처럼 내수 기반이 강한 산업도 원자재 비용 상승과 글로벌 수요 위축에는 취약하다. 특히 중국·멕시코 수입부품 의존도가 높은 버크셔 제조·소매 부문은 관세율 추가 인상 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반면, 막대한 현금은 ‘위기 속 기회’를 노리는 버핏 특유의 인수 전략을 가능케 한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초기에도 버크셔는 시장이 흔들릴 때 담대한 베팅으로 수익을 거둔 바 있다. 따라서 관세 이슈로 자산 가격이 조정받을 경우, 버크셔가 다시 한 번 대규모 M&A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투자자들은 그렉 아벨 체제에서의 자본배분 철학이 ‘버핏의 유산’을 이어가면서도 얼마나 공격적으로 변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재개 시점, 배당 정책, 그리고 에너지·재생에너지 부문 투자 확대 등이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