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 CEO 모이니핸, 은행 규제·미 경제 전망 관련 입장 밝혀

뉴욕=인베스팅닷컴—미국 2위 대형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모이니핸(Brian Moynihan)이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규제, 소비 동향, 무역 정책 불확실성 등 굵직한 현안을 두루 언급했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모이니핸 CEO는 “은행 산업을 둘러싼 규제 환경이 시장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규제가 보다 균형 있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강화된 건전성 규제와 자본규제가 금융·실물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짚으며 “과도한 규제는 유동성·대출의 위축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이니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디뱅킹(debanking)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옳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동의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특정 산업·기업·개인을 은행권에서 배제하는 관행은 금융 접근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 모이니핸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을 여전히 낮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고, 신용 품질도 견고하다”며 소비·신용 양쪽 지표가 모두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미들 마켓 기업(middle-market companies)들이 잠재적 관세(타리프) 부과 여부에 대한 정책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기업은 매출 1억~10억 달러 수준의 중견 기업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어 무역 정책이 사업 계획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자본시장 동향에 대해 모이니핸은 “최근 기업공개(IPO)가 ‘시스템을 통과 중’인 상황”이라며, 거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신규 상장 시장이 꾸준히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기업들이 자본 조달 창구를 필요로 하는 한 IPO 시장은 멈추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디뱅킹(debanking)이란?
정치·사회·환경적 이유로 은행이 특정 고객의 계좌 개설이나 금융 서비스를 거부·폐쇄하는 관행을 말한다. 자금세탁 방지(AML) 규정 강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대와 맞물려 2010년대 중반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금융 소외’(financial exclusion) 논란과 함께 규제 당국·정치권의 시선을 끌고 있다.

미들 마켓 기업(Middle-Market Companies)이란?
미국에서 연매출 약 1억~10억 달러, 종업원 수 100~2,000명 규모의 중견 기업을 통칭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사각지대’를 채우며 미국 고용·투자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한다. 경기 순환·규제 변화·무역 정책에 민감해 월가의 주요 경기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전문적 통찰—모이니핸의 발언은 미국 금융권이 ‘규제 피로도’를 호소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낸다. 실질 경제가 견조하다는 그의 진단은 소비·신용·IPO 등 다양한 고리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관세·무역’과 같은 정책 리스크가 여전히 중견·중소 기업을 압박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한편 디뱅킹 논란은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과 정치적 중립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상기시키고 있다. 규제 합리화·금융 포용성·정책 불확실성 해소가 동시에 추진되지 않는 한, 미국 경제의 ‘연착륙 시나리오’는 여전히 도전 과제라는 점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