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하락 베팅이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한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거래로 꼽혔던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최근 들어 약세로 돌아서자, 옵션 투자자들은 오히려 더 큰 하락을 예상하며 매도성 포지션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026년 6월 9일 촬영된 트레이더들의 모습처럼,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2026년 6월 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반에크 반도체 ETF(SMH)는 화요일 하락세를 이어갔고,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10% 이상 내려간 상태다. 옵션 시장에서는 이 ETF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여기서 풋옵션(put option)은 자산 가격이 내려갈 때 이익을 볼 수 있는 계약이며, 콜옵션(call option)은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계약이다. 이날 장중 기준으로 SMH에서는 풋 거래량이 콜 거래량의 4배를 넘었고, 투자자들은 콜보다 5배 이상 많은 풋을 사들였다. SpotGamma 데이터에 따르면 SMH에서 거래된 전체 프리미엄 약 3억5,000만 달러 가운데 2억6,000만 달러가 풋옵션에 집중됐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함께 수혜주로 주목받던 반도체 하드웨어 종목들은 최근 들어 급격한 되돌림을 맞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강한 하락에 베팅하던 옵션 투자자들조차 시장의 움직임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TheoTrade 공동창업자 돈 카우프먼은 전화 인터뷰에서 “금요일의 매도세가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며 “SMH에서 풋을 사는 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들이 주식을 공매도하거나 나스닥 선물을 매도하도록 압박할 수 있고, 이는 상승을 키웠던 것과 비슷한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 낸다. 다만 자금운용사나 개인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질 경우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주 전반의 약세 심리는 반도체 ETF에만 국한되지 않고,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100(.NDX)과 인베스코 QQQ ETF(QQQ)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날 QQQ 옵션 거래대금 37억 달러 가운데 약 25억 달러가 풋옵션에 몰렸다. QQQ에서 현재 가장 많이 거래되는 계약은 화요일 만기인 행사가 700달러의 ITM 풋옵션으로, 약 4,400만 달러의 프리미엄이 오갔다. 그다음으로 거래가 많았던 것은 다음 주 월요일 만기인 715달러 행사가 풋옵션으로, 작성 시점 기준 3,500만 달러가 거래됐다.
ITM(인더머니)은 옵션의 행사가격이 현재 기초자산 가격보다 유리한 상태를 뜻한다. 즉 현재 가격 변동이 투자자의 손익에 바로 반영될 가능성이 큰 구간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QQQ에서 풋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 전반에 대해 투자자들이 보다 방어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거래 흐름을 보여 오던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도 화요일 장세가 더 악화되면서 분위기가 나빠졌다. 이 펀드에서는 풋옵션 2만4,000계약 이상이 매수된 반면, 콜옵션은 1만5,000계약 미만에 그쳤다. 메모리 반도체는 DRAM과 같은 저장장치용 반도체를 뜻하며, 반도체 업황과 업계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도 자주 활용된다.
시장 해석도 가능하다. 반도체 ETF와 나스닥100, QQQ, 메모리 ETF까지 동시에 풋옵션 쏠림이 강화된 것은 단순한 차익실현을 넘어, 시장이 단기 조정에서 더 깊은 하락 구간을 시험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기대에 힘입어 급등했던 반도체주가 다시 흔들릴 경우, 관련 ETF와 대형 기술주 전반의 변동성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핵심 포인트는 분명하다. SMH는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밀렸고, QQQ와 DRAM에서도 풋옵션 매수가 두드러졌다.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를 둘러싼 강세 기대가 흔들리는 가운데, 옵션 시장은 이미 하락 위험을 더 크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