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반등·연준 완화 발언에 미 증시 상승 마감

미국 증시가 반도체주 재반등과 연준(Fed) 고위 인사의 완화적(dovish) 발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금요일 S&P 500 지수는 +0.98%,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8%, 나스닥 100 지수는 +0.77% 올랐다. 파생시장에서는 12월물 E-미니 S&P 선물(ESZ25)이 +1.00%,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Z25)이 +0.78% 상승했다. 장 초반 변동성 확대 속 약세를 보였던 지수들은 반도체 업종 급반등장기물 금리 하락이 겹치며 오후 들어 낙폭을 지우고 상승 전환했다.

2025년 11월 23일(현지시간),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가 “정책금리를 중립 범위에 더 근접하도록 가까운 시일(near term) 내 추가 조정 여지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락했다. 그의 발언 직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주 만의 저점 4.03%까지 하락했고(장중 저점 4.034%), 다음 달 FOMC에서 0.25%포인트(25bp) 추가 인하 가능성은 목요일 35% → 금요일 63%로 높아졌다. 이는 주식시장 전반의 매수세를 촉발하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낙폭 과대주에 강한 반등을 불러왔다.

한편 장 초반에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인공지능(AI)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며 S&P 500과 나스닥 100이 2.25개월 만의 저점을 찍기도 했다. 최근 3주간 반도체 및 AI 인프라 관련주가 집중 매도되며 주요 지수들이 사상 최고치에서 조정 구간에 진입한 흐름이 지속됐지만, 이날은 금리 하락심리 지표 개선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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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심리 개선·물가 기대 하락

미국 11월 S&P 제조업 PMI는 51.9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해 시장 예상치(52.0)에 근접했다. 미시간대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0.7포인트 상향 수정된 51.0을 기록하며 예상(50.6)을 상회했다. 미시간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4.7% → 4.5%로,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3.6% → 3.4%로 각각 하향 수정됐다. 물가 기대의 완화는 장기물 금리에 하방 압력을 가했고, 이는 밸류에이션 민감 업종의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고용 측면의 하방 위험은 커지는 반면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은 완화되고 있다. 그에 따라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가까운 시일 내 중립에 더 근접하도록 추가로 조정할 여지가 있다.” —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

다.

다만 연준 내 시각은 엇갈렸다. 보스턴 연은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인플레이션이 일정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도 “이미 두 차례 인하가 진행된 상황에서, 12월에 다시 인하하려면 인플레이션 둔화나 노동시장 냉각의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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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시장: 국채 랠리·유럽 약세·비트코인 하락

12월물 미 10년 T-노트(선물, ZNZ5)는 +12틱 상승 마감했고, 현물 10년물 수익률은 -2.4bp 하락한 4.061%로 마감했다. 10년 기대 인플레이션(BEI)2.239%6.5개월 내 최저로 내려앉아 채권 강세를 거들었다. 유럽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금리는 1주 저점 2.671%를 찍은 뒤 -1.3bp 내린 2.703%에,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4.0bp 하락한 4.546%에 각각 마감했다.

유럽 지표는 혼조였다. 유로존 11월 S&P 제조업 PMI는 49.7로 예상(50.1)을 하회하며 5개월 내 가장 가파른 위축을 보였고, 종합 PMI는 52.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해 예상과 달리 보합을 지키지 못했다. 영국의 10월 자동차 연료 제외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0%로 예상(-0.5%)보다 부진하며 5개월 내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ECB 부총재 루이스 데 긴도스는 “유로존 경제는 3~4개월 전 기대보다 양호하며, 현재의 금리 수준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ECB의 12월 18일 회의에서 -25bp 인하가 이뤄질 확률을 3%로 반영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2% 이상 하락해 7.25개월 저점을 경신했다.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35% 이상 밀리며 6주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투심 악화가 지속된다는 신호다.


정책·통계: BLS, 10월 CPI·고용 보고서 연기

미 노동통계국(BLS)은 금요일 10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를 취소하고, 11월 CPI를 12월 18일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BLS는 10월 고용보고서도 발간하지 않으며, 해당 수치를 11월 보고서(12월 16일 발표)에 반영하겠다고 예고했다. 연기된 다른 지표들도 순차 발표될 예정이나 구체 일정은 미정이다. 시장은 12월 9~10일 FOMC에서 25bp 추가 인하 확률을 63%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실적 시즌 막바지: ‘어닝 서프라이즈’ 비중 82%

3분기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S&P 500 구성 500개 기업 중 466개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82%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분기 EPS 성장률은 +14.6%로, 당초 예상치인 +7.2%(전년 동기 대비)를 두 배 이상 상회하며 2021년 이후 가장 양호한 분기로 집계됐다.


업종·종목 동향: 반도체·주택건설 강세, 방산주는 약세

주택 건설 및 건자재주10년물 금리 하락의 수혜로 동반 급등했다. 빌더스 퍼스트소스(BLDR) +7% 이상, 디알 호턴(DHI)·모호크 인더스트리(MHK) +6% 이상, 퓰트그룹(PHM)·레나(LEN) +5% 이상, 톨 브라더스(TOL) +4% 이상 상승 마감했다. 금리 민감 업종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며 주택 수요 개선 기대가 재부각됐다.

반도체주는 장 초반 약세를 딛고 급반등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글로벌파운드리즈(GFS) +5% 이상, 온세미컨덕터(ON) +4% 이상 상승했고,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MCHP)·NXP반도체(NXPI)·아날로그디바이스(ADI)·텍사스 인스트루먼츠(TXN)가 +3% 이상 올랐다. 마이크론(MU)·인텔(INTC)·램리서치(LRCX)·퀄컴(QCOM)도 +2% 이상 강세를 보였다. 금리 하락AI 투자 모멘텀이 재평가되며 매수세가 유입된 모습이다.

방산주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러 평화안 초안 소식이 전해지며 약세를 기록했다. L3해리스(LHX) -2% 이상, RTX(RTX)·록히드마틴(LMT) -1% 이상 하락했다.

M&A 및 실적 관련 종목도 눈에 띄었다. 엔비리(NVRI)는 베올리아가 엔비리의 미국 유해 폐기물 업체 클린 어스(Clean Earth)3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28% 이상 급등했다. 아젠타(AZTA)는 지속사업 기준 4분기 매출이 1억5,900만 달러로 컨센서스(1억5,640만 달러)를 웃돌며 +16% 이상 상승했다.

로스 스토어스(ROST)는 3분기 매출 56억 달러로 예상(54.1억 달러)을 상회하고, 4분기 동일점포매출 가이던스를 +3%~+4%로 제시(컨센서스 +2.61%)하며 S&P 500과 나스닥 100 내 상승률 1위를 기록(+8% 이상)했다. 갭(GAP)도 3분기 총 동일점포매출이 +5%로 컨센서스(+3.11%)를 상회하며 +8% 이상 급등했다.

파카(PCAR)는 헤지아이(Hedgeye)가 ‘Best Ideas Long’ 목록에 편입하며 +5% 이상 올랐고, 인튜이트(INTU)는 3분기 순매출이 38.9억 달러로 예상(37.6억 달러)을 상회해 +3% 이상 상승했다. 반면 비바시스템즈(VEEV)는 3분기 조정 총마진이 77.6%로 예상(77.8%)에 못 미쳐 -9% 이상 급락했다. 배스앤바디웍스(BBWI)는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이 비중확대→비중유지로 하향되며 -6% 이상 떨어졌고, 코파트(CPRT)는 1분기 매출 11.6억 달러가 예상(11.8억 달러)에 못 미쳐 -3% 이상 하락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PANW)는 HSBC가 투자의견을 보유→축소, 목표가 157달러로 제시하며 -1% 이상 밀렸다.


국제 증시

해외 증시는 동반 약세였다. 유로스톡스 50은 -0.98% 하락하며 1.75개월 저점으로 밀렸고, 중국 상하이종합은 -2.45%1.25개월 저점, 일본 닛케이225는 -2.40% 하락했다. 글로벌 위험자산이 조정받는 가운데 미 채권 강세와 달러·금리 기대 변화가 자금 흐름을 좌우했다.


향후 일정: 실적 발표(11/24/2025)

11월 24일(현지) 예정된 주요 실적은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A), 아멘텀 홀딩스(AMTM),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KEYS), 우드워드(WWD), 줌 커뮤니케이션즈(ZM)다.


전문가 시각: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연준 커뮤니케이션의 혼조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물가 기대 하향+고용 둔화 리스크’ 조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12월 추가 인하 확률 63%에 반영돼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금리 민감 업종(주택, 성장/반도체)의 상대강도를 지지할 수 있다. 둘째, 실적 모멘텀은 견조하다. 어닝 서프라이즈 비중 82%, EPS 성장률 +14.6%는 이익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셋째, 밸류에이션 부담과 AI 투자 수익화에 대한 회의론은 여전히 ‘변동성의 씨앗’이다. 국채금리 추가 하락이 동반되지 않으면 반등의 지속성은 데이터 의존적일 가능성이 크다.


용어 풀이

베이시스 포인트(bp): 0.01%포인트를 뜻한다. 25bp는 0.25%포인트다.
E-미니 선물: S&P 500·나스닥 1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소형 지수선물로, 유동성과 거래 접근성이 높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BEI): 동일 만기의 명목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 차이로 측정한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다.
동일점포매출(Comparable Sales): 일정 기간 이상 영업한 기존 매장의 매출 변화로, 체인 본업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PMI(구매관리자지수):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50)·위축(<50)을 판단하는 선행지표다.


면책 및 출처

본 보도의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종목에도(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문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기사 말미에 명시된 바와 같이, 본문에 표현된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