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바 홀딩(SONVY)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증권사 버른스타인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위스 보청기 전문업체 소노바 홀딩 AG의 투자의견을 기존 ‘마켓 퍼폼(market perform)’에서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한 단계 올렸다. 목표주가도 종전 270스위스프랑(CHF)에서 278CHF로 3% 상향 조정했으며, 이는 18일 현재 주가(230CHF) 대비 약 21%의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버른스타인은 “펀더멘털 개선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하락했다”며 “주가 약세는 이미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소노바 주가는 5월 중순 이후 18%나 내려 FY25/26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에서 21배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10년 중 최저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버른스타인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미국 재향군인회(U.S. 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VA)의 신규 계약에서 확인된 예상 밖의 강력한 가격 인상이다. 소노바는 이번 VA 계약에서 주력 제품 Infineo RIC 가격을 21% 올렸고, Sphere RIC 가격은 무려 31% 인상했다. 계약 제품 전체로는 가중평균 26%의 가격 상승률을 확보했다.
버른스타인은 “이 가격 인상만으로 FY25/26 회계연도 도매(wholesale) 유기적 매출 성장률이 2.6%포인트, 영업이익(EBITA)이 5.7%포인트 추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소노바는 한동안 중단됐던 미국 코스트코(Costco) 매장 입점을 재개했다. 코스트코는 미국 최대 민간 보청기 유통망이다. 버른스타인은 “코스트코 복귀가 도매 매출을 3.6%, 전체 매출을 1.7%, EBITA를 2.6% 각각 끌어올릴 것”이라고 추산했다.
시장 수요도 회복세다. 2025년 1분기(달력기준) 감소세를 보였던 미국 상업용 보청기 시장은 2분기에 단위 수량 기준 3.5% 성장으로 돌아섰다. 독일 시장은 6% 이상, 프랑스는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버른스타인은 이에 따라 소노바의 2025/26 회계연도 시장 성장률 가정을 2%에서 4%로 상향 조정했다.
ITE-R(귀속형 충전식) 신제품 출시도 호재다. 소노바는 현재 ITE-R 세그먼트에 제품을 보유하지 않아 VA 판매에서 12%를 차지하는 해당 시장을 사실상 비워 둔 상태다. 버른스타인은 11월 VA 구매창구 오픈 전에 ITE-R 제품을 출시할 경우 “카테고리 시장점유율 10%만 확보해도 그룹 매출 성장률이 최대 0.2%포인트 추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 전망 ─ 숫자로 본 성장 스토리
버른스타인은 FY25/26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10.50CHF에서 10.81CHF로, FY26/27 EPS를 11.80CHF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EBITA는 FY24 7억4,970만CHF에서 FY26 9억5,940만CHF로 연평균 13.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영업이익률(조정 기준)이 FY24 20.9%에서 FY26 22.5%로 상승하고, 순이익은 같은 기간 6억4,420만CHF에서 6억9,500만CHF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 건전성도 개선된다.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FY24 0.91배에서 FY26 0.28배로 감소하고,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17.3%에서 19.9%로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통화 변동성은 리스크 요인이다. 버른스타인은 “5월 전망치(매출 –4%, EBITA –5~6%) 대비, 현재 환율 영향은 매출 –5.6%, EBITA –6.6%로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전문 용어 해설※보청기·재무지표 이해 돕기
RIC(Receiver in Canal)은 소리를 증폭해 귀 안에 위치한 스피커(리시버)로 전달하는 오픈형 보청기 디자인을 의미한다. ITE-R은 In-The-Ear Rechargeable의 약자로, 귓속형 충전식 보청기를 가리킨다.
EBITA는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and Amortization으로, 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전 영업이익을 뜻한다.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은 연평균 성장률 지표이며, ROIC는 투하자본수익률로 기업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준다.
밸류에이션과 향후 관전 포인트
버른스타인은 “현재 12개월 선행 PER 21배는 2023년 소노바가 코스트코에서 철수하고 제품 라인업 문제를 겪던 위기 상황 때와 동일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가격 상승, 신제품 출시, 유통망 복귀로 여건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즉, 가격 인상·제품 주기·유통 채널이라는 세 가지 모멘텀이 동시에 작동해 수익성이 개선되는 반면, 시장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환율 리스크를 면밀히 지켜봐야 하지만, 실적 상향 사이클 속에서 주가 리레이팅(re-rating)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위스 프랑화 표시 자산에 대한 통화 위험 관리가 필요하지만, 유럽 헬스케어 장비 섹터 내에서 상대적으로 낮아진 밸류에이션과 안정적인 실적 가시성이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