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3대 지수, 기술·반도체주 중심 약세
22일(현지시간) 미 증시는 S&P 500 지수(-0.53%),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71%), 나스닥 100 지수(-0.99%)가 동시에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12월물 E-mini S&P 선물과 E-mini 나스닥 선물도 각각 -0.52%, -0.96% 밀렸다.
2025년 10월 2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 전반에는 반도체 업종 부진과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가 겹쳐 매도세가 확산됐다. 특히 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가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예상치 밑으로 제시하면서 반도체 전반에 실망감이 번졌다.
■ 기업 실적: 희비 교차
넷플릭스가 3분기 주당순이익(EPS) 5.87달러를 발표해 컨센서스(6.94달러)를 크게 하회하며 -9% 이상 급락했다. 반면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다빈치 로봇 수술 건수 증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13% 급등, 투자 심리 방어에 부분적으로 기여했다. 캐피털원 파이낸셜도 예상치를 웃도는 EPS(5.95달러)로 1% 넘게 상승했다.
“현재까지 S&P500 구성 기업의 85%가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고, 이는 2021년 이후 최고 수준”(*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
■ 오후장 급락 촉발한 ‘무역 뉴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소프트웨어가 사용된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장중 낙폭을 키우는 기폭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까지 합의가 없으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다음 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아·태경제협력체)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 거시 변수: 주택·금리·셧다운
미국 MBA 주택담보대출 신청지수는 10월 17일 주간 -0.3% 감소했다. 주택 구매용 대출은 -5.2% 줄었지만 재융자(리파이낸싱)는 +4.0% 늘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30년 만기 고정금리 평균은 전주 대비 5bp 내려 6.37%를 기록했다.
한편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은 4주째 지속되고 있다. 정부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비필수’ 공무원 64만 명이 무급휴가에 돌입했고, 실업수당 청구·고용보고서 등 핵심 지표 발표도 지연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셧다운 장기화 시 실업률이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채권 시장: 국채·유럽 채권 혼조
12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1.5틱 상승했고, 금리는 1.4bp 하락한 3.949%를 나타냈다. 주식 급락과 200억 달러 규모 20년물 입찰 호조(BTC 2.73)가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올렸다. 유럽에선 10년 독일 국채 금리가 +1.1bp 오른 반면, 10년 영국 길트 금리는 6.5개월 만에 최저(4.369%)를 기록했다.
영국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전년 대비 3.8%로 전월과 동일했으나 예상(4.0%)을 밑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 루이스 데 긴도스 부총재는 “물가 경로가 긍정적이어서 현 정책금리 수준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 종목별 움직임
반도체주: 텍사스인스트루먼츠 -5%를 선두로 ON세미(-5% 이상), 마이크로칩테크(-4% 이상), AMD·인텔·마벨테크(-3% 이상) 등 동반 하락했다. 아날로그디바이스, KLA, 램리서치, 마이크론, NXP 등도 2% 넘게 밀렸다.
가상자산 관련주: 비트코인 가격이 -2% 조정받으며 코인베이스, 갤럭시디지털, 마라홀딩스, 라이엇플랫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모두 -4% 이상 하락했다.
기타 약세주: 냉난방(HVAC) 업체 레녹스 인터내셔널은 연간 EPS 전망 하향(22.75~23.25달러) 여파로 -10% 급락했다. AST 스페이스모바일 역시 8억5000만 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공개하며 -10%대 약세를 기록했다.
상승주: 에이버리 데니슨은 월마트와의 RFID 라벨 공급 계약 및 3분기 실적 호조로 9% 급등했다. 에너지주도 WTI 유가가 1주 만에 2% 넘게 반등하면서 할리버튼(+4%), 마라톤페트롤리엄(+3%), 옥시덴털·필립스66·발레로(+2% 이상)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 향후 일정·시황 해설
이번 주 시장은 3분기 실적 시즌이 정점을 향하는 가운데, 28~29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선물시장은 25bp 인하 가능성을 97% 반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이 전년 대비 7.2%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돼, 실적이 지수 반등의 동력으로 작용하려면 수익 전망의 추가 상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편 23일 예정된 공개기업 리스트에는 인텔, 포드, 블랙스톤, 뉴몬트, 발레로 등 대형주가 대거 포함돼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 심리 회복 여부는 인텔 실적·가이던스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 알아두면 좋은 용어
E-mini 선물: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형 지수선물로, 표준 선물 대비 계약 단위가 1/5~1/10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도 활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어, 글로벌 증시의 ‘야간 변동성 지표’로 간주된다.
셧다운(Shutdown): 미국 의회가 예산안을 제때 통과시키지 못할 때 발생하는 행정 공백 상태다.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연방정부 부처가 폐쇄되고, 통계 발표·공공서비스 지연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Bid-to-Cover(BTC): 국채 입찰에서 ‘응찰액/발행액’을 뜻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수요가 강하다는 의미다.
■ 기자 시각
당분간 시장은 ‘실적 모멘텀’과 ‘정책 리스크’가 팽팽히 맞서는 구도다. 특히 반도체주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 나스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다만 에너지·방어주로 매기가 일부 이동하고 있어 섹터 로테이션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
끝으로, 실적 발표가 몰려 있는 이틀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손익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