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BofA)로부터 투자의견 하향 조정을 받았다. BofA는 종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의견을 바꾸고, 목표주가도 60달러로 낮췄다. 이는 29일(현지시각) 종가 대비 약 11%의 상승 가능성을 여전히 내포하지만, 성장 경로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2025년 7월 3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BofA 애널리스트 사친 자인(Sachin Jain)은 “2026~2031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이 약 7%에 그칠 것”이라며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와 당뇨 치료제 ‘오젬픽(Ozempic)’의 성장세가 2025년 하반기 이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자인은 “캐나다에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의 특허 만료, 그리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약가 인하 압력 등이 2026~2027년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향 원인: ‘위고비’ 성장 전망 약화
이 같은 투자의견 하향은 29일 노보 노디스크 미국 예탁증서(ADR)가 22% 가까이 폭락한 직후 발표됐다. 회사가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하반기 ‘위고비’ 매출 둔화를 공식화한 것이 주된 배경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성명에서 “
조제약(compounded GLP-1) 사용 지속, 시장 확장 속도 둔화, 경쟁 심화
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조제약(compounded GLP-1) 이슈
미국에서는 일부 약국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을 자체 조제(compounding)해 공급하고 있다. 이는 정식 허가 품목이 아니라 가격이 낮아 ‘위고비’의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BofA는 “조제약 문제 해결 시점이 불투명하다”며 가장 큰 역풍으로 지적했다.
‘오젬픽’의 성장 한계
자인은 ‘오젬픽’의 경우 상반기 한 자릿수 초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캐나다 특허 만료가 2026 회계연도에 예정돼 있으나, 시장 컨센서스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인하 프로그램이 2025년 하반기에 구체화될 경우, 가격 조정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 의견 분포
그럼에도 LSEG(구 리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16명의 애널리스트 중 9명이 ‘매수’ 혹은 ‘강력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는 올해 들어 37% 이상 하락해 있지만, 여전히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선도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다.
전문가 해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는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을 돕는 호르몬을 모방하는 약물이다. ‘위고비’와 ‘오젬픽’ 모두 같은 계열로,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주성분을 공유한다. 특허 만료는 제네릭(복제약) 혹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진입으로 이어져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또한 IRA(Inflation Reduction Act)는 일정 조건을 충족한 고가 의약품에 대해 메디케어 가격협상을 허용하는 조항을 담고 있어, 다국적 제약사가 가장 예민하게 주시하는 ‘정책 리스크’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조제약 이슈 해결 여부와 시점
② 캐나다·미국 내 특허 방어 전략
③ IRA 가격협상 대상 포함 가능성
④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
이 네 가지가 노보 노디스크의 중장기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기자 시각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비만 치료제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를 감안하면, 조정 국면이 오히려 장기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유효하다. 다만 특허 만료와 정책 리스크라는 복합 변수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필요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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