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반도체주 랠리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0.08% 오르며 장중·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나스닥100 지수도 0.08% 올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다 0.28% 하락 마감했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날 시작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일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100% 확신하고 있다. 시장은 연말까지 총 67bp 인하를 반영하고 있으며,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이뤄질 확률을 82%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소비·제조 지표, 금리 인하 기대와 혼재
미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예상치(0.2%)를 상회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7% 늘어 시장 예상치(0.4%)보다 강했다. 같은 달 제조업 생산도 0.2% 증가하며 마이너스(-0.2%)를 예상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소비가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점은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하지만, 동시에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려 주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고 월가 트레이더들은 평가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1bp 오른 4.056%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약화된 데다, 미 재무부가 200억 달러 규모 20년물 국채를 입찰한다는 소식이 공급 부담을 키웠다. 유럽에서도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1.1bp, 영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3bp 상승했다.
유럽·중국·일본 증시 혼조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범유럽 지수 유로스톡스50은 0.12% 하락한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04% 소폭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0.30% 올랐다. 독일 9월 ZEW 경기기대지수가 37.3으로 예상(25.0)보다 높아 유럽 경기 불안 심리를 다소 완화했다.
▶ 섹터·종목별 움직임
반도체가 장을 주도했다. ON세미컨덕터가 2% 넘게 올랐고,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NXP·글로벌파운드리즈·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SML·텍사스인스트루먼츠·KLA·퀄컴이 1% 이상 상승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웹툰 플랫폼 Webtoon Entertainment가 월트디즈니의 2% 지분 투자 발표에 29% 급등했다. 건자재·배관 도매업체 퍼거슨 엔터프라이즈는 4분기 매출(85억 달러)이 예상(84억 1,000만 달러)을 웃돌며 7% 상승했다.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44달러에서 85달러로 상향한 블룸에너지는 6% 뛰었다. 오라클은 틱톡 미국 사업 유지 컨소시엄 참여 소식으로 4% 올랐고, 스틸 다이내믹스는 3분기 조정 EPS 전망(2.60~2.64달러)이 예상치를 웃돌며 4% 상승했다.
반면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데이브앤버스터스는 2분기 조정 EPS가 0.40달러로 예상(0.89달러)을 대폭 하회하면서 14% 급락했다. 로켓랩은 7억5,000만 달러 규모 유상증자 계획 발표로 9% 하락했고,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TD 코웬의 ‘매수→보유’ 하향 조정 이후 7% 밀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150억 달러 규모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자 2% 가까이 떨어졌다. 럭셔리 패션기업 랄프로렌은 2028 회계연도까지 연평균 한 자릿수 중반 매출 성장률을 제시해 3% 하락했다.
▶ 경제일정·전망
시장 관심은 17일(수) 새벽 발표될 FOMC 금리 결정과 파월 의장 기자회견에 집중돼 있다. 18일(목)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만3,000건 감소한 24만 건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9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20일(금) 9월 PMI 예비치 등 지표들이 줄줄이 발표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0월 3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3%만 반영하고 있다. ECB 이사회 시무커스 위원은 “물가가 목표치(2%) 수준에 근접했으며, 향후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 용어 설명
E-미니 선물: S&P500·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를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만든 선물 상품이다. 증거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파생상품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다.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구성된 공개시장위원회로,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 8차례 정례회의를 열며 금리 인하·인상을 통해 경기 및 물가를 조절한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1bp가 0.01%포인트에 해당하는 금리 단위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포인트 인하를 의미한다.
▶ 전망·시사점
소매판매와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도 시장이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배경에는 고용시장 냉각과 인플레이션 둔화가 있다.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며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한편,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따라 장기 국채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견조한 실적 전망과 AI 인프라 투자 붐이 지속된다면 나스닥 중심의 랠리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채 발행 확대, 미·중 무역 마찰,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 잠재 위험 요인은 여전히 상존한다. 투자자는 금리 경로·실적 모멘텀·정책 불확실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며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