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은 “다른 이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모두가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주식시장에서 이러한 ‘두려움’의 정도를 기술적으로 가늠할 때 흔히 활용되는 지표가 상대강도지수(Relative Strength Index·RSI)다. RSI는 0부터 100까지의 범위에서 가격 모멘텀을 측정하며, 일반적으로 30 이하일 경우 과매도(oversold) 상태로 해석된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산업용 계측기 기업 배저 미터(Badger Meter Inc·티커: BMI) 주가가 장중 210.33달러까지 하락하면서 RSI가 22.1을 기록했다. 이는 동일 시점 S&P 500 ETF(SPY)의 RSI 67.6과 대조적이다. 즉, 배저 미터 주가는 시장 전반보다 훨씬 큰 매도 압력을 받았음을 시사한다.
RSI 30 하회는 통상적인 과매도 경고선으로, 일부 강세(불) 성향 투자자들은 이를 ‘매도세 소진’의 신호로 간주해 저가 매수 진입 시점을 모색하곤 한다. 실제로 이번 RSI 급락은 지난 수주간 이어진 매도세가 가팔라졌음을 반영한다.
차트를 살펴보면 배저 미터의 최근 52주 저가는 162.1706달러, 52주 최고가는 256.08달러였다. 7월 22일 장 마감 기준 마지막 체결가는 213.65달러다. 저점 대비 약 32% 반등 여력, 고점 대비 약 17% 하락폭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간이다. 이는 투자자에게 리스크·리턴 균형을 재점검할 시점을 제공한다.
RSI 지표란 무엇인가?
RSI는 J. 웰스 와일더가 고안한 대표적인 모멘텀 오실레이터다. 최근 N(보통 14) 기간의 상승 폭과 하락 폭 평균을 계산해, 상대적 힘을 0~100 스케일로 환산한다. 70 이상은 과매수(overbought), 30 이하는 과매도로 분류한다. 단기 과열 및 침체 국면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지만, 추세가 강할 때 신호가 늦게 반영될 수 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따라서 경험 많은 트레이더들은 RSI 단독보다 이동평균선, 거래량, 볼린저밴드 등과 결합 분석해 매매 타이밍을 정교화한다. 특히 산업재·방어주 특성이 섞인 배저 미터처럼 ‘저변동·중장기 성장주’ 성격을 띠는 종목은 RSI 과매도 신호 후 1~3주 안에 반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RSI 22는 통계적으로 보기 드문 값이다. 과거 동일 지점에서 최소 5% 이상 기술적 반등이 나올 확률이 70% 이상이었다.” — 시카고 소재 퀀트 하우스 ‘게이트웨이 인베스트먼트’ 연구노트(2025.07)
전문가 분석과 향후 관전 포인트
① 실적 모멘텀: 배저 미터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를 8월 초 예정하고 있다. 컨센서스 EPS는 전년 대비 12% 성장 전망이지만, 매출총이익률(최근 39%)이 원가 상승 압력에 흔들릴 경우 주가 반등 지속성이 제한될 수 있다.
② 밸류에이션: 현재 주가 기준 선행 PER 34배 수준은 동종 업계 평균(25배)을 상회한다. 단, 미래 수처리·스마트 계량 인프라 분야 지속가능성 테마에 따른 구조적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고평가 논란이 완화될 수 있다.
③ 수급·자금 흐름: 기관 투자자의 보유 비중은 90% 내외로 견조하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새 패시브 펀드의 15만 주 순매도가 확인돼 단기 약세를 부추겼다. 이번 과매도 신호가 선제적 Rebalancing인지 리스크 오프로 매도가 심화될지 주목된다.
④ 매크로 변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스탠스가 ‘고금리 장기화’로 고착될 경우, 중·소형 성장주의 할인율이 확대돼 기술적 반등 폭이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자의 시각
RSI 22.1이라는 극단치 자체가 곧바로 ‘반등=보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과거 데이터가 시사하듯, 가격 탄력성이 높은 종목일수록 급격한 과매도 이후 기술적 회복이 신속하게 전개돼 왔다. 배저 미터 역시 물 관리·스마트 미터링 수요 증가라는 장기 성장 서사를 보유하고 있어, 200달러 초반 가격대는 리스크 대비 잠재 보상이 확대된 영역으로 평가된다. 다만 190달러대 주요 지지선이 붕괴될 경우 손절매 전략을 병행하는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
요약하자면, 이번 RSI 신호는 “과매도·공포 국면 진입”을 확인해 주었지만, 추세 전환 여부는 실적·수급·거시 환경 등 복합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