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3대 지수 동반 하락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반도체주 약세가 다시 불거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S&P 500지수(종목 코드: SPX)는 전장 대비 -0.38% 내렸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DOWI)는 -0.20% 떨어졌다. 나스닥100지수(IUXX) 역시 -0.55% 밀렸다. 시간외 거래 지표인 12월물 E-미니 S&P500 선물(ESZ25)은 -0.37%, 12월물 E-미니 나스닥선물(NQZ25)은 -0.54% 각각 내렸다.
2025년 10월 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장 초반까지만 해도 지수는 전일 급등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전날 23% 급등한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를 포함해 대부분의 반도체주가 차익실현 매물에 눌리며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붐이 실질적인 기업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AI 테마의 빛과 그림자
전날 23% 폭등한 AMD 주가는 이날도 장중 한때 3% 넘게 올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나, 마감 직전 매도세에 상승폭을 반납했다. 세이게이트 테크놀로지(STX) -6%, 램리서치(LRCX) -6% 등 장비주 전반이 크게 밀렸다. KLA(-4% 이상), ASML(-3% 이상), 마이크론·마벨·온세미컨덕터(-2% 이상) 등 주요 종목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AI 인프라 투자 증가 ▶경기 연착륙 기대 ▶연준의 추가 완화 가능성 등을 장기적 호재로 꼽는다. 다만 “단기 과열 신호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
참고: E-미니(E-mini)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상장한 주가지수 선물의 ‘축소형’ 계약을 뜻하며, 개인·기관 투자자 모두가 유동성 있게 거래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 거시 지표·연준 발언
미국 8월 소비자신용 잔액은 전월 대비 3억6,300만 달러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140억 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6개월 만에 가장 작은 폭으로, 소비 모멘텀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매파적 발언도 이어졌다.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수요를 억제해 공급 측 여력을 확보해야만 물가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최근 일부 지표는 스태그플레이션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급격한 금리 인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으로 채권 금리는 장중 상승했으나, 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 속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되며 결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75%→4.127%(-2.5bp)로 되돌아섰다. 이날 실시된 3년물 국채 580억 달러 입찰은 응찰률(bid-to-cover) 2.66배로 최근 10개 입찰 평균(2.60배)을 웃돌았다.*입찰 응찰률이 높을수록 수요가 많다는 의미
■ 연방정부 셧다운 2주 차…시장 불확실성 증폭
연방정부가 2주째 부분 폐쇄 상태에 들어가면서 8일 발표 예정이던 8월 무역수지와 지난주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가 모두 지연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총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며 실업률이 4.7%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정책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15일 예정된 CPI(소비자물가지수) 등 핵심 경제지표조차 발표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렸고, 골드만삭스가 2026년 금 가격 전망을 온스당 4,300달러→4,900달러로 상향 조정하자 금값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역시 ‘디지털 금’ 선호에 따라 동반 강세를 이어갔다.
■ 이번 주 일정 & 기업 실적 가이던스
시장 관심은 9일(수) 공개되는 FOMC 9월 의사록, 10일(목)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 11일(금) 발표되는 미시간대 10월 소비자심리(예상치 54.0)로 쏠린다. 파월 의장이 지역 커뮤니티은행 회의에서 어떤 ‘힌트’를 줄지가 관건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구성기업 중 22%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했지만, EPS 증가율은 +7.2%로 2년 만에 최저가 될 전망이다. 매출 증가율도 5.9%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연방기금 선물 시장은 10월 28~29일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3% 반영 중이다.
■ 해외증시·채권·지표
유럽 스톡스50은 -0.27%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춘절 연휴로 휴장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으나 상승폭은 +0.01%에 불과했다.
독일 8월 공장수주는 -0.8%로 깜짝 감소했으며,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9bp(2.709%) 하락했다. 영국 10년물 길트채권은 1주 최고치(4.758%)에서 뒤로 밀리며 4.719%로 마감했다.
■ 개별 종목 — 하락
세이게이트·램리서치 외에도 애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5% 이상), NXPI, ON, ADI, ASML 등 반도체·장비주가 도미노처럼 밀렸다. 텍스트 시스템즈(AEHR)는 1분기 매출이 1,310만→1,100만 달러(-16%)로 급감한 여파로 -17% 급락했다.
포드(F)는 뉴욕 알루미늄 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이 예상돼 -6% 후퇴했다. 주택건설주(드리호튼·KB홈·레나·펄트그룹·톨브러더스)는 에버코어 ISI가 ‘시장수익률 상회→동등’으로 하향 조정하며 -3% 이상 미끄러졌다.
카맥스(KMX) -4%(스티븐스, 비중 확대→중립), 오토리브(ALV) -3%(UBS, 매수→중립), 달러트리(DLTR) -2%(제프리스, 보유→언더퍼폼), GE헬스케어(GEHC) -2%(씨티, 매수→중립) 등도 부진했다.
■ 개별 종목 — 상승
시티그룹이 “조정 시 매수 기회”를 언급한 앱러빈(APP)이 +7% 급등하며 S&P500·나스닥100 최강 상승률을 기록했다. AMD는 제프리스가 3,000억 달러 목표가를 제시하며 +3% 추가 상승했고, 델 테크놀로지스(DELL)는 AI 수요 확대를 근거로 향후 4년 실적 전망을 상향해 +3% 올랐다.
넷플릭스(NFLX)는 씨포트글로벌이 ‘중립→매수’로 상향하며 목표주가 1,385달러를 제시, +2% 상승 마감했다. 비바 시스템즈(VEEV) +2%(TD 코웬, 보유→매수), IBM +1%(앤트로픽 ‘클로드’ LLM 탑재 발표)도 강세를 보였다. 콘스텔레이션 브랜즈(STZ)는 2분기 매출 24억8,000만 달러로 컨센서스(24억5,000만 달러)를 웃돌며 +1% 상승했다.
■ 향후 실적 발표 일정(10월 8일)
Acuity Inc(AYI), Cal-Maine Foods(CALM), Conagra Brands(CAG), Novagold Resources(NG), Rezolve AI(RZLV), RPM International(RPM) 등이 예정돼 있다.
■ 용어 해설
①스태그플레이션: 경기 침체(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 성장·물가 목표가 충돌해 통화정책 대응이 어렵다.
②Bid-to-Cover Ratio: 국채 입찰에서 총 응찰액을 발행액으로 나눈 값. 2 이상이면 수요가 양호하다는 의미다.
③T-노트/T-본드: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중·장기 국채로, 만기 2~10년은 노트, 20~30년은 본드로 분류한다.
※ 본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