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 RBI)이 2025년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동일점포 매출(comparable sales) 증가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외식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버거킹(Burger King)과 팀홀튼(Tim Hortons) 두 핵심 브랜드가 가성비 중심 메뉴 개편으로 소비자 발길을 견인하며,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견조한 수요를 확보한 덕분이다.
2025년 10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RBI의 3분기 동일점포 매출 성장률은 4%로 집계됐다. 이는 LSEG(구 리피니티브) 컨센서스 3.2%를 상회하며, 전년 동기 0.3% 성장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된 수치다. 분기 매출액은 24억5,000만 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치(24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번 실적은 전 세계적으로 체감 경기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달성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외식비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저렴하면서도 친숙한 메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자, RBI는 ‘밸류 밀(Value Meal)’ 구성을 강화하고 한정판 메뉴에 프로모션 가격을 적용해 수요를 끌어올렸다.
팀홀튼: 미국 노출 낮아 경기방어 효과
팀홀튼은 모회사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나다 프랜차이즈다. 팀홀튼 매장은 미국 내 비중이 11% 수준에 불과해, 최근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소비 둔화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 특히 카페인 음료와 베이커리 중심의 ‘소액 반복 구매’ 모델이 경기 변동에도 견조한 트래픽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버거킹: 저가 메뉴 재편으로 트래픽 개선
한편 버거킹은 ‘와퍼 주니어’와 ‘5달러 밸류박스’ 등 저가 세트 메뉴를 전면에 내세워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층을 공략했다. 로이터는 “버거킹의 분기 방문객(트래픽)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도미노피자(Domino’s Pizza)가 프로모션 효과로 호실적을 발표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경쟁사 대비 엇갈린 실적 흐름
반면 치폴레멕시칸그릴(Chipotle Mexican Grill)은 전일(29일) 올해 세 번째로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하며, 2026년 초까지 외식 소비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업계 전반에 ‘양극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외식을 즐기지만, 지출 여력을 철저히 따져 가성비 높은 브랜드에 우선적으로 몰리고 있다.” – 업계 관계자
동일점포 매출(comparable sales) 용어 설명
동일점포 매출은 1년 이상 영업한 기존 매장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매출 성장률을 뜻한다. 신규 개점‧폐점 효과를 제외해 실제 영업 성과를 평가할 때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같은 점포 기준 매출’이라는 용어로 쓰인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트릭(Data Centric)은 “가성비 메뉴 전략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퀵서비스(QSR) 업계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식재료 가격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프로모션을 확대해도 마진 훼손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가격 할인 경쟁이 과열될 경우 브랜드 가치 희석과 중장기 수익성 저하 가능성”을 우려한다. RBI는 이미 ‘Reclaim the Flame’(버거킹 브랜드 재점화) 캠페인을 통해 광고 투자 확대와 점포 리뉴얼을 병행하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
결론적으로, 2025년 3분기 RBI 실적은 경기 불확실성 속 ‘저가·가성비’ 라는 소비 트렌드가 얼마나 강력한지 재확인시켜 준다. 향후 금리 하락이나 임금 상승 등이 가처분 소득을 부양할 경우, 동사 실적이 한층 더 탄력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미국 소비가 추가로 위축될 가능성, 경쟁 격화,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