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스 모회사 VF, 1분기 매출 예상 상회…의류·신발 수요 회복세 확인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둔 VF 코퍼레이션(뉴욕증권거래소: VFC)이 2025 회계연도 1분기(4월~6월) 실적에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매출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높였다. 회사 측은 의류·신발 전반에 걸친 소비 회복, 제품 믹스 개선, 관세 영향 최소화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VF의 1분기 매출은 17억6,000만 달러로 LSEG(구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컨센서스 17억 달러를 약 3.5% 상회했다. 조정 기준 주당순손실(EPS)은 –0.24달러로 예상치 –0.34달러보다 양호했다. 실적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개장 전 거래에서 주가는 한때 21% 급등했다.

회사는

“마진 제고를 위해 프로모션을 축소하고, 원가 구조를 개선했으며, 신상품 출시를 확대했다”

고 설명했다. 특히 아웃도어 브랜드 The North Face의 매출이 전년 대비 6% 증가했고, Timberland는 11% 급증해 지난해 부진을 만회했다. 핵심 캐주얼 브랜드 Vans의 회복 속도도 완만하지만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관세 리스크 완화다. VF는 생산 거점의 약 85%를 동남아시아·중남미에 두고 있으며, 베트남·방글라데시·캄보디아·인도네시아가 4대 생산국이다. 이 가운데 중국 의존도는 2% 미만에 그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달 초 베트남산 제품에 20% 관세(당초 제안 46% 대비 하향)를, 베트남을 경유한 “+트랜스시프먼트+”(환적) 물품에 40% 관세를 예고하면서 업계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VF는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이 당초 예상한 1억5,000만 달러에서 1억~1억2,0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90일 유예 기간 동안 생산·선적을 앞당기고, 공급업체와의 가격 재협상, 전략적 가격 책정 등을 병행해 비용 압박을 흡수했다는 설명이다.

용어 해설*
트랜스시프먼트(trans-shipment)는 물품을 제3국 항구에서 환적해 최종 목적지로 보내는 것을 뜻한다. 관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있어 미국 정부가 집중 단속 중이다.
LSEG는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약칭으로, 금융정보 데이터 사업부는 과거 ‘리피니티브’를 인수해 현재 애널리스트 전망치·컨센서스 데이터를 제공한다.


수요 회복과 제품 전략

VF는 지난해부터 재고 과잉과 판촉 경쟁에 시달리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에 따라 “디맨드 창출형 신상품” 출시를 가속했다. 노스페이스는 ‘썸머 트레킹’ 라인과 친환경 소재를 강조한 ‘플래닛 시리즈’를 선보였고, 팀버랜드는 클래식 워크부츠에 경량 EVA 미드솔을 적용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구매력을 끌어올렸다.

가격 인상 없이도 매출이 성장한 배경으로는 해외 오프라인 채널 확대가 꼽힌다.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직영 매장 30곳을 새로 열었으며, 유럽에서는 디지털 채널과 옴니채널 마케팅을 결합해 구매 전환율을 높였다.


향후 전망

경영진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2025년 10~2026년 3월) 매출 성장률을 한 자릿수 중반으로 유지하겠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아울러 재고 회전일수(Days Inventory Outstanding)를 15일 단축하고, 영업현금흐름(OCF)을 5억 달러 이상 창출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변수와 고금리 환경이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VF가 비교적 낮은 중국 의존도와 다변화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모건스탠리는 “노스페이스의 모멘텀 회복이 매출·마진이익률 동반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주가 리레이팅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고관세가 실제 발효될 경우, 소비자 가격 전가가 제한적인 중저가 브랜드(반스·디키즈) 수익성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또 미국 소비심리가 둔화될 경우, 프로모션 축소 정책이 재고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 진단

시장조사업체 닐슨IQ는 “글로벌 스포츠·아웃도어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친환경·기능성 소재 트렌드가 소비자 선택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노스페이스·팀버랜드의 지속가능성 라인업 확대 전략은 브랜드 충성도를 제고하고 장기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 측면에서는 잉여현금흐름(FCF) 개선을 바탕으로 부채비율을 20%p 낮춘 것이 긍정적이다. S&P 글로벌은 “VF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결론적으로, VF 코퍼레이션은 1분기 실적을 통해 수요 회복·비용 절감·관세 대응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일정 부분 해결했음을 입증했다. 다만 글로벌 무역 정책미국 소비 경기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어, 하반기에도 공급망 탄력성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 노력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