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가 2분기(회계 기준) 비교가능 매장 매출이 2% 증가하며 시장 기대(1%)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중국 사업의 회복 조짐과 함께 대대적 체질 개선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11월 1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버버리는 7개 분기 연속 감소세 이후 분기 매출 성장으로 전환했다. 회사가 최근 추진한 전략 재정비와 마케팅 조정이 실적 반등에 기여했으며, 특히 중국에서의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버버리는 169년 역사를 지닌 트렌치코트의 상징적 제조사다. 조슈아 슐만(Joshua Schulman) 최고경영자(CEO)는 취임 후 브랜드 정체성을 아우터웨어와 스카프로 재집중시키고, 글로벌 소비자에게 보다 접근 가능한 ‘브리티시니스(Britishness)’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재설계했다. 이러한 전략은 전통성과 현대적 감수성을 접목해 구매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직 효율성 제고와 수익성 회복을 위해 인력의 약 5분의 1(약 20%)을 감축한 과감한 조치도 병행됐다. 회사는 이를 통해 운영 단순화와 비용 구조 개선을 추진해 왔다.
애널리스트들은 회사 집계 설문(컨센서스) 기준으로 비교가능 매장 매출 1% 증가를 예상했으나, 실제 성과는 이를 웃돌았다. 이는 직전까지 7개 분기 연속 하락했던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에서는 비교가능 매장 매출이 3% 증가하며 1년여 만에 첫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명품 소비를 줄여온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신중함을 유지하는 가운데, 새 캠페인이 수요 환기 역할을 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우리는 고객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보기 시작했다.’
— 조슈아 슐만, 버버리 CEO
9월 27일 종료된 6개월 기준 조정 영업이익은 1,900만 파운드(미화 2,550만 달러)로, 시장 평균 예상치(1,200만 파운드)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에는 4,100만 파운드의 손실을 기록했었다.
주가는 올해 초 이후 28%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슐만 CEO의 마케팅 전면 개편과 비용 절감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동시에 명품 섹터 전반에서도 회복의 초기 신호가 관측되고 있다.
기사 기준 환율은 $1 = 0.7451파운드다. 회사가 제시한 달러 환산 수치는 이를 바탕으로 산출됐다.
용어 풀이: ‘비교가능 매장 매출’(Comparable Store Sales)
비교가능 매장 매출은 일정 기간 이전부터 영업 중인 점포만을 대상으로 매출 증감을 비교하는 지표다. 신규 매장 개점, 일시적 폐점 등 외생 변수를 배제해 기존 매장의 순수한 판매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명품 리테일 업계에서는 경기 민감도와 프로모션 효과, 지역별 수요 변화 등을 반영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용어 풀이: ‘조정 영업이익’(Adjusted Operating Profit)
조정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수익, 구조조정 비용 등 비경상 항목을 제외해 본질적 영업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경상적 수익 창출력을 확인한다. 버버리의 이번 수치는 비용 효율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렬의 효과가 수익성에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전략적 초점: 아우터웨어·스카프, 그리고 ‘브리티시니스’
버버리는 창립 이래 축적한 테일러링과 방수 기술로 대표되는 트렌치코트와 아우터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다. 회사는 핵심 품목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글로벌 소비자에게 정제된 영국적 미감을 접근 가능한 가격대와 메시지로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고가 포지셔닝을 유지하되 브랜드의 상징 자산을 전면에 내세워 수요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중국 수요의 의미
이번 중국 3% 성장은 1년 넘게 이어진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보수적으로 소비를 줄였던 중국의 명품 구매자들이 캠페인 자극과 핵심 제품 집중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기업 측 수치가 지목하듯 회복은 아직 초기 국면으로, 지역별·제품별 선호 변화에 민감한 명품 수요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투자자 관점에서 본 체크포인트
— 성장 전환의 지속성: 7개 분기 하락 이후 첫 플러스 전환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지.
— 중국·핵심 카테고리: 중국 내 아우터웨어·스카프의 수요 탄력과 마케팅 효율성.
— 수익성: 비용 절감과 제품 믹스 개선이 조정 영업이익률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이들 포인트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제시된 핵심 데이터와 직접적으로 연동돼 있다.
종합
버버리는 비교가능 매장 매출 2% 성장, 중국 3% 회복, 조정 영업이익 1,900만 파운드 등 정량적 지표의 개선을 확인시켰다. 7개 분기 하락을 끝내고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은 턴어라운드의 가시화를 시사한다. 동시에, 연초 이후 주가 28% 상승은 시장이 전략 전환과 비용 효율화의 효과를 선반영해 왔음을 보여준다. 회사는 아우터웨어·스카프 중심의 명확한 정체성과 접근 가능한 브리티시니스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본원적 매력을 재강조하고 있다.
기자: 야다리사 샤봉(Yadarisa Shabong), 헬렌 리드(Helen Reid) | 출처: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