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22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06%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0% 올랐다.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0.50% 내려 반도체 대형주의 부진이 시장을 짓눌렀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장 마감 후 거래되는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1%,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52%로 방향이 엇갈렸다.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업거래소가 거래하는 소형 지수선물로, 정규 S&P 500·나스닥 선물의 5분의 1 규모다.
지수 움직임의 핵심 요인
첫째, 주택건설주 랠리가 S&P 500과 다우지수를 떠받쳤다. 미국 최대 주택건설사 D.R. 호턴(DHI)은 3분기 순판매 계약이 23,071건으로 시장 예상치(22,017건)를 넘어섰고, 연간 매출 전망을 337억~342억 달러로 상향했다. 이 소식으로 주가는 16% 이상 급등하며 같은 업종의 풀티그룹(PHM 11%↑)·레나(LEN 8%↑)·톨브러더스(TOL 8%↑)까지 끌어올렸다.
둘째, 방위산업체 노스럽 그러먼(NOC)이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25.00~25.40달러로 개선하며 9% 상승했다. 그러나 록히드마틴(LMT)은 매출 부진과 EPS 가이던스 하향 조정으로 10% 급락해 방산 업종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셋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4.34%(전일 대비 4bp↓)로 1.5주 최저치를 찍으며 증시에 완충 작용을 했다.
재닛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지금 사임해야 할 이유를 보지 못한다”고 언급하며 정책 연속성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무역·정책 불확실성
베센트 장관은 “대중(對中) 무역 관계는 매우 좋은 상태”라며 다음 주 스톡홀름에서 중국 대표단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8월 12일 종료되는 미·중 관세 유예 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150개국 수입품에 10~15% 새 관세를 예고한 점, EU·멕시코산 제품에 30% 관세, 캐나다 일부 품목에 35% 관세를 천명한 점을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평가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7월)가 -20으로 추락(전월 대비 -12, 11개월 최저)하면서 예상(+2) 대비 크게 악화됐다. 이 지표는 미드·애틀랜틱 지역 제조업 경기 체감을 보여주며, 결과가 마이너스이면 수축 국면을 뜻한다.
이번 주 주요 일정 및 예상치
• 24일(수) 6월 기존주택 판매: 전월 대비 -0.7%(400만 건)
• 25일(목)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22.7만 건(+0.6만)
• 25일(목) 7월 S&P 미 제조업 PMI 잠정치: 52.5(-0.4)
• 25일(목) 6월 신규주택 판매: 65만 건(+4.3%)
• 26일(금) 6월 국방 제외 핵심 자본재 주문: +0.2%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5%, 9월 회의에서 58%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실적 시즌 집중
이번 주 S&P 500 구성기업의 5분의 1이 2분기 실적을 공시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2분기 전체 이익 증가율은 3.2% y/y로, 시즌 직전 전망치(2.8%)를 웃돈다. 그러나 11개 업종 중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부문은 6곳에 불과해 2023년 1분기 이후 최소 수준이다.
주요 발표 예정 기업: 알파벳·테슬라(24일), IBM·서비스나우·T모바일 등. 투자자들은 빅테크와 자동차 섹터의 수요 둔화 여부, 인공지능(AI) 관련 지출 지속성을 주목하고 있다.
해외 증시 동향
유럽 Euro Stoxx 50 지수는 2주 최저치로 0.98%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9.5개월 최고치에 0.62%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3주 고점에서 0.11%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주 최저치인 2.585%(전일 -2.3bp), 영국 10년물은 4.569%(-3.4bp)로 동반 하락했다. ECB 은행대출조사(BLS)는 “금리 하락이 대출 수요를 개선했으나, 글로벌 불확실성과 무역 긴장으로 수요가 여전히 미약하다”고 밝혔다.
낯설 수 있는 용어 풀이
E-mini 선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전자거래 전용 소형 지수선물로, 계약 크기가 작아 개인·기관 모두 활용한다.
리치먼드 연은 지수: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를 관할하는 연준 지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제조업 경기지표.
연방기금선물: 향후 미국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베팅을 보여주는 파생상품.
종목별 움직임
반도체 업종은 전일 대비 약세를 보였다. KLA(-4%↓)가 나스닥 100 낙폭 1위였고, 램리서치·ARM·마이크론·브로드컴이 3% 이상 내렸다. 엔비디아(-2%↓)는 다우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아날로그디바이스·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 2% 넘게 밀렸다.
반면 홈빌더, 헬스케어 테스트 업체 아이퀴비아(IQV 17%↑), 자동차 부품사 PACCAR(6%↑) 등은 강세였다. 제너럴모터스(GM)는 연간 조정 EBIT 가이던스(100억~113.7억 달러)가 컨센서스 하단을 밑돌면서 8% 급락했다.
담배업체 필립모리스(PM -8%), 신용평가사 에퀴팩스(EFX -8%), 데이터 제공업체 MSCI(-8%) 등도 실적 가이던스 실망으로 하락했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장단기 금리 동반 하락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했지만, 무역 갈등 재점화 가능성이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특히 8월 1일로 예고된 관세 인상은 공급망 재편·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을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도체 업종 조정은 AI 기대감에 과열된 밸류에이션에 대한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주 발표될 빅테크 실적이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과 매출 레버리지 효과를 확인시켜 준다면 나스닥은 재차 상승 동력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EU·멕시코·캐나다 간 관세 공방이 실제 시행될 경우, 원가 상승 → 마진 축소 → 이익 전망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기업 가이던스에 더욱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