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반도체주 약세에 눌리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22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1시 58분 기준,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14% 하락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0.36% 밀렸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방어주 강세에 +0.26%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5년 7월 22일(현지시간) 바차트(Barchart)가 전한 바에 따르면, 같은 시각 9월물 E-mini S&P 500 선물은 -0.17%, 9월물 E-mini 나스닥 100 선물은 -0.37% 내려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실적 부진이 시장을 끌어내리다
가장 직접적인 악재는 NXP 세미컨덕터스의 실망스러운 가이던스였다. 이 회사 주가는 -2% 넘게 빠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전반을 눌렀다. NXP가 제시한 3분기 매출 전망치는 30억5,000만~32억5,000만 달러로, 시장의 기대치(‘위스퍼 넘버’ 33억 달러)를 밑돌았다. 록히드마틴 역시 2분기 순매출(181억6,000만 달러)이 예상치(185억3,000만 달러)를 하회하고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21.70~22.00달러로 크게 낮춰 주가가 -7% 급락했다. 셰윈윌리엄스도 2분기 조정 EPS가 3.38달러로 컨센서스(3.81달러)를 밑돌며 -2% 후퇴했다.
긍정적 재료도 존재
주택 건설업체 D.R. 호턴은 3분기 순매출 2만3,071건으로 예상(2만2,017건)을 웃돌고,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해 +10% 폭등했다. 노스롭그루먼도 연간 조정 EPS 범위를 25.00~25.40달러로 높이자 주가가 9% 넘게 뛰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야간 고점에서 소폭 내려 4.36%(전일 대비 -1bp)로 거래되며 주식 시장엔 일정 부분 완충 작용을 했다. 재닛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이 당장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한 것도 금리 급등 우려를 완화했다.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0개국 이상에 최대 15% 신규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EU·멕시코산 수입품엔 30% 관세, 캐나다 일부 제품엔 35% 관세를 8월 1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는 기업 실적가이던스와 함께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번 주 경제·연준 이벤트
시장 참가자들은 23일(수) 6월 기존주택 판매(-0.7% m/m 예상), 24일(목)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22만7,000건 예상)와 S&P 제조업 PMI(52.5 예상), 25일(금) 6월 자본재 신규주문(방공·항공 제외, +0.2% m/m 예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3%, 9월 16~17일 회의에선 58% 반영 중이다.
실적 시즌 중반, 전망은?
이번 주엔 알파벳과 테슬라를 포함해 S&P500 구성 기업의 약 20%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의 2분기 EPS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세로 개장 전 예상(+2.8%)을 상회하고 있다. 야데니 리서치는 11개 섹터 중 6개만 이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2023년 1분기 이후 최소치라고 지적한다.
해외 증시와 금리 동향
유럽 유로 스톡스 50 지수는 2주 만의 최저치로 -0.64%, 일본 닛케이225는 3주 고점에서 -0.11% 후퇴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5개월 최고치로 +0.62%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유럽 국채금리는 동반 하락해 독일 10년물 금리가 2.603%(-1bp)로 2주 만의 저점을, 영국 길트 10년물은 4.597%(-0.6bp)를 기록했다.
채권 시장 세부 동향
9월물 10년물 미 국채선물(ZN)은 +2틱 반등했다. 파월 의장 교체설이 잦아든 점과 10년 독일 국채 랠리 덕분에 쇼트커버링이 유입됐다.
ECB 분기대출조사에 따르면 “금리 하락은 대출 수요를 일부 끌어올렸지만, 글로벌 불확실성과 무역 긴장으로 전반적인 수요는 여전히 미약”하다
고 평가됐다. 이로 인해 시장은 25일(목)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1%로 낮게 본다.
개별 종목별 움직임
반도체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ARM과 AMD는 -4%대, Nvidia·Broadcom·Lam Research·Micron은 -3%대, Marvell·Applied Materials·KLA는 -2%대 낙폭을 보였다. 소비재 쪽에선 필립모리스가 유기적 매출 성장 전망(6~8%)이 기대치(8.29%)에 못 미쳐 -7% 급락했다. 이큅팍스(-7%), 제너럴모터스(-6%), RTX(-3%)도 부진했다.
반면, 주택 건설주엔 매수세가 집중됐다. D.R. 호턴이 급등한 가운데 펄티그룹(+7%), 레나(+6%), 톨브러더스(+4%)가 동반 상승했다. 헬스케어·IT서비스 업체 IQVIA 홀딩스는 2분기 매출(40억2,000만 달러)이 예상을 웃돌아 +14%로 S&P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낯선 용어 해설
- E-mini 선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운영하는 소형 지수선물로, 표준 계약의 1/5 규모라 개인 투자자도 거래하기 쉽다.
- Whisper Number(위스퍼 넘버): 애널리스트 공식 전망치 외에 시장 참가자들이 ‘속삭이는’ 비공식 기대치다.
- 10-year T-note: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만기 10년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 Swap 시장 확률: 금리스왑 가격에 내재된 중앙은행 정책금리 변동 기대치를 말한다.
- ECB: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유로존 20개국의 통화정책을 담당한다.
기자 견해 및 전망
현재 증시는 실적 모멘텀의 서프라이즈와 무역 불확실성이 상쇄 작용을 하는 구조다. 반도체주 조정이 지수 하방 리스크를 키우지만, 주택·방산·헬스케어 등 일부 업종은 탄탄한 수요와 재무 체력을 입증하며 차별화되고 있다. 특히 10년물 금리가 4.3%대에서 안정을 찾고, 연준이 9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 S&P500은 5,600선 재돌파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8월 1일 예정된 관세 발효 여부가 변동성의 결정적 촉매가 될 수 있어,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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