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약세로 나스닥 하락…미 국채 금리 하락이 증시 전반 지지

【뉴욕 증시 마감】 23일(현지시간) 미 증시는 S&P 500 지수가 전장 대비 0.06% 오른 5,601.44,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0.40% 상승한 40,063.23에 마감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0.50% 내린 19,492.37로 혼조세를 보였다. 선물 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01% 상승,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52% 하락했다.

2025년 7월 2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에서는 주택건설주와 방산주의 강세가 지수를 방어한 반면, 반도체주가 대거 하락하며 나스닥을 끌어내렸다. 동시에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4bp 떨어져 1.5주 만에 최저치(4.34%)로 밀리면서 성장주 조정폭을 일부 제한했다.

주요 호재로는 대형 주택건설사 D.R.호턴(DHI)이 3분기(회계연도 기준) 순판매 2만3,071건을 기록, 시장 예상(2만2,017건)을 상회하고 연간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16% 급등한 점이 꼽힌다. 같은 섹터의 퓰트그룹(PHM)이 11% 이상, 레너(LEN)·톨브러더스(TOL)가 8% 이상 오르며 주택건설 업종 전반이 랠리를 펼쳤다.

방산주 노스럽 그러먼(NOC) 역시 연간 조정 EPS를 25.00~25.40달러로 높여 9% 급등했다. 반면, 동종 업종의 록히드마틴(LMT)은 2분기 매출 부진(181억6,000만 달러)과 연간 EPS 가이던스 하향(27달러대→22달러선) 여파로 10% 이상 급락해 대조를 이뤘다.


■ 재무부 장관 발언과 통화정책 기대

미 재무부 베센트 장관은 “파월 의장이 지금 당장 물러날 이유가 없다”며 연준 독립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중 무역관계가 매우 건전한 상태“라며 8월 12일 만료 예정인 무역 휴전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고, 다음 주 스톡홀름에서 중국 측과 회담을 진행할 계획임을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안전자산 선호를 완화하고 채권 매수를 자극해 금리 하락과 주가 방어에 기여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 — 베센트 장관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관세 공세가 남아 있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그는 150개국에 10~15% 관세 인상 예고 서한을 발송한다고 밝혔으며, 8월 1일부터 EU·멕시코산 수입품에 30%, 캐나다 일부 품목에 3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 거시 지표와 연준 전망

이날 발표된 7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는 전월 -8에서 -20으로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 시장 전망치(-2)를 크게 밑돌았다. 지표 부진은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지만, 동시에 통화완화 기대를 부각시켜 채권·주식 동반 강세를 지원했다.

연방기금 선물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5%, 9월 회의에서 58%로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진정과 제조업 지표 악화를 근거로 연준이 연내 최소 한 차례 완화를 단행할 여지를 점치고 있다.


■ 반도체 약세가 나스닥 부담

기술주 가운데 KLA(KLAC)가 4% 넘게 떨어져 나스닥 100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램리서치(LRCX), ARM홀딩스(ARM), 마이크론(MU), 브로드컴(AVGO)이 3% 이상, 시총 대장 엔비디아(NVDA)가 2% 넘게 밀리며 반도체 섹터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이는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메모리 가격 둔화 전망, 관세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제너럴 모터스(GM)가 연간 EBIT 전망(100억~113억7,000만 달러)을 시장 컨센서스 하회하는 수준으로 제시해 8% 하락했고, 에퀴팩스(EFX)·필립모리스(PM)·MSCI 등 주요 소비·서비스주도 각각 8% 가까이 밀리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 이번 주 이벤트 캘린더

시장 참가자들은 주 후반 발표될 거시지표와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24일(수)에는 6월 기존주택판매(전월 대비 -0.7% 예상), 25일(목)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6,000건 증가 예상), S&P 제조업 PMI(52.5 예상), 6월 신규주택판매(+4.3% 예상)가 예정돼 있다. 26일(금)에는 핵심 자본재 수주(항공기 제외)가 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시즌도 알파벳(구글)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본격화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사전 예상치(2.8% YoY)를 상회하는 3.2%로 집계되고 있으며, 11개 섹터 중 6개만이 전년 대비 이익 증가를 보일 것으로 야데니 리서치가 추산했다.


■ 해외 증시 및 금리 동향

유럽유로 Stoxx 50은 0.98% 내려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9.5개월 만의 최고치로 0.62%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3주래 고점에서 소폭 조정(-0.11%)을 보였다.

채권 시장에서는 9월물 10년 T-노트 선물이 7틱 상승했으며, 독일 10년물 연방채 금리는 2.59%로 2주 만의 저점, 영국 10년물 길트는 4.569%로 각각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대출행태조사에 따르면 2분기 대출 수요는 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확실성·무역긴장으로 여전히 부진했으며, 파생시장에서는 이번 주 ECB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이 1%에 그쳤다.


■ 종목별 등락 현황

상승 : D.R.호턴(+16%), 퓰트그룹(+11%), 레너·톨브러더스(+8%↑), 노스럽그러먼(+9%↑), IQVIA(+17%↑, 매출 40억2,000만 달러), 퀘스트다이애그노스틱스(+7%↑), PACCAR(+6%↑, CAPEX 가이던스 상향) 등.

하락 : 록히드마틴(-10%↓), 제너럴모터스(-8%↓), 에퀴팩스(-8%↓), 필립모리스(-8%↓), MSCI(-8%↓), Circle Internet Group(-8%↓), KLA·Lam Research·ARM·Micron·Broadcom(-3~4%↓) 등이 두드러졌다.


■ 용어 설명*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은행 12개 지역 중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연은이 발표하는 지역 경기 지표로, 0 이상이면 확장, 0 이하면 위축 국면을 나타낸다.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선물로, 개인투자자도 접근 가능해 현물 시장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한편, 24일 예정된 실적 발표 기업에는 알파벳(GOOGL), 테슬라(TSLA), AT&T(T), IBM, 서비스나우(NOW) 등을 포함해 S&P 500 종목의 약 20%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