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주요 지수 혼조…칩주 약세가 낙폭 키워
S&P500 지수($SPX)는 전일 대비 0.07%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05% 상승했다. 반면 나스닥100($IUXX)은 0.30% 떨어졌다. 9월물 E-미니 S&P 선물(ESU25)은 0.03% 내렸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0.26% 밀렸다.
2025년 7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생산자물가(PPI) 둔화와 월가 대형 은행들의 양호한 실적 덕분에 장 초반 완만한 지지력을 얻었다. 그러나 전일 반등했던 반도체 업종이 ASML의 실망스러운 가이던스 탓에 크게 밀리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낙폭을 확대했다.
파월 해임설…정치 변수로 번진 통화정책 기대
CBS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틀 전 공화당 하원의원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해임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내부 소식통은 “해임을 위해서는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필요하지만, 아직 법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자진 사퇴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보도로 연방기금선물(FF) 시장에서는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전일 3%에서 5%로, 9월 회의 인하 가능성은 58%에서 64%로 각각 높아졌다.
경기·물가 지표: PPI 둔화, 산업생산 개선
6월 미국 PPI는 전월 대비 0%, 전년 대비 2.3% 상승해 시장 예상(0.2%·2.5%)을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0%, 2.6% 상승에 그쳤다. 이는 5월 수정치(2.7%, 3.2%)보다 낮다. 전날 혼재된 CPI와 달리 생산 단계에서의 물가 압력이 아직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0.3% 증가해 예상치(0.1%)를 상회했고, 5월 수치는 -0.2%에서 0%로 상향 조정됐다. 제조업 생산은 0.1% 늘어나 기대치(0%)를 웃돌았다. 뉴욕 연은 서비스업 활동지수(7월)는 -9.3으로 전달의 -13.2에서 개선됐다.
연준은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베이지북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트코인, 트럼프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지로 반등
가상자산 대표 격인 비트코인(^BTCUSD)은 전일 3.3% 급락 후 2.3%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 성향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해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GENIUS Act) 처리를 독려하면서, 관련 규제 완화 기대가 부각됐다. 하원 세입위원회는 이날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기’라는 제목의 청문회를 개최해 친(親) 크립토 기조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무역·관세: 상반된 뉴스, 시장은 일희일비
재무장관 베슨트는 “8월 12일(미·중 협상 시한)을 걱정할 필요 없다”고 밝히며 협상이 ‘매우 좋은 단계’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네시아와의 통상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EU·멕시코산 수입품에 30% 관세(8월 1일 발효), 캐나다 일부 품목 관세를 35%로 인상(현 25%), 구리 반제품에 50% 관세, 제약사 해외 생산분에 최대 200% 관세 부과 방침을 연달아 발표했다. 정치·무역 리스크가 얽히며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다가오는 주간 경제·실적 이벤트
▲17일(목) 6월 소매판매(전월 대비 0.1%·자동차 제외 0.3% 증가 예상),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234,000건 예상), 7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1.0 예상), 7월 NAHB 주택시장지수(33 예상)
▲18일(금) 6월 주택착공(3.3% 증가, 129만8천 가구 예상), 건축허가(0.6% 감소, 138만6천 가구 예상), 미시건대 소비자심리(61.5 예상)가 발표된다.
이날부터 본격화된 2분기 실적 시즌에서 S&P500 기업들의 EPS는 전년 대비 2.8% 증가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Bloomberg Intelligence 기준). 11개 업종 중 6개만 이익 증가가 기대돼 ‘순증 업종’ 수가 2023년 1분기 이후 최소라는 평가가 나온다(Yardeni Research).
국제 증시·금리 동향
유럽 Euro Stoxx 50지수는 0.62%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03%, 일본 닛케이225는 0.04% 각각 내렸다. 9월물 미국 10년물 T-노트 선물(ZNU25)은 9틱 올라 금리는 4.465%로 1.6bp 떨어졌다. 10년 기대인플레이션이 2.410%로 0.4bp 하락한 점이 채권 강세(금리 하락)를 지지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693%(-1.9bp),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656%(+3.1bp)로 엇갈렸다.
단기물은 파월 해임설로 Fed 독립성 훼손→정책 완화 가능성을 반영, 수요가 유입됐다. 반면 장기물은 ‘정치적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약세 요인도 병존했다.
주요 종목별 움직임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테슬라(TSLA)가 2% 이상 상승했고, 아마존(AMZN)이 1% 이상 하락했다.
대형 은행 3사는 장전 호조에도 장중 낙폭을 키웠다. 골드만삭스(GS)는 주식 트레이딩 수익 43억 달러로 기록을 세웠으나 0.6% 하락 전환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C)는 거래 부문 호실적 및 순이자수익 개선에도 2% 이상 밀렸다. 모건스탠리(MS)는 자산관리 부문 순유입 증가에도 3% 넘게 하락했다.
ASML이 내년 보수적 전망을 제시하며 10% 급락, 칩메이커 마벨테크놀로지(MRVL)·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가 4% 이상, 마이크론(MU)·램리서치(LRCX)·KLA(KLAC)가 3% 이상 각각 하락했다.
가상자산 관련주는 강세다. MARA 홀딩스(MARA)·라이엇 플랫폼스(RIOT)는 5% 이상, 코인베이스(COIN)는 3% 이상 뛰었다.
존슨앤드존슨(JNJ)은 2분기 실적과 연간 매출 가이던스 상향으로 5% 넘게 급등했다.
용어 해설 및 추가 정보
PPI(Producer Price Index)는 생산자가 거래 단계에서 경험하는 물가 변동을 측정한다. CPI가 소비자 단계 물가지표라면 PPI는 생산 단계 물가지표로, 통상 1~2개월 선행 신호로 간주된다.
E-미니 선물은 CME(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가지수 선물의 소형 계약이다. 거래 단위가 작아 개인·기관 모두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이 지역별 경제 동향을 종합해 8주 간격으로 발간하는 보고서로, FOMC 정책 결정의 참고문헌 역할을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나 자산에 가치가 고정(페그)된 가상화폐다. 가격 변동성을 낮춰 결제·송금 수단으로 활용도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기자 해설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로 파월 의장 해임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1977년 이래 연준 의장은 임기 중 파면된 사례가 없어, 해임 시 법적 분쟁은 물론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하 기대가, 중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 신뢰 훼손에 따른 국채 매도·달러 약세 가능성이 교차한다. 동시에 반도체 업황에 대한 ASML의 보수적 메시지는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는 기술주 전반에 경고음으로 작용하고 있다.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 만큼, 기업 펀더멘털이 관세·정책 변수와 맞물려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