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우려 속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SPX)는 -0.97% 내렸고, 다우존스 산업평균($DOWI)은 -0.69%, 나스닥 100($IUXX)은 -1.29% 하락했다. 선물시장에서도 12월물 E-미니 S&P(ESZ25)가 -0.95%, E-미니 나스닥(NQZ25)이 -1.34% 하락했다. 그 결과 S&P 500은 1.5주 최저, 다우와 나스닥 100은 1주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2025년 11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AI 대표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LTR)가 장중 -7% 이상 급락하며 AI 인프라주 전반 약세를 이끌었다. 팔란티어는 3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매출비율(P/S)이 85배로 S&P 500 내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극단적 밸류에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이로 인해 차익 실현과 롱 포지션 정리가 겹치며 주가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 여기에 테슬라·엔비디아·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애플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눌리며 지수 전반의 하락을 심화했다.
월가 IB의 경고도 위험자산 심리를 약화시켰다. 홍콩금융관리국(HKMA) 금융정상회의에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향후 12~24개월 내에 주식시장이 10% 이상 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월 저점 대비 S&P 500이 +35% 이상 급등해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직후여서, 가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미국 10월 Wards 자동차 총판매는 연율 환산 1,532만 대로 시장 예상(1,550만 대)을 밑돌며 14개월 내 최저를 기록했다. 수요 둔화 신호는 경기와 기업 실적에 대한 보수적 해석을 강화하고 있으며, 완만한 소비는 향후 연준(Fed)의 추가 완화 여지도 키울 수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9~10일 회의를 앞두고, 금리선물시장은 -25bp 추가 인하 확률 70%를 반영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나타나며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4.093%로 -1.8bp 하락했다. 12월 만기 10년 미 국채선물(ZNZ5)은 +4틱 상승했다.
“지속되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역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하며 6주차에 접어들었다. 이는 각종 정부 통계 발표 지연과 함께 고용 및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경기 둔화 리스크를 키우고 있으며, 그만큼 연준의 완화 여지를 넓힐 수 있다.”
연방대법원은 이번 주 수요일 구두변론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호관세’의 합법성 여부를 심리한다. 하급심은 이 관세가 1977년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상 비상권한 오남용에 근거했다며 위법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이 하급심 판단을 유지해 관세를 무효화할 경우, 미국 정부는 이미 징수한 상호관세 및 펜타닐 연계 관세 등 총 800억 달러+의 환급 가능성에 직면할 수 있다. 또한 향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은 무역법 232·301·201조 등 명시적 법률 근거에 한정될 소지가 있다. 구두변론은 최종 판결 방향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으며, 판결은 올해 말~2026년 초로 전망된다.
3분기 실적 시즌은 이번 주에도 속도를 낸다. S&P 500 편입사 136곳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80% 기업이 컨센서스를 상회해 2021년 이후 최고의 분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3분기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7.2%로 2년 내 가장 낮은 증가폭이 예상되고, 매출 증가율도 +5.9%로 2분기의 +6.4%에서 둔화될 전망이다. 양호한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해외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유로 스톡스 50은 -0.82% 하락하며 2주 최저를 기록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은 -0.41%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225는 사상 최고치에서 밀리며 -1.74% 하락했다. 유럽 국채시장에서 독일 10년물 금리는 2.651%(-1.6bp), 영국 10년물은 4.412%(-2.3bp)로 동반 하락했다. 스왑시장은 12월 18일 ECB -25bp 인하 가능성을 약 7%로 반영 중이다.
미 증시 종목별 동향에서는 매그니피센트 세븐 약세가 두드러졌다. 테슬라(TSLA) -3% 이상, 엔비디아(NVDA) -2% 이상 하락했다. 알파벳(GOOG)과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1% 이상, 메타(META) -0.58%, 아마존(AMZN) -0.57%, 애플(AAPL) -0.03%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암호화자산 관련주는 비트코인(^BTCUSD)이 -3% 급락해 4.25개월 최저로 떨어지면서 약세가 확대됐다. 코인베이스(COIN), 갤럭시 디지털(GLXY), 마라 홀딩스(MARA),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라이엇 플랫폼스(RIOT) 등이 -4% 이상 하락했다.
팔란티어(PLTR)는 3분기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P/S 85배라는 기록적 멀티플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나스닥 100 하락을 선도했다. 사렙타 테라퓨틱스(SRPT)는 -33% 급락했다. 뒤센 근이영양증(DMD) 환자를 대상으로 한 Amondys 45 및 Vyondys 53의 임상에서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발표가 악재였다.
조에티스(ZTS)는 -11% 이상 급락하며 S&P 500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회사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94.0억~94.8억 달러로 하향(종전 94.5억~96.0억 달러) 제시했는데, 컨센서스(95.1억 달러)를 하회했다.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 홀딩스(NCLH)는 3분기 매출 29.4억 달러가 예상 30.2억 달러에 못 미치며 -11%+ 하락했다.
마라톤 페트롤리엄(MPC)은 조정 EPS 3.01달러가 예상 3.15달러에 하회해 -9%+ 밀렸다. 우버 테크놀로지스(UBER)는 4분기 조정 EBITDA 24.1억~25.1억 달러를 제시했고, 중간값이 24.9억 달러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하며 -7%+ 하락했다.
Eaton Crop(ETN)은 3분기 순매출 69.9억 달러가 예상 70.8억 달러에 못 미치고, 연간 유기적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8.5%~+9.5%(중간값 +9.0%)로 제시했는데 이는 컨센서스 +9.22%의 중간값을 하회해 -6%+ 하락했다. Henry Scein(HSIC)은 3분기 순매출 33.4억 달러로 예상 32.8억 달러를 상회하며 +11%+ 급등, S&P 500 내 상승 선두에 섰다.
Sanmina(SANM)은 4분기 순매출 21.0억 달러로 예상 20.6억 달러를 상회해 +12%+ 상승했다. Fabrinet(FN)은 1분기 매출 9.781억 달러로 예상 9.336억 달러를 웃돌아 +11%+ 상승했다. Whitestone REIT(WSR)는 MCB 리얼에스테이트가 인수 재추진에 나서며 주당 15.20달러 제안을 오늘 중 할 수 있다는 소식에 +6%+ 상승했다.
Yum! Brands(YUM)는 3분기 조정 EPS 1.58달러가 예상 1.48달러를 상회해 +4%+ 올랐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은 3분기 조정 EPS 2.47달러가 예상 2.39달러를 상회하며 나스닥 100 내 +2%+ 상승으로 강세를 이끌었다. 글로벌 페이먼츠(GPN)도 3분기 조정 순매출 24.3억 달러로 예상 24.2억 달러를 상회해 +2%+ 상승했다.
오늘(11/4/2025) 발표 예정 주요 실적: Expeditors International(EXPD), Marathon Petroleum Corp(MPC), Pfizer(PFE), Zoetis(ZTS), Shopify(SHOP), Uber Technologies(UBER), Ball(BALL), Thomson Reuters(TRI), Apollo Global Management(APO), Exelon(EXC), Archer-Daniels-Midland(ADM), Martin Marietta Materials(MLM), Eaton(ETN), Leidos(LDOS), Waters(WAT), Stanley Black & Decker(SWK), Global Payments(GPN), Gartner(IT), CDW(CDW), Henry Schein(HSIC), Broadridge Financial Solutions(BR), Molson Coors Beverage(TAP), Norwegian Cruise Line Holdings(NCLH), Marriott International(MAR), Yum! Brands(YUM), Advanced Micro Devices(AMD), Mosaic(MOS), American International Group(AIG), Arista Networks(ANET), Corteva(CTVA), Match Group(MTCH), International Flavors & Fragrances(IFF), Live Nation Entertainment(LYV), Assurant(AIZ), AES(AES), Eversource Energy(ES), Super Micro Computer(SMCI), Jack Henry & Associates(JKHY), Aflac(AFL), Amgen(AMGN), Axon Enterprise(AXON), Skyworks Solutions(SWKS).
용어·맥락 해설
– 주가매출비율(P/S): 시가총액을 연간 매출액으로 나눈 지표다. 이익 변동성이 큰 성장주 비교에 자주 쓰이지만, 매출 대비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기에 멀티플 확장 부담이 커지면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다. 팔란티어의 P/S 85배는 역사적 고평가 구간으로, 작은 실망에도 민감한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
– FOMC 25bp 인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는 조치다. 시장이 70% 확률을 반영한다는 것은 데이터·리스크가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우는 신호다. 다만 물가·고용 흐름에 따라 확률은 신속히 조정될 수 있다.
– IEEPA(국제비상경제권법)와 상호관세: IEEPA는 국가비상사태에서 대통령의 경제제재 권한을 규정한다. 하급심은 상호관세가 비상 권한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이미 부과된 800억 달러+ 환급 여부, 향후 관세 정책의 법적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 정부 셧다운: 의회 예산 승인 부재로 비필수 정부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통계 지연, 공공서비스 축소로 소비·고용 위축을 유발, 성장률 하방을 키울 수 있다.
기자 해설
이번 하락은 밸류에이션·정책·경기 데이터가 동시에 투자심리를 누른 전형적 사례다. 실적 서프라이즈에도 멀티플 부담이 크게 부각됐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 가시성이 높은 종목과 방어적 섹터로의 회귀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채권금리 하락과 연준 인하 베팅은 성장주의 할인율을 낮춰주므로, 향후 매크로 변동성(대법원 판결 일정, 셧다운 전개, 자동차 판매 등 소비지표)에 따라 리스크온·오프가 단기 순환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 투자자라면 고평가 구간의 추세 추격보다는 실적·현금창출력 검증이 끝난 종목군의 조정 시 분할 접근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또한, 대법원의 관세 관련 판결은 무역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어 중국 노출도가 높은 산업재·소재·반도체 공급망 종목에 구조적 프리미엄 혹은 디스카운트를 재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 환급 리스크(800억 달러+)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 재정 이슈도 부각될 수 있어, 국채 수급과 달러 강세·약세의 미세한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