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반도체주 약세와 장기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급락했다. 12월 E-미니 S&P 선물과 나스닥 선물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1.07% 하락 마감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1% 하락, 나스닥100 지수는 -1.91% 하락 마감했다. 연계 선물시장에서도 12월 E-미니 S&P 선물(ESZ25)은 -1.07%, 12월 E-미니 나스닥 선물(NQZ25)은 -1.94% 하락했다.
2025년 12월 14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광범위한 시장 약세로 이어지며 S&P 500은 1.5주 만의 저점을, 나스닥100은 2주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반면 다우는 최근 사상 최고치에서 약간 후퇴했다가 기술주에서 산업주로의 자금 이동이 일부 지수를 지지했다.
주요 하락 원인으로는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Broadcom, AVGO)의 실망스러운 매출 전망과 2026년 AI(인공지능) 매출에 대한 구체적 가이던스 부재가 지목된다.
브로드컴은 금요일 거래에서 11% 이상 급락해 반도체 및 기술주 전반을 끌어내렸다. 이번 주 오라클(Oracle)과 브로드컴의 부진한 가이던스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AI 인프라 투자로 기대되는 수익 실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이탈하는 요인이 됐다. 다만 기술주에서 산업주로의 자금 이동은 다우지수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금리 및 연준(연방준비제도·Fed) 관련 발언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10년물 미 국채(T-note) 수익률은 금요일에 약 +3~3.5bp(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해 10년물 수익률은 4.192% 수준으로 올랐다. 금리 상승은 성장주와 기술주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주가 하방 압력을 강화했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 오스틴 굴스비(Austan Goolsbee)는 “물가가 목표치보다 4.5년 동안 높았고, 추가 진전이 몇 달간 정체돼 왔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 전에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는 것이 신중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제프 슈미드(Jeff Schmid)와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베스 해맥(Beth Hammack)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경제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어 정책을 “적당히 긴축적(modestly restrictive)”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반면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안나 폴슨(Anna Paulson)은 노동시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물가 상승 리스크보다 크다고 언급하며 다소 완화적 견해를 드러냈다.
시장 기대 측면에서 시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월 27~28일)에서 기준금리 목표구간을 25bp 인하할 확률을 약 24%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는 상황을 시사한다.
기업실적(3분기)과 글로벌 시장 동향
3분기 실적 시즌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S&P 500 구성 종목 500개 중 497개사가 실적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보고기업의 83%가 컨센서스를 상회했고, 이는 2021년 이후 최고의 분기 실적 흐름을 시사한다.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4.6% 증가해 예상치 +7.2%를 크게 상회했다.
해외 증시는 엇갈렸다. 유로스톡스50은 4주 최고치에서 반락해 -0.58% 하락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2.5주 저점에서 회복해 +0.41%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4주 최고치로 반등해 +1.37% 상승 마감했다.
채권시장 동향
3월 만기 10년물 T-note 선물(ZNH6)은 금요일 종가 기준 -9틱 하락했다. 앞서 언급한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은 T-note 가격을 약화시키고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또한 금리곡선이 스티프닝(steepening)되는 거래가 일부 나타나고 있어 단기 국채 매수·장기 국채 매도 전략이 실행되는 국면이다. 연준은 유동성 제고를 위해 단기물(T-bill)을 매월 최대 $400억까지 매입하기로 발표했으며, 이 같은 조치는 단기금리와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10년 독일 국채(번드) 수익률은 +1.4bp 상승해 2.857%를 기록했고, 10년 영국 채권(길트) 수익률은 +3.3bp 상승해 4.517%를 기록했다. 한편 영국의 10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치 +1.1%에는 미치지 못했다.
스왑 시장은 12월 18일 ECB(유럽중앙은행)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0%로 반영하고 있다.
주요 종목별 등락
반도체·기술주: 브로드컴(AVGO)이 11% 이상 급락해 반도체 섹터를 주도적으로 끌어내렸다. 마이크론(MU)은 6% 이상 하락했고, 마벨(MRVL)과 램리서치(LRCX)는 5% 이상 하락했다. KLA, AMD,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MAT)는 4% 이상 하락했고, 인텔(INTC), 엔비디아(NVDA), ASML, 글로벌파운드리즈(GFS), ARM 등도 3% 이상 하락 마감했다.
AI 관련 전력·인프라 주식: 브로드컴 전망 충격으로 전력·전원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버티브(VRT)는 9% 이상 하락했고, 암페놀(APH)과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EG)는 7% 이상 하락했다. 이튼(ETN)은 5% 이상 하락했고, GE 버노바(GEV)는 4% 이상 하락했다.
암호화폐 연계주: 비트코인(BTC)은 금요일에 3% 이상 하락했고, 갤럭시 디지털(GLXY)은 10% 이상 급락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는 3% 이상 하락(보도 문구상 ‘하락’으로 표기됨), 라이엇(RIOT)과 마라(MARA)는 2% 이상 하락, 코인베이스(COIN)는 0.58% 하락 마감했다.
기타 주요 이슈: 샌디스크(SNDK)는 GF 시큐리티의 ‘매수→보유’ 하향으로 14% 이상 급락했고, 넷스코프(NTSK)는 3분기 조정 순손실이 주당 -$0.10였고 연간 조정 순손실 전망을 -$0.51~ -$0.53로 제시해 11% 이상 하락했다. 시에나(CIEN), 로블록스(RBLX), 비바 시스템즈(VEEV) 등도 애널리스트의 하향 조정에 따라 하락했다.
상승 종목: 룰루레몬(LULU)은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2.59로 컨센서스 $2.22를 웃돌며 2026년 EPS 가이던스를 $12.92~$13.02로 상향해 주가가 9% 이상 상승했다. 퀸렉스(NX)는 4분기 조정 EPS가 $0.83으로 컨센서스 $0.52를 크게 상회해 9% 이상 올랐다. 제너럴 일렉트릭(GE)과 린데(LIN) 등은 시티그룹의 긍정적 리포트로 각각 3% 이상 상승했다.
용어 설명
• E-미니 선물(E-mini futures): 표준 선물계약보다 소형화된 규격의 주가지수 선물로 개인투자자와 기관이 주로 활용한다. 이번 기사에서 언급된 ESZ25와 NQZ25는 각각 12월 만기 S&P 및 나스닥 E-미니 선물을 의미한다.
• T-note(미 국채): 통상 ‘10년물 T-note’는 만기 10년 국채를 의미하며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성장주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 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수익률 변동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 스티프닝(steepening): 장단기 금리 차가 벌어지는 현상으로, 단기물을 매수하고 장기물을 매도하는 거래가 이뤄질 때 발생한다. 스티프닝은 경기 회복 기대와 물가 상승 우려가 동시에 존재할 때 나타날 수 있다.
전망 및 시장 영향 분석
금리 민감 섹터(성장 및 기술주)는 실적과 예상치가 매파적 연준 발언, 특히 10년물 수익률의 추가 상승에 의해 단기적으로 더 큰 하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반면, 산업·에너지·금융 등 가치주 섹터는 금리 상승기에서 상대적 매력을 얻어 다우지수와 같은 가치 중심 지수의 방어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 전망으로는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는 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며, 금리와 인플레이션 지표, 연준의 향후 의사소통, 그리고 기업들의 2026년 가이던스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특히 AI 관련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지 여부가 기술주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중기적으로는 기업 이익 개선(3분기 EPS +14.6%)과 같은 펀더멘털 개선이 이어지는 한 증시는 구조적 반등 여지를 보유한다. 그러나 금리와 물가, 연준의 정책 스탠스 변동성은 단기적 등락성을 확대할 것이며, 투자자들은 섹터별 차별화된 대응(성장주 비중 조정, 안정적 현금흐름을 가진 가치주 또는 채권 재조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도일 현재 이 기사의 원문 필자인 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 중 어떠한 포지션(직접적 또는 간접적)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보도는 시장 현황과 공개된 기업 실적, 연준 인사 발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