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빅테크 동반 후퇴에 뉴욕증시 혼조 마감

■ 뉴욕 3대 지수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S&P500지수가 전장 대비 0.59% 하락한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2% 소폭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100지수는 1.39% 밀려 1주일 반 만의 최저치에 마감했다. 같은 날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54%,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37% 내렸다.

2025년 8월 20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장중 반도체주와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대형 기술주가 동반 약세를 보이며 지수 전반을 압박했다. 다우지수는 홈디포 강세 덕분에 낙폭을 상쇄했지만, S&P500과 나스닥100은 상대적으로 큰 폭 하락했다.

S&P500 차트

■ 홈디포가 다우지수 견인

주택자재 소매업체 홈디포(HD)는 장 초반 약세를 딛고 3% 넘게 상승, 다우지수를 사상 최고치(장중 기준)로 끌어올렸다. 7월 동일점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지지했다. 이어 로우스(LOW)·타깃(TGT)이 21일, 월마트(WMT)가 2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 금리·채권시장 동향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bp(0.03%p) 하락한 4.30%를 기록했다. S&P글로벌레이팅스가 미국의 장·단기 신용등급(AA+, A-1+)을 유지하며 “관세 수입이 재정적자를 어느 정도 상쇄할 것”이라고 평가한 점이 채권 가격을 끌어올렸다.

■ 주택 지표 ‘엇갈림’

7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5.2% 늘어난 142만8천 채로, 시장 예상(129만7천 채)을 웃돌았다. 반면 주택건축허가는 2.8% 줄어든 135만4천 건으로 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 향후 주택 공급 둔화 우려를 키웠다.

■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진전

외교 현안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날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영토 교환’ 문제를 추후 논의하는 조건으로 평화협정 안전보장에 미국이 참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조기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며, 영국·프랑스가 평화협정 일환으로 병력 파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이번 주 주목 이벤트

시장 관심은 관세 정책과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진전에 쏠려 있다. 21일에는 7월 FOMC 의사록 공개, 22일에는 주간 실업수당청구(22만5천 건 전망)·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6.7 예상)·S&P 제조업 PMI(49.8 예상)·7월 기존주택판매(-0.3% 예상) 등이 발표된다. 23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와이오밍 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경제전망 연설에 나선다.

■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400여 종 소비재(오토바이·자동차 부품·가구 부속·식탁용품 등)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확대 적용, 18일부터 선적 중인 물품까지 소급 적용했다. 그는 “다음 주 또는 그다음 주에 반도체‧칩에도 100% 관세를 매기겠다”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을 옮기는 기업은 예외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의 관세 휴전은 11월까지 90일 연장했고,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을 이유로 대(對)인도 관세를 50%로 상향했다.

■ 연준 정책 기대 약화

연방기금선물시장은 9월 16~17일 FOMC에서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7%(지난주 93% →)로, 10월 28~29일 추가 인하 가능성을 54%로 각각 반영 중이다. 지난주 발표된 7월 소비자‧생산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점이 인하 기대를 일부 후퇴시켰다.

■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해 시즌 개시 전 예상(2.8%)을 크게 웃돌았다. 92%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2%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해외 증시·채권

유럽 유로 Stoxx50 지수는 4.75개월 만의 최고치로 0.89%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래 고점에서 소폭(0.02%) 하락했으며, 일본 닛케이225는 사상 최고치 경신 뒤 0.38% 조정을 받았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1.3bp 내려 2.750%,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0.2bp 올라 4.740%를 기록했다.

■ 전문용어 해설
E-미니 선물은 CME가 소액 투자자를 위해 내놓은 지수선물로, 정규 상품 대비 계약 규모가 5분의 1 수준이다.
Magnificent Seven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플랫폼스·엔비디아·테슬라 등 시가총액 상위 7대 빅테크를 일컫는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기관으로, 연 8회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개별 종목 동향

대장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엔비디아(NVDA) ‑3%대, 메타플랫폼스(META) ‑2%대, 알파벳(GOOGL)·아마존(AMZN)·마이크로소프트(MSFT)·테슬라(TSLA)는 1%대 하락했고, 애플(AAPL)도 0.14% 밀렸다.

반도체 섹터 역시 약세였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가 GF증권의 매수→보유 하향 조정으로 5% 넘게 급락, 마벨테크(MRVL)·ARM홀딩스(ARM)도 4~5% 내렸다. 브로드컴(AVGO) ‑3%, 퀄컴(QCOM)·마이크로칩(MCHP)·온세미(ON)·글로벌파운드리(GFS)·NXP(NXPI)·마이크론(MU)이 1% 이상 하락했다.

바이오 업체 바이킹 테라퓨틱스(VKTX)는 경구형 체중 감량제 2상 임상에서 28%가 내약성 문제로 투약을 중단, 주가가 42% 폭락했다.

파브리넷(FN)은 데이터통신 매출 둔화를 전망하며 12% 급락했다. 아머 스포츠(AS)는 3분기 영업마진 가이던스(12~13%)가 컨센서스(13%)를 밑돌아 4% 이상 빠졌다. 버티브 홀딩스(VRT)는 GLJ리서치가 ‘매도’ 의견으로 커버리지 개시, 4%대 하락했다.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MDT)은 1분기 조정 영업마진(23.6%)이 기대(23.7%)에 못 미쳐 2%대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인텔(INTC)은 소프트뱅크가 20억 달러 규모 지분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에 6% 급등, S&P500·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JB헌트(JBHT)·나이트스위프트(KNX) 등 화물운송주도 3% 이상 상승했고, 올드 도미니언(ODFL)·페덱스(FDX)·슈나이더(SNDR)는 2%대, CSX 1%대 강세를 보였다.

베스트바이(BBY)는 써드파티 판매 플랫폼을 새롭게 도입해 온라인 상품 수를 두 배 이상 확대한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팔로알토네트웍스(PANW)도 2026년 매출 전망(104.8억~105.3억 달러)이 컨센서스(104.4억 달러)를 상회, 3%대 상승했다.

프로로지스(PLD)는 미즈호증권의 투자의견 ‘중립→아웃퍼폼’과 목표주가 118달러 제시에 5% 뛰었다.


향후 실적 캘린더(8월 20일 발표 예정)

아날로그 디바이스(ADI), 코티(COTY), 에스티로더(EL), 로우스(LOW), 노드슨(NDSN), 타깃(TGT), TJX(TJX) 등 7개 종목이 장 마감 뒤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 본 기사에서 언급된 종목·지표·정책 관련 정보는 투자 자문 목적이 아니며, 작성자(리치 애스플런드)는 언급 종목에 직·간접적 이해관계가 없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