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약세에 뉴욕증시 하락…S&P 500·나스닥 일제 후퇴

뉴욕증시가 22일(현지시간) 장 초반부터 반도체주 급락의 충격을 받으며 일제히 하락했다. S&P 500지수는 전일 대비 −0.37% 내린 4,283.50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6% 밀린 33,629.21선,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100지수는 −0.68% 떨어진 14,703.22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대 12월물 E-미니 S&P 선물은 −0.37%,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70% 내려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2025년 10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하락세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 TXN)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4분기 매출 전망을 제시한 데서 촉발됐다. 이어 넷플릭스(Netflix, NFLX)가 3분기 주당순이익(EPS)을 예상보다 크게 밑돌아 −9% 넘게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의료로봇 업체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 ISRG)다빈치 로봇 수술 건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16% 이상 급등했고, 캐피털원파이낸셜(Capital One Financial, COF)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3%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개별 호재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의 약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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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시 지표 부진, 무역 협상 불확실성 겹쳐

미국 MBA 모기지 신청지수는 10월 17일 주간 −0.3% 감소했다. 주택 구매용 대출 신청은 −5.2% 줄었고, 재융자 신청은 +4.0% 늘었다. 30년 만기 고정금리 평균은 전주 6.42%에서 6.37%로 5bp 낮아졌지만 주택 수요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관심은 미·중 무역협상에도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주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회동할 예정이다.

한편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4주째 이어지면서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지연되고 있다. 특히 9월 고용보고서와 최근 3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되지 못했고, 노동통계국(BLS)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이번 주 금요일에야 공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640,000명의 연방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실업률이 4.7%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실적 시즌·금리 전망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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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 기업 중 85%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2021년 이후 최고의 어닝 서프라이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그러나 전체 3분기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7.2%로 2년 만에 최소 폭에 머물 전망이다. 매출 증가율 역시 5.9%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기금선물은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0.25%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7% 반영하고 있다.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다면 연준의 완화 기조는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해외 시장·채권 동향

유럽 증시(Euro Stoxx 50)는 −0.43%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07%, 일본 닛케이는 −0.02%로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1bp 상승한 3.972%를 나타냈다. 공급 부담 속에 재무부는 이날 20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를 발행한다.

유럽 금리도 혼조세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6bp 오른 2.568%를 기록했으나,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5.5bp 내려 6개월 반 만의 최저치인 4.422%로 떨어졌다. 영국 9월 CPI는 전년 대비 +3.8%로 8월과 동일해 시장 예상(+4.0%)을 하회했으며, 근원 CPI도 +3.5%로 서프라이즈 둔화를 보였다.

루이스 데 긴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현 정책금리 수준이 적절하며 인플레이션 전망은 균형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스왑은 오는 10월 30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2%로 낮게 반영하고 있다.


개별 종목 동향

넷플릭스는 3분기 EPS 5.87달러로 컨센서스 6.94달러를 큰 폭으로 밑돌아 S&P 500과 나스닥 100 하락을 주도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42억2,000만~45억8,000만 달러)가 예상 중간값 45억 달러를 하회하며 −5% 이상 급락했다. 이에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램리서치·AMD·인텔 등 주요 반도체주가 3% 넘게, 아날로그디바이시스·마벨·KLA·ARM·온세미컨덕터도 2% 이상 동반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2% 넘게 빠지면서 코인베이스, 갤럭시디지털, 마라홀딩스, 라이엇플랫폼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3% 이상 밀렸다.

이 밖에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8억5,000만 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 소식에 −12%, GE 버노바는 기대 이하의 3분기 EPS(1.64달러)로 −8% 하락했다. 반면 페가시스템즈는 매출 서프라이즈로 +10%, 힐튼은 연간 EBITDA 가이던스 상향으로 +4% 상승했다. 알파벳(구글)도 자회사 안스로픽이 수십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에 +1%대 올랐다.


오늘의 실적 발표 예정 기업

알코아, AT&T, IBM, 테슬라, 라스베이거스 샌즈, 램리서치 등 50여 개 기업이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용어 설명

MBA 모기지 신청지수는 미국모기지은행협회(Mortgage Bankers Association)가 발표하는 주간 지표로, 주택 구매와 재융자를 위한 대출 신청 변화를 보여준다. 셧다운이란 예산안 통과 지연으로 연방정부 기능이 부분적으로 정지되는 상황을 말하며, 실질 GDP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다빈치 수술 시스템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제작한 로봇 수술 장비로, 최소 침습 수술을 크게 확산시킨 혁신 기술로 평가된다.


기자 코멘트

현재 시장은 반도체 업황 둔화와 정부 셧다운 장기화, 미·중 무역 불확실성이라는 삼중 악재에 직면해 있다. 다만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하고 있다는 점, 연준의 추가 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단기 충격을 흡수할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이익 가시성과 향후 12개월 금리 전망을 면밀히 따져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