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포인트]
•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는 전통적인 제조·유통 기업이라기보다 대형 뮤추얼 펀드처럼 운용되는 초대형 투자 지주회사다.
• 워런 버핏이 2025년 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렉 에이블이 뒤를 잇지만, 경영 전략과 철학은 크게 바뀔 가능성이 낮다.
• 회사는 경기 침체나 약세장(Bear Market)이 닥칠 때 즉각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만큼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10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NYSE: BRK.A, BRK.B) CEO직을 2025년 연말 사임하고 95세의 나이에 이사회 의장만 유지하기로 했다. 후임 CEO는 30여 년간 버핏과 호흡을 맞춰 온 그렉 에이블(Greg Abel) 부회장이다.

버크셔 해서웨이, 사실상 ‘거대 상장 뮤추얼 펀드’
버크셔는 50여 개의 완전자회사와 수십 종목에 달하는 전략적 지분 투자를 동시에 보유한 ‘콘글로머릿(conglomerate)’이다. 콘글로머릿은 다수 산업을 아우르는 복합기업을 뜻한다. 이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보험·에너지·철도·제조·소매·금융 등 미국 산업 전반을 망라한다.
‘뮤추얼 펀드(mutual fund)’는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전문가가 대신 운용하는 집합투자기구다. 버크셔의 구조는 이와 비슷하게 주주로부터 모은 자본을 다양한 실물 자회사와 코카콜라·애플 같은 ‘초우량 상장회사’ 지분으로 배분한다는 점에서 상장된 초대형 펀드에 가깝다.
후계 체제의 안정성: ‘눈에 띄지 않는’ 변화
버핏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해 2026년 이후에도 전략적 조언을 제공한다. 즉, 그렉 에이블은 공식적으로 CEO 지휘봉을 잡지만 버핏이 사실상 멘토로 남아 과도기를 부드럽게 관리할 전망이다. 에이블은 버핏의 ‘가치투자(Value Investing)’ 철학을 20년 넘게 동일한 사무실에서 체득했기에 큰 방향 전환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3440억 달러 현금: 든든한 ‘전시 탄약’
버크셔의 2025년 2분기 말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금 및 단기투자 자산은 3,44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세계 4위 소비재 기업 코카콜라를 통째로 사들일 수도 있는 규모다. 현금은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희석시키는 요인이지만, 경기 후퇴나 주가 급락 시 최적의 M&A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실탄’ 역할을 한다.
“월가가 공포에 휩싸일 때가 가장 좋은 매수 기회다.” — 워런 버핏*
버핏의 이 한마디는 그렉 에이블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근처에 머무르는 현 시점에서, 이 막대한 현금은 단기 변동성을 흡수하는 안전판(Safety Net)이자 침체기에 공격적으로 베팅할 수 있는 무기다.

‘단기 고통’ vs ‘장기 기회’
물론 버크셔도 경기침체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반 기업과 달리 버크셔 주식을 산다는 것은 ‘워런 버핏 그리고 그 후계자에게 자산 관리를 맡기는 것’과 유사하다. 역사적으로 이 회사의 투자 성적은 시장 평균을 크게 초과해 왔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좋은 운용사를 고용하는 데 나쁜 시점은 없다. 지금 매수하더라도 추후 약세장에 추가 매수할 자금이 충분히 남아 있으며, 회사 자체가 침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에 굳이 ‘완벽한 매수 타이밍’을 재는 것은 의미가 떨어진다.
모틀리풀의 관점과 추가 정보
하지만 미국 개인투자자 매체 모틀리 풀(The Motley Fool) 분석팀은 “현재 우리가 최우선으로 추천하는 10개 종목에는 버크셔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과거 2004년 넷플릭스·2005년 엔비디아 추천 사례를 언급하며 1,000달러 투자 대비 59만~117만 달러 수익을 예로 들었다. 현재 모틀리풀 ‘스톡 어드바이저’ 포트폴리오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1,047%로 S&P500(195%)을 크게 상회한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이는 특정 시점·종목이 아닌 다양한 투자를 병행하는 분산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버크셔 또한 장기 분산투자 수단으로 기능하지만, 단일 종목에 대한 과도한 ‘몰빵’은 피하라는 조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 해설: ‘콘글로머릿’과 ‘가치투자’란 무엇인가?
콘글로머릿은 여러 산업 부문을 동시에 운영해 경기 변동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는 기업 구조다. 버크셔의 경우 보험(가이코), 철도(BNSF), 에너지(Berkshire Hathaway Energy) 등 각 부문 잉여현금흐름이 상호 보완 관계를 이룬다.
가치투자는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다. 버핏은 ‘살 때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영원히 팔지 않는다’는 철학을 강조해 왔다.
이 두 가지 요소는 그렉 에이블 체제에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보험 부문 ‘부동의 현금 카우(Cash Cow)’가 창출하는 보험 float(보험료 선수금)는 다른 투자 기회로 즉각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버크셔 특유의 ‘자체 레버리지’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
결론: 왜 ‘지금’이 좋은가?
① 후계 구도 불확실성 최소화: 버핏이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소프트 랜딩’ 보장.
② 사상 최대 현금 보유: 경기 침체 시 공격적 M&A·주식 매입 가능.
③ 콘글로머릿 구조: 산업 다각화로 변동성 완화.
④ 장기 초과수익 트랙레코드: S&P500 대비 일관된 우위.
⑤ 투자자의 심리적 편의성: 버핏의 이름값이 주는 신뢰.
따라서 장기 투자자는 “언제 사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보유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현명하다. 변동성은 피할 수 없지만, 버크셔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체질을 갖췄다. 이는 곧 지금이든 내일이든 합리적 가격대에서 꾸준히 매수해 포트폴리오의 핵심 자산으로 삼을 가치가 있음을 의미한다.
*모틀리풀 공시: 필진 루벤 그렉 브루어는 본 기사에 언급된 종목을 보유하지 않는다. 모틀리 풀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보유 및 추천하며, 기타 법적 공시는 회사 정책에 따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