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대형주 실적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다시 한 번 제시됐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5년 S&P 500 지수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주당 271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였던 262달러 대비 9달러 늘어난 수치이자, 전년 대비 약 12% 성장률을 시사한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BofA 전략가들은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에 기업들이 제시한 이례적으로 낙관적인 가이던스(전망)와 잇따른 실적 상향 조정, 그리고 관세 회피·비용 절감·생산성 향상을 통한 마진(수익성) 방어 능력을 EPS 상향 조정의 핵심 이유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특히 하반기(2H) 성장 모멘텀 강화를 강조했다. 기술주 부문은 인공지능(AI) 수익화를 통해 매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었고, 비(非)기술 업종 역시 공급망 재편과 운영 효율 제고로 깜짝 실적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2026년에 대해서는 EPS를 298달러로 제시하며 전년 대비 10% 추가 성장을 예상했다. BofA 수석 전략가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2년 동안 소수 기업이 실적을 주도했다면, 2026년에는 보다 폭넓은 업종 및 종목이 이익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일 리스크(tail risk)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명목 GDP 확대는 매출 성장으로, 효율성 제고는 이익 성장으로, 그리고 잠재적인 설비투자(캡엑스) 사이클은 운영 레버리지를 통해 추가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fA는 자사주 매입(buyback)과 달러 약세를 이익 성장의 추가 동력으로 꼽았다. 자체 모델에 따르면 순자사주 매입이 EPS 성장률을 0.75%p(75bp) 끌어올릴 전망이며, 외환(FX) 팀은 달러화가 2025년과 2026년 유로화 대비 각각 5%, 7% 하락할 것으로 보았다. 이는 매년 S&P 500 매출을 1.5~2%가량 상승시킬 여지가 있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다.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관세의 실질적 충격이 하반기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이 재고 선확보 같은 단기 대응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조치가 장기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확산은 에너지·소재 같은 경기민감 업종에는 호재가 될 수 있으나, 노동집약적인 필수소비재(Staples)·헬스케어 업종에는 비용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금리 인하 폭이 제한될 경우 중소형 기업들은 마진 축소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수브라마니안은 장기물 국채금리(‘롱엔드’) 상승이 주택담보대출 비용과 주식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술기업 실적은 2026년에도 건전하겠지만, 대형 IT 기업들이 막대한 설비투자 및 인공지능 생태계 확장에 나서면서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
그녀는 “2분기처럼 지수를 압도하는 실적 서프라이즈가 반복되려면, AI 수익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BofA는 배당금 성장도 2025년 7%, 2026년 8% 수준으로 전망했다. 현 시점의 배당성향(payout ratio)이 역사적 저점 부근에 있어 추가 인상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2027년을 향해선 EPS 320달러를 잠정 제시하면서, 완만한 경기침체(255달러)부터 고성장 시나리오(340달러)까지 폭넓은 범위를 상정했다.
전문가가 짚어본 핵심 용어·지표 해설
AI 수익화란, 인공지능 기술을 제품·서비스에 적용해 직접적인 매출원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뜻한다. 클라우드 구독료, 맞춤형 광고, 데이터 분석 서비스료 등이 대표적이다.
bp(베이시스 포인트)는 0.01%p(퍼센트포인트)의 1/100 단위다. 즉, 75bp는 0.75%p에 해당한다.
테일 리스크는 통계적 확률이 낮지만 발생 시 영향이 큰 위험 요인을 가리킨다. 이번 보고서는 이런 리스크가 ‘긍정적 방향’으로 작용할 여지를 강조했다.
기자 시각에서 본 전망의 의미
현재 시장 밸류에이션(주가수익비율)이 역사적 상단에 근접한 만큼, 실적 중심의 장세가 재확인되고 있다. 이번 BofA의 상향 조정은 AI와 효율성 혁신을 중심으로 한 미 기업의 구조적 이익 체력을 뒷받침한다. 다만, 관세·인플레이션·장기금리 등 거시 변수가 여전히 불확실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전략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