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기업 백시넥스(Vaccinex)가 주력 항체 치료제인 페피네맙(Pepinemab)의 임상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미화 6,000만 달러 규모의 수익분배(revenue-sharing)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자금조달은 알츠하이머병을 대상으로 한 확대된 Phase 2b(임상 2b) 시험을 수행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2025년 12월 23일, RTTNew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의 자금은 Pepinemab Development Venture, LP(이하 PDV)가 제공하며, PDV는 기존 투자자 FCMI가 설립한 투자기구이다. PDV는 향후 페피네맙 관련 신경학적 적응증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50%와 기타 적응증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25%를 확보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계약의 주요 조건은 다음과 같다. PDV가 제공하는 6,000만 달러는 페피네맙의 임상시험 확대와 관련된 비용을 직접 충당한다. 반환 방식은 주식 희석이 아닌 향후 제품화·라이선스·파트너십을 통한 경제적 수익의 일정 비율을 PDV가 확보하는 구조로, 이는 기업의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주식 발행에 따른 희석(dilution)을 피할 수 있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임상 근거와 과학적 배경도 함께 보완되었다. 회사는 앞서 수행된 SIGNAL-AD Phase 1/2a 시험에서 페피네맙이 반응성 성상교세포(reactive astrocytes)와 미세아교세포(microglia) 간의 유해한 교차신호(crosstalk)를 차단하고, 혈관 무결성(vascular integrity)을 보존했으며,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 내에서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단백질 지표인 SNAP25와 GAP-43의 수준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했다. 추가로 무작위 배정된 Huntington(헌팅턴)병 Phase 2 연구와 완료된 SIGNAL-AD 시험 데이터는 해당 항체가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고, 질병 초기 단계에서 투여할 경우 인지 저하를 지연시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전학적·세포생물학적 근거도 페피네맙의 잠재력을 뒷받침한다. 콜롬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연구진은 인지저하와 연관된 독특한 성상교세포 하위집단인 Ast10을 규명했다. 페피네맙의 표적인 SEMA4D-PLXNB1 경로는 이 Ast10의 표현형을 강하게 조절하는 것으로 관찰되었고, 페피네맙 치료는 해당 세포군의 뇌 내 비율을 감소시키며, CTAD 2025에서 발표된 탐색적 분석에서 위약보다 더 느린 인지저하와 정렬되는 결과를 보였다.
시장 반응 및 주가 동향도 기사에서 함께 보고되었다. 백시넥스(VCNX)의 주가는 최근 1년간 0.25달러에서 1.33달러 구간을 오갔고, 기사 작성 시점에는 0.70달러로 전일 대비 -11.39% 하락한 상태였다. 이번 자금조달 공시는 회사의 임상 확대 계획을 구체화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향후 성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용어 설명 및 추가 배경
수익분배(revenue-sharing) 계약은 투자자가 회사에 자금을 제공하고, 회사가 개발한 약물에서 발생하는 향후 수익 일부를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계약이다. 이는 전통적인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과 달리 즉각적인 지분 희석을 초래하지 않지만, 향후 상업화 성공 시 발생하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양도하는 구조적 특징이 있다.
Phase 2b 임상는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중간 규모의 시험 단계다. Phase 2a가 초기 효능과 용량 탐색에 중점을 둔다면, Phase 2b는 보다 명확한 효능 신호를 확보하고 Phase 3(대규모 확증임상) 설계에 필요한 근거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확대된 2b는 대상자 수 증가, 적응증 세분화, 더 정교한 생체표지자(biomarker) 측정 등을 포함한다.
성상교세포(astrocytes)와 미세아교세포(microglia)는 중추신경계의 비신경세포로, 신경염증과 신경퇴행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SNAP25와 GAP-43은 신경 관련 단백질 지표로, 뇌척수액에서 이들 단백질의 증감은 신경계의 손상이나 병리적 변화를 반영할 수 있다. SEMA4D-PLXNB1 경로는 세포간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분자 경로로, 특정 성상교세포 하위군의 행동과 표현형을 조절하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전문적 분석: 임상·재무적 함의 및 시장 영향
이번 수익분배 계약은 백시넥스가 임상 개발에서 직면하는 자금 리스크를 완화하는 동시에, 페피네맙의 임상 규모를 확대하여 통계적 신호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는 6,000만 달러의 유입으로 임상 비용 부담을 줄이고 연구개발(R&D)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향후 상업화에 따른 수익의 일부(신경계 적응증 50%, 기타 적응증 25%)를 PDV와 공유해야 하므로 회사와 기존 주주가 향후 실현 가능한 수익의 절대적 몫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임상 데이터의 추가 발표 시점마다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긍정적 임상 결과가 도출될 경우,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서의 가치 재평가로 주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으나, 수익분배 구조로 인해 상승 폭은 전통적 로열티 없이 상업화 시 수익을 온전히 확보하는 기업들과 비교해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임상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올 경우 연구개발비 소진과 미래 수익의 불확실성으로 주가 하락 압력이 클 것이다.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는 다음 사항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첫째, 확대된 Phase 2b의 디자인(대상자 수, 무작위화 및 대조군 설정, 주요 평가변수와 바이오마커 사용 등)이다. 둘째, CTAD 2025 등 학술대회에서 제시된 탐색적 분석의 재현성과 통계적 유의성이다. 셋째, PDV와의 수익분배 계약이 향후 라이선스·파트너십 조건 협상에 미칠 영향이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현금흐름과 추가 자금조달 필요성 여부다. 이들 요소는 향후 수익 흐름, 기업가치 및 주주수익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론적으로, 백시넥스의 이번 6,000만 달러 수익분배 계약은 페피네맙의 임상 개발을 지속·확대할 수 있는 실무적 솔루션이지만, 미래 수익의 일부를 양도하는 구조적 대가가 존재한다. 임상 결과와 상업화 경로, 그리고 향후 파트너십 체결 여부가 회사의 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주주는 임상 결과와 회사의 추가 발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하며, 임상 성공의 가능성과 재무적 구조 변화에 따른 수익 배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투자 판단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