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 일본 주식 연말 추가 상승 ‘3대 촉매’ 제시

일본 주식, 연말까지 추가 상승 여지 확인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Bank of America Securities, 이하 BofA)은 일본 주식시장이 8월 초 강한 랠리 이후 숨 고르기를 하는 와중에도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세 가지 긍정적 촉매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① 실적 추정치 바닥권 확인

BofA 전략가 마사시 아쿠츠(Masashi Akutsu)는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일본 회계연도 기준 4~6월)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며, “이에 따라 주당순이익(EPS)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은 거의 종료 단계에 있으며, 1H(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가이던스가 상향 조정되면 EPS 전망이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PS(주당순이익)는 기업의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지표로, 투자자들이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할 때 가장 널리 활용된다. EPS 전망이 바닥을 다졌다는 것은 추가적인 실적 쇼크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주가의 저변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② 매크로 환경: 인플레이션과 내수 회복 기대

BofA는 일본 정부가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일본은행(BOJ)이 급격한 금리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는 “정부 지출과 완화적 통화정책의 조합이 물가상승률과 내수경기 회복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8월 15일 발표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이러한 낙관론을 뒷받침했다. 명목 GDP는 물가 변동을 반영한 수치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수요 회복과 맞물려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은행은 10년 이상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으며, 최근 수익률곡선통제(YCC) 일부 완화 이후에도 정책금리를 서둘러 인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일본 자산에 대한 금리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낮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③ 주주환원 확대 및 수익성 회복

BofA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흐름에 주목했다. 일본 기업들은 10~12월 결산 시즌을 앞두고 자사주 매입(buyback)과 경영진 매수(MBO)를 늘리는 계절적 특성이 있다. 전략가들은 “발행주식 수, 상장사 수, 비수익 사업부 축소를 통해 ROE가 구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이를 시장 추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ROE는 기업이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본 시장은 오랫동안 낮은 ROE로 discount를 받아 왔는데, 최근 자본 효율성 개선 노력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잠재 리스크: 미국 변수와 밸류에이션

BofA는 긍정적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TOPIX의 주가수익비율(P/E)이 15.5배로, 2024년 3월 조정 직전과 동일 수준이라는 점을 경고했다. 이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TOPIX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전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되는 대표 시가총액 가중지수다. P/E가 높아진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향후 실적 성장에 대해 높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가격 조정 폭이 커질 위험도 내포한다.

BofA는 “미국의 금융 여건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여전히 글로벌 자산가격의 핵심 변수”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참석하는 잭슨홀(Jackson Hole) 연설과 향후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가 일본 주식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은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학계·정책·시장 전문가들의 최대 경제 이벤트로, 연준 의장의 발언이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성의 분수령이 되는 사례가 많다.

보고서는 “만일 미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다소 미뤄지더라도 경기 침체 공포가 재점화되지 않는다면 일본 주식의 하방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특히 은행주와 엔화 약세가 방어막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자의 눈: 일본 주식시장은 2023~2024년 누적 상승률이 50%를 넘어선 상태다. 단기 과열 논란이 존재하지만, 구조적 수익성 개선과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가시적 성과는 중장기 펀더멘털을 지지한다. 다만 미국 통화정책과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므로 분산투자와 섹터별 접근이 요구된다.

엔화 약세는 수출기업의 실적을 부양하는 반면, 에너지·식료품 등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내수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환헤지 비용과 업종별 민감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종합하자면, EPS 저점 확인·인플레이션 수요 회복·ROE 개선이라는 세 가지 축이 일본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변수와 밸류에이션 부담이라는 상쇄 요인이 공존한다. 연준의 스탠스와 글로벌 매크로 흐름을 주시하면서, 기업 실적 발표 시즌에 맞춰 일본 기업들의 자본 효율성 개선 추세가 이어지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