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옥시덴털 ‘옥시켐’ 인수 논의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옥시덴털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의 석유화학 부문인 옥시켐(OxyChem)을 약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5,00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거래가 수일 내로 최종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 대상인 옥시켐은 PVC(폴리염화비닐), 염소, 가성소다 등 기초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북미 주요 석유화학 업체로, 옥시덴털의 비(非)탐사·생산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수익원을 담당해 왔다.
거래 구조와 배경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460억 달러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미 최대 주주 자격으로 회사 지분 2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옥시켐 인수는 지분투자를 넘어, 옥시덴털과의 전략적 관계를 한층 더 심화시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버크셔가 완전 인수 형태가 아닌 분할 인수를 선택함에 따라, 에너지 기업의 수직계열화·변신 전략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월 29일(현지시간) 옥시덴털이 옥시켐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단독 보도했으나, 당시엔 잠재적 인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하루 만에 WSJ가 버크셔 해서웨이가 ‘유력 인수 후보’라는 사실을 공개·확인하면서 시장은 더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워런 버핏과 화학 사업의 전략적 의미
워런 버핏은 과거에도 화학·소재 분야 투자를 선별적으로 진행해 왔다. 대표적으로 2011년 완전 인수한 산업용 화합물 기업 루브리졸(Lubrizol) 사례가 있으며, 이와 유사하게 옥시켐 역시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버크셔 포트폴리오와 잘 부합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 내 셰일가스 혁명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석유화학 업체들은 전통 에너지 기업 대비 경기 변동에 대한 방어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옥시켐은 꾸준한 수익과 견조한 배당 재원을 제공해 왔다. 이는 ‘현금 창출 기계’를 선호하는 버핏 회장의 투자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 미국 화학산업 전문 애널리스트, 인베스팅닷컴 인터뷰 중
옥시덴털은 2019년 애너다코 인수 이후 높은 부채 부담을 지고 있어, 이번 옥시켐 매각은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한 재무적 탈바꿈 수순으로도 풀이된다. 버크셔가 옥시덴털의 주요 채권·우선주 투자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옥시켐 인수는 양사 모두에게 재무·전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반응과 향후 전망
이번 보도 이후 뉴욕 증시에서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주가는 장중 2% 내외 상승하는 등 긍정적 흐름을 보였다※1. 다만 거래가 성사될 경우, 옥시켐이 차지하던 안정적 캐시 플로우를 잃게 되는 옥시덴털의 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 에너지·화학 업계에서 인수·합병(M&A) 행보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저탄소 전환과 전기차·배터리 원료 수요 확대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포트폴리오 재편’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용어 설명 — 석유화학(Petrochemical)
석유화학은 원유·천연가스 등을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등 기초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가공해 플라스틱·고무·합성섬유·비료 등을 만드는 산업을 의미한다. 생활 전반에 필수적인 소재를 공급하며, 경기 변동과 유가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 특징을 갖는다.
버크셔의 옥시켐 인수를 통해, 투자자들은 버핏이 그동안 담보력 있는 현금창출 자산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옥시덴털은 부채 경감을 통해 탄소포집(CCUS), 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에 더 집중할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절차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사가 구속력 없는 비구속적 조건서(Non-binding Term Sheet)를 교환했으며, 세부 실사(듀 딜리전스)와 계약서 협상만 남았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기업 인수는 미국·유럽 경쟁당국의 사전 심사가 요구되며, 환경·안전 규제 조건 충족 여부가 성패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시장 관측통들은 “버크셔가 보유 지분을 살려 인수 과정에서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지만, 에너지·화학 산업의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요구 수준이 높아진 만큼, 거래 성사까지는 변수도 존재한다.
*1달러 = 1,350원 환율 가정.
※1장중 주가 변동은 비공식 추정치이며, 확정 마감가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미집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