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제약주 약세에 초반 상승분 반납한 뉴욕증시

뉴욕증시가 31일(현지시간) 장 초반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서 되돌림을 보이며 하락 마감했다. S&P500지수($SPX)는 전장 대비 -0.37% 내린 5,693.23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DOWI)는 -0.74% 빠진 39,412.24에, 나스닥100지수($IUXX)는 -0.55% 하락한 20,524.36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500 선물(ESU25)은 -0.43%,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0.60% 떨어졌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2주 만의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특히 ARM 홀딩스(ARM)가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시장 기대 이하로 제시하며 주가가 -13% 이상 급락,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개 제약사에 의약품 가격을 대폭 인하하라는 서한을 발송하면서 제약·바이오 대형주도 동반 하락했다.

그러나 장 초반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S&P500과 나스닥100 양대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메타 플랫폼스(META)가 탄탄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AI 설비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막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생태계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약속해 시장 기대감을 자극했다.


경제 지표

이날 발표된 지표는 엇갈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000건 증가한 21만8,000건으로 집계돼 시장 전망치(22만4,000건)보다 양호했다. 반면 6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예상치(+0.4%)에 못 미쳤다. 개인소득은 +0.3% 늘어 예상치(+0.2%)를 상회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시장 예상치(+2.7%)보다 높았다. 또한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0.9%로 예상치(+0.8%)를 웃돌며 임금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1로 네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근원 PCE가 여전히 2% 목표치를 상당폭 웃돌고 있어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통상·정책 이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대만과도 유사한 수준의 합의가 임박했다고 언급했으며, 태국·캄보디아와는 휴전을 전제로 교역협상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에 적용 중인 관세도 90일 연장해 협상시간을 확보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8월 1일로 설정된 ‘초고율 관세’ 발효 시한을 주시하고 있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 Futures)은 9월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42%, 10월 회의에서는 36%로 반영하고 있다.


실적 시즌

이번 주는 S&P500 기업의 38%가 실적을 공개하는 ‘초대형 실적 주간’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55%의 기업이 보고를 마쳤으며, 이 중 82%가 순익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2분기 S&P500 전체 순익은 전년 대비 +4.5% 증가해 시즌 개막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돈다.

국제 금융시장

유럽 Euro Stoxx 50지수는 2.5주래 최고치에서 -1.36% 하락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8% 밀려 1주 만의 저점을 기록했고, 일본 니케이225는 +1.02% 상승했다.

국채시장에서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2틱 상승 마감, 현물금리는 4.365%%로 0.6bp 내렸다.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3.5주 만의 최저치(4.557%)까지 떨어졌다.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은 2.381%로 1주 만의 저점을 찍으며 채권 강세에 힘을 보탰다.


종목별 등락

반도체 : ARM (-13%↑ 후 -13%↓) 쇼크 여파로 글로벌파운드리즈(GFS -5%↓), KLA·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마이크론·TI 등 -4%대, ASML·NXP -3%대 하락.
제약 : 트럼프 약값 인하 서한 발송에 BMY -5%↓, MRK -4%↓, LLY -3%↓, PFE·AMGN·GILD·VRTX -2%대.
대형 호재 : META +11%↑, MSFT +3%↑.
기타 : eBay +18%↑, CH Robinson +18%↑, 카르바나 +17%↑, 웨스턴디지털 +10%↑, 노르웨이지안크루즈 +9%↑, HII +7%↑. 반면, 얼라인테크놀로지 -36%↓, 백스터 -22%↓, 인터내셔널페이퍼 -12%↓, 퀄컴 -7%↓, 유나이티드헬스 -6%↓, 램리서치 -4%↓.

※ 용어 풀이
E-미니: CME(시카고상품거래소)가 상장한 주가지수 선물의 소형 계약. 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 국채와 물가연동채(TIPS) 금리 차로 계산한 시장 예상 인플레이션. 근원 PCE: 식료품·에너지 제외 개인소비지출 물가로 연준의 목표물가 지표다.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근원 인플레이션과 고용비용이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아 9월 연준 회의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재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 비용이 올라 성장 기대를 잠식할 수 있어 향후 1~2개월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반면, IT 초대형주의 견조한 실적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상쇄하고 있어 조정 시 AI·클라우드·반도체 장비 섹터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