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Target, TGT)이 월가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부터 투자의견 강등을 받았다. BoA는 기존 ‘중립(Neutral)’에서 ‘언더퍼폼(Underperform·매도)’으로 두 단계 하향 조정하며, 장기 성장성 둔화와 경쟁 격화 가능성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oA는 타깃의 목표주가를 종전 105달러에서 93달러로 11%가량 낮췄다. 이는 BoA가 새롭게 제시한 2027회계연도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7.75달러에 12배의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한 수치다.
BoA는 보고서에서 “디지털 매출 성장세 둔화, 디지털 광고·3자(3P) 마켓플레이스 규모 부족, 관세·가격·상품 믹스(merchandising) 역풍, 그리고 월마트(WMT)·아마존(AMZN)으로부터의 경쟁 심화로 타깃의 중장기 매출과 마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① 동종업계 대비 실적 열위
보고서에 따르면, 타깃은 2019년 대비 누적 기준 동일점포 매출(comp sales) 연평균 성장률(CAGR)에서 월마트에 뒤처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부문 부진이 두드러져, 2025년 7월 기준 모바일 앱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한 반면, 월마트 미국 부문은 17.2% 증가했다.
BoA는 “월마트의 온라인 매출 성장률 20~25%가 타깃(5~6%)을 크게 앞선다”며 “디지털 트래픽이 광고·3P 수수료 확대의 핵심인데, 이 부분의 약세가 곧 총마진 압박을 완화할 장치를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② 관세(타리프) 노출도 차이
타깃은 수입 상품 비중이 매출원가(COGS)의 약 50%를 차지해 월마트(33%)보다 높다. BoA는 “타깃은 관세를 전가하기 위해 평균 8%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지만, 월마트는 4~5% 수준이면 된다”는 추정치를 내놨다.
③ 2분기 실적 전망 상향
다만 이번 투자의견 하향은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아니라고 BoA는 선을 그었다. BoA는 8월 20일 발표될 타깃의 2분기 조정 EPS 예상치를 1.50달러에서 1.92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매장 도난·파손(일명 ‘쉬링크’) 감소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용어 해설
• 언더퍼폼(Underperform): 업계 평균 및 경쟁 종목 대비 낮은 수익률을 예상한다는 의미의 투자의견.
• 3P 마켓플레이스: 자사 플랫폼에서 제3자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 판매 수수료 및 광고 매출이 기업 수익성에 기여한다.
• 조정 EPS: 일회성 비용·수익을 제외해 기업의 지속 가능 이익을 파악할 때 사용하는 지표.
• 동일점포 매출(comp sales): 기존 운영 중인 매장의 매출 증감률로, 유통업의 핵심 성장 지표.
기자 관점: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디지털 전환 성공 여부가 관건이다. 월마트가 ‘마켓플레이스 강화+광고 플랫폼 고도화’로 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반면, 타깃은 상대적으로 구축 속도가 느리다.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지 못하면 디지털 광고 단가 상승과 판매 수수료 확대에 제약이 따른다.
둘째, 원가 구조다.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타깃은 가격 인상 폭을 더 크게 가져가야 한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가 교차하는 국면에서 과도한 가격 인상은 매출 감소를 유발할 수 있어, 마진 방어와 판매량 유지 사이의 균형점 찾기가 급선무다.
셋째, 오프라인 매장 전략이다. 타깃은 매장 내 픽업·드라이브업(Drive-Up) 서비스로 고객 편의를 높였지만, 월마트 대비 물류 효율·재고 회전 면에서 추가 투자 여력이 필요하다. 이는 향후 CAPEX(설비투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BoA의 이번 ‘매도’ 의견은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경쟁 구도에 방점을 둔 평가로 해석된다. 타깃이 디지털·광고·3P 생태계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월마트·아마존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