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틱톡 알고리즘·데이터 미국이 직접 통제한다는 새 합의 발표

미·중(美·中)간 논란의 TikTok 통제권 협상이 마침내 윤곽을 드러냈다.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리빗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이 틱톡의 알고리즘과 데이터·프라이버시 정책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2025년 9월 20일, 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중 양국은 틱톡 운영 구조를 대폭 개편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7인 이사회 중 6석을 미국인이 차지하며, 핵심 소스코드와 추천 알고리즘 역시 미국 영토 내 서버·보안시설에서만 작동한다. 리빗 대변인은 “이번 합의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원칙을 실현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틱톡 로고를 비추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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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내용 및 구조**미국 정부가 공개한 주요 골자

• 이사회 7석 중 6석을 미국인으로 구성
• 데이터 저장·보안 감독은 오라클(Oracle)이 담당
• 틱톡 추천 알고리즘 소스코드 역시 미국이 통제
• 중국 측은 1석만 보유하고 의결권 제한

리빗 대변인은 “데이터와 프라이버시 부문은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이 관리한다”며 “오라클은 공동창업자 래리 앨리슨의 회사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다”고 부연했다. 이사회 구성과 알고리즘 통제권에 관해서는 “미국이 절대적 다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됨“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알고리즘이란 무엇인가?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앱에서 소비하게 될 콘텐츠를 자동으로 선별·추천하는 수학적·통계적 공식이다. 특히 틱톡은 짧은 영상 소비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포 유(For You)’ 페이지를 구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콘텐츠를 보여주느냐는 이용자의 여론 형성과 개인정보 노출을 좌우하기 때문에 ‘디지털 주권’ 논쟁의 핵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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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유명하고 재정적으로 탄탄한 인사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오벌오피스 브리핑에서 “새 이사들은 모두 잘 알려져 있고 재정적으로 막강한 미국인”이라며 “‘올 어메리칸(ALL American)’ 구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사 후보와 알고리즘 실질 관리 책임자를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서명이 남은 절차만 남았다”고만 밝혔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난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중국 고위 당국자와 만나 ‘프레임워크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틱톡은 미국 내 이용자 수가 1억7,000만 명을 넘어서며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국가안보·데이터 유출 우려로 수년간 규제 압박을 받아 왔다.

틱톡 일시 차단과 법적 공방

2025년 1월, 초당적 지지를 받은 법안이 발효되면서 틱톡은 미국 앱스토어에서 일시 퇴출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집행유예’(executive stay)를 여러 차례 연장했고, 이번 합의로 사실상 영구 미운영(대안 판매) 리스크가 해소될 전망이다.

미 행정부와 의회는 국가안보·데이터 보호를 이유로 ‘미국 법인화 혹은 매각’을 거듭 요구해 왔다.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가 모기업(바이트댄스)을 통해 미국인의 위치·생체 정보를 불법 수집·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제기해 왔다.


중국 측 반응과 향후 과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중국도 틱톡의 미국 내 지속 운영을 원한다”고 전했다. 합의문은 이미 ‘95% 이상 완성’됐으며, 서명만 남은 상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알고리즘 소스코드 직접 이전에 최종적으로 동의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사회 구성과 코드 개방이 실제로 어떻게 이행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추천 시스템 수정권콘텐츠 검열 관련 기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접근 제한 등이 중장기 리스크로 남아 있다.

젠지(Gen Z) 표심과 정치적 의미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승리 이후 “틱톡이 젊은 유권자와의 소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해 왔다. 그는 이날도 “틱톡이 문을 닫았어도 결국 크게 이겼겠지만, 젊은 층이 많은 표를 줬다”고 말했다. 이는 합의안이 대선 공약 이행이자 젊은 세대 결집 전략의 일환임을 시사한다.


오라클, 어떤 회사인가?

오라클은 틱톡의 ‘미국 내 클라우드 파트너’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RDBMS)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창업자 래리 앨리슨은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보수 성향 기업가로, 방대한 기업·공공 데이터를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로 성장했다. 오라클이 틱톡 데이터를 관리한다는 것은 물리적·논리적 보안체계를 모두 미국 기업이 담당한다는 의미다.

향후 전망

합의서가 서명·발효되면 틱톡은 ‘미국 다수 지배구조’를 갖춘 첫 대형 중국계 플랫폼이 된다. 이는 다른 중국 플랫폼(전자상거래·핀테크 등)에도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 유출을 우려해 알고리즘 이전을 거부하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위험도 있다.

워싱턴 정책 자문가들은 “대선·의회 권력 구도, 美·中 기술 패권 경쟁, 글로벌 데이터 규제 동향이 삼중(三重) 변수로 작용한다”며 “투자자·이용자는 법적·외교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여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