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제약주 급락에 뉴욕 증시 상승분 반납…다우 2주 만에 최저

[뉴욕 증시 마감] 31일(현지시간) S&P500 지수(SPX)는 -0.37% 내린 5,587.42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는 -0.74% 하락한 39,112.47에, 나스닥100 지수(IUXX)는 -0.55% 떨어진 19,695.21에 각각 장을 마쳤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 선물(ESU25)은 -0.43%,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U25)은 -0.60% 밀렸다.

2025년 8월 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증시는 장 초반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플랫폼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S&P500과 나스닥100이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이후 반도체 및 제약주의 동반 급락으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설계업체 ARM 홀딩스(ARM)가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컨센서스(0.35달러) 하단인 0.29~0.37달러로 제시하면서 주가가 -13% 폭락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파운드리즈(GFS) ‑5%, KLA(KLAC)·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마이크론(MU)·텍사스인스트루먼츠(TXN) ‑4% 이상,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CHP)·ASML·NXP반도체 ‑3% 이상 등 전(全) 반도체 종목이 동반 하락했다.

제약 업종도 부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개 제약사에 약가 인하 요구 서한을 발송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Y) ‑5% 이상, 머크(MRK) ‑4% 이상, 일라이릴리(LLY) ‑3% 이상, 화이자(PFE)·암젠(AMGN)·길리어드사이언스(GILD)·버텍스파마(VRTX) ‑2% 이상이 일제히 밀렸다.

같은 날 발표된 거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27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8,000건으로 전주 대비 1,000건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224,000건)보다는 양호했다. 6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3% 증가해 예상치(+0.4%)를 밑돌았으나, 개인소득은 +0.3% 늘어 컨센서스(+0.2%)를 웃돌았다.

연준(Fed)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6월 근원 PCE 물가는 전년 대비 +2.8% 상승해 예상치(+2.7%)를 상회했다. 또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도 전기 대비 +0.9% 올라 시장 전망(+0.8%)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42%로 집계됐다.

7월 MNI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 대비 6.7p 상승한 47.1을 기록, 4개월래 최고치를 찍었다. 반면 6월 개인소비가 기대치를 하회한 점은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시장은 8월 2일 예정된 7월 비농업 고용(+109,000명 예상), 실업률(4.2% 예상) 및 시간당 임금(+0.3% m/m, +3.8% y/y 예상) 등을 주시하고 있다.

무역 이슈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대만, 태국, 캄보디아와도 관세 협정 초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멕시코에 대해서는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현행 관세를 90일 연장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9월물 미 10년물 국채선물(ZNU25)이 전일 대비 2틱 상승했고, 10년물 금리는 4.365%로 0.6bp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1주일 만에 최저치(2.381%)로 떨어진 데다, 포트폴리오 듀레이션 조정을 위한 월말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근원 PCE와 EC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금리 낙폭은 제한됐다.

유럽 증시에서는 유로스톡스50이 2.5주 만의 고점에서 ‑1.36% 하락했으며,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695%로 1bp 내려갔다. 독일 7월 소비자물가조화지수(HICP)는 전년 대비 +1.8%로 10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도 극명한 희비를 보였다. 메타 플랫폼스(META)는 2분기 매출 475억3,000만 달러로 예상(448억3,000만 달러)을 크게 상회했고, 연간 설비투자(CapEx)를 660억~720억 달러로 상향하며 주가가 +11% 급등했다. 반면 투명교정기 업체 어라인테크놀로지(ALGN)는 매출 부진과 3분기 가이던스 하향으로 ‑36% 폭락, S&P500 내 최하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 퀄컴(QCOM)은 휴대폰 부문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7% 급락했고, 바텍스인터내셔널(BAX) ‑22%, 인터내셔널페이퍼(IP) ‑12%,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 ‑6%, 램리서치(LRCX) ‑4% 등 대형주 전반이 하락했다.

반면 eBay(EBAY)는 매출·가이던스 호조로 +18%, CH 로빈슨(CHRW)도 실적 서프라이즈와 증권사 상향조정 영향으로 +18%, 카바나(CVNA) +17%, 웨스턴디지털(WDC) +10%, 노르웨이지언크루즈라인(NCLH) +9%, 헌팅턴잉걸스(HII) +7%, 마이크로소프트(MSFT) +3% 등은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AI(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관세·물가·노동비용 등 거시 변수와 업종별 실적 변동성이 단기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용어 해설 근원 PCE 물가(Core PCE Price Index)는 개인소비지출(PCE)에서 변동성이 큰 음식·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지표로, 연준이 물가목표(2%) 관리에 핵심적으로 활용한다. 고용비용지수(ECI)는 임금과 복리후생 등을 종합한 노동비용 지표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한편 1일(현지시간) 마감 후에는 애플과 아마존닷컴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 핵심 종목의 실적이 예정돼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EPS 성장률은 사전 전망치(+2.8% y/y)를 웃도는 +4.5%로 집계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55%가량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2%가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향후 일정 8월 1일에는 쉐브론(CVX)·엑슨모빌(XOM)·모더나(MRNA)·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REGN) 등 대형주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