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분석가가 공고한 포지셔닝(집중 보유)이 반드시 역발상 신호는 아니라고 지적하며, 현재 많은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 가운데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지지해주면 향후에도 상대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을 제시했다.
2025년 12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 Nigel Tupper는 화요일 투자자 메모에서 주식시장에서의 ‘혼잡한 포지셔닝(crowded positioning)’이 언제나 역발상(contrarian) 신호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정량적(퀀트) 분석을 통해 다수 투자자가 보유한 종목 가운데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우호적인 그룹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의 주요 배경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6년 전망에서 “주식에 대한 환경(setup)이 건설적(constructive)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는 강화되는 글로벌 실적(earnings) 사이클, 개선되는 뉴스 센티먼트,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전반적인 완화 기조를 제시했다. 은행은 또한 “견조한 거시지표와 금리 인하 가능성은 2026년에 긍정적 환경을 조성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성과를 견인한 주요 테마로는 인공지능(AI), 방위산업(defence), 원자력(nuclear), 금(gold), 희토류(rare earths),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 등이 지목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정량적 모델은 이들 6개 테마에 대해 ‘Triple Momentum(실적·가격·뉴스 기준 모멘텀)’이 거의 모든 글로벌 섹터보다 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으며, 밸류에이션이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과도하게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Crowded Positives(혼잡하지만 긍정적)’와 ‘Crowded Negatives(혼잡하지만 부정적)’ 구분
BofA는 자체적으로 재설계한 글로벌 포지셔닝 프레임워크를 통해 집중 보유가 항상 같지 않다고 밝혔다. 즉, 많은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지만 모멘텀이 유리하면 오히려 추가 성과가 가능한 그룹과, 과거에 집중 보유가 오히려 실적 부진과 연계된 그룹을 구별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Crowded Positives로 분류된 종목들은 다음과 같다: 브로드컴(Broadcom), TSMC(대만반도체), 텐센트(Tencent),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웰스파고(Wells Fargo).
반면 Crowded Negatives로 꼽힌 종목들은 월마트(Walmart), 코스트코(Costco), 메이투안(Meituan), 코카콜라(Coca‑Cola), 홈디포(Home Depot), 액센츄어(Accenture)다. 은행은 역사적으로 이들 종목의 밀집 포지셔닝이 하방 성과와 연관된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용어 설명 — ‘혼잡한 포지셔닝(crowded positioning)’과 ‘Triple Momentum’
금융시장에서는 특정 종목이나 섹터에 투자자 자금이 과도하게 모이는 현상을 혼잡한 포지셔닝이라고 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동일한 롱(Long) 포지션이나 숏(Short) 포지션을 대규모로 보유해 매수·매도 동조화가 발생할 때 나타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으나, 반대로 신호가 반전될 경우 급격한 조정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Triple Momentum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사용하는 정량적 평가 지표로, 실적(earnings), 가격(price), 뉴스(news)의 3요소를 종합해 종목·섹터의 모멘텀 강도를 판단한다. 이 세 가지 축이 모두 긍정적일 때 프레임워크는 상대적 강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지역별·섹터별 모멘텀 분포와 시사점
보고서는 지역·섹터별로도 차이를 지적했다. Triple Momentum이 강한 영역으로는 미국 반도체, 유럽 은행들, 일본 반도체, 미국 은행 등이 언급됐다. 반대로 약한 영역으로는 미국 부동산(리츠 등)과 생활필수소비재(consumer staples)가 꼽혔다.
보고서는 또한 글로벌 사이클이 2026년에도 강건하면 현재의 포지셔닝 트렌드, 예컨대 미국 주식에서의 이탈(리테일·프로 투자자들의 자금 재배치)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기술·반도체·금융 같은 특정 섹터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하고, 전통적인 방어주(consumer staples 등)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구조적 흐름을 의미한다.
투자자 관점의 실무적 시사점
첫째, 포지셔닝이 집중된 종목이라도 모멘텀이 뒷받침되면 추가 상승 여지를 갖는다. BofA가 지목한 Crowded Positives는 AI·반도체 생태계나 아시아 대형 기술주의 영향권에 있어 거시 사이클이 우호적일 경우 초과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
둘째, 집중 보유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높인다. 포지셔닝이 과도하게 몰린 상태에서는 시장 충격 시 급락 폭이 커질 수 있으므로 헤지(위험 분산) 전략이나 손절 규율이 필요하다.
셋째, 섹터별 모멘텀 차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반도체와 은행 섹터가 모멘텀이 강하다면 이들 섹터에 대한 비중 확대를, 미국 리츠·생활필수소비재의 약한 모멘텀은 비중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
향후 가격·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한 분석적 전망
만약 글로벌 경제 사이클이 보고서가 가정한 대로 2026년에 견조한 성장 흐름과 점진적 금리 인하 신호를 동반한다면, 기술·반도체·금융 섹터 중심의 자금 재배치가 지속되어 해당 섹터의 주가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다. 반면, 거시변수가 예상과 다르게 악화되어 경기 둔화가 심화되면, 집중 포지셔닝으로 인한 일시적 과매수 구간이 급속히 되돌려지며 변동성이 증대될 위험이 있다.
또한, 밸류에이션이 아직 광범위하게 과열 상태는 아니라는 평가를 감안하면, 점진적 금리 인하와 실적 개선이 동반될 경우 추가 랠리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포지션 집중이 주는 양면성—성과를 확대시킬 수 있는 한편 리스크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결론
BofA의 분석은 같은 ‘혼잡’이라는 현상이라도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세분화하면 서로 다른 투자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는 단순히 보유 비중의 많고 적음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실적·가격·뉴스라는 다각적 지표를 검토해 포지션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2026년 글로벌 사이클의 방향성이 중요해지며, 그 결과에 따라 특정 대형 기술주와 금융주가 추가적으로 이익을 얻거나 반대로 급격한 조정에 노출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