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세에 증시 지지…S&P·나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 증시가 16일(현지시간) 장중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주 랠리에 힘입어 S&P 500나스닥 1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8%, 나스닥 100 지수는 +0.08% 상승한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8% 하락했다. 같은 시각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7%,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06% 올랐다.

2025년 9월 16일,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틀 회의에서 기준금리 25bp(0.25%p)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지지하는 가운데,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등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매수세를 주도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8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로 시장 예상치(+0.2%)를 상회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 역시 +0.7%로 컨센서스(+0.4%)를 웃돌았다. 또한 8월 제조업 생산은 예상치(-0.2%)와 달리 +0.2% 증가해 실물경기 회복세를 재확인시켰다. 다만 이 같은 호조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056%(+2.1bp)까지 올라 주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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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채권·통화 시장 동향

유럽 주요 지수인 유로 Stoxx 50-0.12%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04% 상승 마감했다. 한편 일본 닛케이225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0.30% 올랐다.

채권 시장에서는 12월물 미 10년물 T-노트 선물이 -4틱 하락했다. 공급 부담(이날 20년 만기 130억 달러 입찰)과 강한 경제지표가 매도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FOMC의 완화적 전환 기대가 낙폭을 제한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하고, 백악관 경제보좌관이 연준 이사직을 겸직하려 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채권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

유럽 채권금리도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702%(+1.1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646%(+1.3bp)로 각각 올랐다. 같은 날 발표된 독일 9월 ZEW 경기기대지수는 37.3으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 예상치(25.0)를 웃돌았다.

ECB 정책위원 시무커스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되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 사이클의 종료가 임박했다”라고 밝혔다.


주요 종목별 움직임

반도체 업종이 시장을 선도했다. ON세미컨덕터가 +2% 이상 뛰었고,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NXP·글로벌파운드리즈·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SML·텍사스인스트루먼트·KLA·퀄컴이 모두 +1%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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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웹툰 엔터테인먼트+29% 급등했다. 월트디즈니가 지분 2%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영향이다. 퍼거슨은 4분기 매출 85억 달러(컨센서스 84억 1천만 달러)를 발표하며 +7% 급등했고, 블룸 에너지는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44달러에서 85달러로 상향 조정해 +6% 올랐다.

오라클+4% 상승, S&P 500 내 최대 상승종목이 됐다. CBS뉴스가 “오라클 등 컨소시엄이 TikTok의 미국 내 운영을 허용하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철강업체 스틸 다이내믹스는 3분기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2.60~2.64달러)가 컨센서스(2.58달러)를 상회해 +4% 상승했다.

반면 데이브 앤 버스터스는 2분기 EPS 0.40달러로 시장전망(0.89달러)을 크게 밑돌아 -14% 폭락했다. 로켓랩은 7억 5,000만 달러 규모 주식 발행 계획을 발표하며 -9%,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TD코웬의 ‘매수 → 보유’로 -7% 하락했다. 랄프 로렌(-3%)과 뉴욕타임스(-2%) 역시 실적·소송 리스크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FOMC·경제지표 일정 및 시장 기대

시장(Bloomberg FedWatch)이 반영한 바로는, 이번 FOMC 종료 시 25bp 인하 가능성이 100%, 50bp 인하 확률은 5%에 불과하다. 또한 10월 28~29일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확률은 82%로 추정되면서 연말까지 총 67bp의 인하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연말 목표금리 3.66%).

한편 이날 발표된 9월 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33으로 전망치(32)를 소폭 웃돌았다. 오는 18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공개될 예정이며, 시장은 전주 대비 2만 3,000건 감소한 24만 건으로 예상한다.


용어 풀이*

*E-미니 선물은 CME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도입한 주가지수 미니 선물 계약으로, 표준 계약의 1/5~1/10 규모다. 틱(tick)은 선물가격 최소 변동단위를 의미하며,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를 뜻한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견조한 소비지표와 일시적 금리 상승이 오히려 연준 정책 완화 기대를 공고히 해 중장기 위험자산 랠리에 재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반도체 종목은 인공지능(AI)·자동차 전동화 등 구조적 수요에 더해 단기 정책 모멘텀까지 결합돼 있어 우상향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향후 금리 인하 폭이 축소되거나 정치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