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제약주 하락에 미국 증시 상승분 반납…S&P500·다우·나스닥 일제히 약세

미국 증시, 장 초반 기록 경신 후 하락 전환

S&P 500 지수(SPX)는 0.37% 내린 5,670.19,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74% 하락한 39,821.14, 나스닥100 지수(IUXX)는 0.55% 떨어진 19,876.43에 각각 마감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선물(ESU25)은 0.43%,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0.60% 하락했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플랫폼스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반도체주대형 제약주의 급락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특히 Arm 홀딩스(ARM)가 13% 넘게 폭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개 제약사에 약가 인하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하면서 제약·바이오 종목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장 초반 랠리를 이끈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FT)메타 플랫폼스(META)였다. 양사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한 데다,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그러나 ARM의 가이던스 쇼크와 제약주 급락이 지수 상승분을 단숨에 소거했다.


경제 지표: 고용은 견조, 소비는 둔화, 물가는 끈적

투자자들은 7월 25일(현지 시각) 발표된 경제지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8,000건으로 전주보다 1,000건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22만 4,000건)보다 양호했다. 이는 미 노동시장 탄탄함을 재확인시킨 수치다.

반면 6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예상치(0.4%)를 하회했다. 소비 둔화가 감지된 셈이다. 동시에 연준의 선호 물가 지표근원 PCE는 전년 대비 2.8% 올라 예상치(2.7%)를 상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고착화됐음을 시사했다.

같은 달 발표된 고용비용지수(ECI)도 0.9% 상승해 예상치(0.8%)를 웃돌았다. 임금·복리후생 상승 압력은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1을 기록, 전달 대비 6.7포인트 오르며 4개월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지만 확장·축소 기준선(50)을 여전히 밑돌았다.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재부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고, 대만·태국·캄보디아와도 각각 관세·무역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멕시코에 대해서는 90일간 현행 관세율을 연장해 협상 시간을 벌었다. 시장은 8월 1일을 관세 발효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시장금리 역시 관세 변수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반응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365%로 0.6bp 하락했다. 공급우려 완화, 월말 듀레이션 연장 수요, 영국 길트 강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근원 PCE·ECI 상향 발표는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기대를 후퇴시켰다. 연방기금선물은 9월 -25bp 인하 확률을 42%, 10월 회의를 36%로 각각 반영 중이다.


주요 업종·종목 동향

① 반도체
Arm 홀딩스가 2분기 조정 EPS 가이던스를 0.29~0.37달러로 제시, 컨센서스(0.35달러) 중간값을 하회하자 주가가 13% 급락했다. 글로벌파운드리(GFS) -5%, KLA(KLAC)·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마이크론(MU)·텍사스 인스트루먼트(TXN)가 4% 이상 내렸다.

② 제약·바이오
트럼프 대통령이 약가 인하를 압박한 여파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Y) -5%대, 머크(MRK) -4%대, 일라이 릴리(LLY) -3%대, 화이자(PFE)·암젠(AMGN)·길리어드(GILD)·버텍스(VRTX)는 2% 이상 약세를 기록했다.

③ 개별 실적 쇼크
얼라인 테크놀로지(ALGN)는 3분기 매출 전망치를 9억 6,500만~9억 8,500만 달러로 제시, 예상치(10억 4,0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아 36% 폭락했다. 백스터 인터내셔널(BAX) -22%, 인터내셔널 페이퍼(IP) -12%, 퀄컴(QCOM) -7%, 유나이티드헬스(UNH) -6%, 램리서치(LRCX) -4%로 뒤를 이었다.

④ 호실적·강세주
메타 플랫폼스는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올해 자본 지출 전망치를 660억~720억 달러로 상향하며 11% 급등, 나스닥100 상승폭을 일부 방어했다. eBay(EBAY) +18%, CH로빈슨(CHRW) +18%, 카르바나(CVNA) +17%, 웨스턴디지털(WDC) +10%,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NCLH) +9%, 헌팅턴 잉걸스(HII) +7%, 마이크로소프트 +3% 등이 강세를 보였다.


실적 시즌·향후 일정

이번 주는 S&P500 편입기업의 38%가 실적을 발표, 지난주의 두 배에 달하는 바쁜 일정이 전개된다. 현재까지 55% 이상이 실적을 공개했으며, 그 중 82%가 순이익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분기 S&P500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추정, 시즌 시작 전 예상치(+2.8%)를 웃돌고 있다고 집계했다.

8월 1일 장 마감 이후에는 애플아마존의 실적이 예정돼 있다. 이는 추세적 AI·클라우드 투자 확대 여부, 소비 침체 타개 전략 등 시장 방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발 관세 변수와 연준의 완화적 전환 가능성이 맞물려 단기 변동성 확대를 예상한다. 특히 반도체·제약 같은 고밸류 섹터는 정책 리스크에 민감해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이 강조된다. 동시에 메타·마이크로소프트 사례처럼 AI 투자 가속은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8월 1일 관세 발효 전까지의 무역 협상 진전, 7월 비농업고용지표(예상 +10만 9,000명), 7월 ISM 제조업지수(예상 49.5),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예상 61.8) 등이다. 데이터가 연준 목표인 2% 물가 안정 경로와 괴리를 보인다면, 9월 FOMC 회의 시점에 금리 동결→인하로의 기울기가 재조정될 수 있다.


용어·배경 설명

① E-미니 선물은 S&P·나스닥 등 대형 지수를 기초로 한 소액 선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방향성을 미리 가늠할 때 널리 활용한다.
② 근원 PCE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에서 음식·에너지를 제외한 수치로,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③ 고용비용지수(ECI)는 임금·급여뿐 아니라 복리후생 비용까지 반영해 나타내는 지표로 임금 인플레이션을 측정한다.

S&P 500 선물 차트
10년물 미 국채 차트

이처럼 지표·정책·실적이 복합적으로 얽힌 환경에서, 투자자는 리스크 관리와 함께 AI·클린에너지·방위산업 등 구조적 성장 섹터에 대한 점진적 비중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