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가 UPM 키멘네(UPM Kymmene)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 Weight)’에서 ‘중립(Equal Weight)’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22유로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는 지속적인 펄프 가격 반등의 부재와 펄프 및 그래픽(인쇄)용지 전반의 구조적 압력을 이유로 들며, 현 시점에서 주가를 견인할 명확한 촉매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2025년 11월 2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는 UPM에 대한 보고서에서 중기 펄프 수요 성장률이 연간 0~2%y/y 수준에 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과거 대비 둔화된 흐름으로, 중국 내 대체(서브스티튜션) 확대, 최종 수요시장 약화, 교역 불확실성 등을 복합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중국·인도네시아·브라질의 신증설이 이어지는 만큼, 지속 가능한 펄프 가격 랠리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인쇄)용지 부문도 구조적 역풍이 이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바클레이즈는 UPM이 감산·감설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이 약 70% 수준에 머물고 있고, 가격도 여전히 압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2027년 일부 고정비 절감은 기대되지만, 커뮤니케이션(그래픽·인쇄) 페이퍼 부문의 이익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핵심 판단 요약
• 투자의견 하향: UPM, Over Weight → Equal Weight
• 목표주가: 22유로
• 핵심 논리: 중기 펄프 수요 0~2% 성장 전망, 중국·인도네시아·브라질 신규 증설로 가격 상단 제한
• 사업부 동향: 그래픽용지 가동률 약 70%, 가격 압박 지속, 2026~2027년 고정비 절감 기대
• 자본배분: 첨단소재 분야의 볼트온 인수 우선 가능성 → 단기적 주주환원 매력 제한
SCA 투자의견 ‘중립’ 상향…목표주가 115크로나
바클레이즈는 SCA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Equal Weight)’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15스웨덴크로나(SEK)로 제시했다. 최근 기간 동안의 주가 부진을 거치며 현재 주가가 기본체력(펀더멘털)을 더 잘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SCA의 컨테이너보드 및 제재목(우드 프로덕트) 부문에서의 높은 마진, 핀란드·미국·캐나다 경쟁사 대비 낮은 펄프 생산원가, 그리고 2026년부터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완화되면서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바클레이즈는 SCA의 재무구조(대차대조표)가 견고하여 추가적인 주주환원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원가경쟁력이 낮은 고비용 생산자들이 설비를 감산·폐쇄할 경우, SCA의 저원가 공장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포지셔닝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스토라 엔소·홀멘은 투자의견 ‘중립’ 유지…홀멘 목표가 315크로나로 하향
스토라 엔소(Stora Enso)와 홀멘(Holmen)에 대해서는 투자의견 ‘중립(Equal Weight)’을 유지했다. 다만 홀멘의 목표주가는 315크로나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반적인 섬유·제지 밸류체인에 남아 있는 구조적 도전과, 수요·가격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UPM 전망: 촉매 부재와 구조적 압력의 교차
바클레이즈의 UPM 하향 조정은 주가 재평가를 이끌 ‘지속 가능한 펄프 가격 반등’이 부재하다는 점을 핵심 사유로 삼는다. 펄프는 인쇄·포장·위생용지 등 광범위한 용도에 쓰이는 제지 산업의 기초 원재료다. 중국·인도네시아·브라질의 증설은 글로벌 공급 탄력성을 높여 가격 상단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수급 타이트닝에 기반한 강한 가격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약화시킨다. 여기에 중국 내 소재 대체 움직임, 최종 수요 둔화, 교역 불확실성이 겹치며 연 0~2%대의 저성장 전망이 제시됐다.
한편, 그래픽(인쇄)용지 부문은 디지털 전환과 광고·출판 패턴 변화가 중첩되면서 구조적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아왔다. 바클레이즈는 UPM이 능력 감축을 진행했음에도 가동률이 약 70%로 낮고, 가격 역시 회복 탄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문에서의 고정비 절감 효과가 2026~2027년에 일부 가시화되더라도, 팬데믹 이전 이익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자본배분 측면에서 바클레이즈는 UPM이 주주환원 확대보다는 ‘첨단소재’ 영역의 볼트온 인수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볼트온 인수는 기존 사업과의 근접 시너지를 노리는 소규모 보완적 인수를 의미한다. 이는 중장기 경쟁력 강화 관점에선 합리적일 수 있으나, 단기 주가 매력(배당·자사주 매입 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립’ 판단의 근거로 제시됐다.
SCA의 상대적 강점: 마진·원가·현금흐름
바클레이즈가 SCA를 ‘중립’으로 상향한 배경에는 컨테이너보드와 제재목 부문에서의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익성과, 글로벌 동종사 대비 낮은 펄프 생산원가가 자리한다. 특히 핀란드·미국·캐나다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의 원가경쟁력은 가격 변동성 구간에서도 이익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 2026년 전후로 Capex(설비투자)가 완화되며 자유현금흐름이 증가할 가능성이 언급됐다. 재무구조의 건전성은 추가 주주환원 여지도 넓힐 수 있는 요소다.
또한 원가곡선 하단에 위치한 저비용 제지·펄프 설비는 업황 조정기에도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거나 확대할 여지가 크다. 바클레이즈는 고비용 업체가 생산능력을 축소할 경우, SCA가 수요 이동의 수혜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단기 모멘텀보다는 중기 경쟁력 기반의 리레이팅 가능성을 시사한다.
스토라 엔소·홀멘: ‘중립’ 유지의 함의
스토라 엔소와 홀멘에 대한 ‘중립’ 유지와, 홀멘 목표가를 315크로나로 소폭 하향한 결정은 펄프·제지 밸류체인의 구조적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수요 회복의 기울기, 지역별 증설의 시차, 고비용 설비의 조정 속도에 따라 수익성과 밸류에이션의 격차가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내재되어 있다. 현 구간에서 원가경쟁력 및 자본배분 기조가 종목 간 차별화 요인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용어 정리 및 맥락 설명
• ‘중립(Equal Weight)’ / ‘비중확대(Over Weight)’: 브로커리지 하우스가 제시하는 상대적 투자 의견이다. ‘중립’은 시장 수익률과 유사한 성과를, ‘비중확대’는 시장 대비 초과성과를 각각 기대한다는 의미다.
• 펄프(Pulp): 제지의 핵심 원재료로, 목재·비목재 섬유에서 추출한 섬유질을 가공한 것이다. 펄프 가격은 공급(신증설·감산)과 수요(인쇄·포장·위생 등 최종 수요), 물류·교역 환경에 의해 크게 변동한다.
• 그래픽(인쇄)용지 / 커뮤니케이션 페이퍼: 출판·광고·오피스 인쇄 등에 쓰이는 용지군을 포괄한다. 디지털 전환 및 광고 예산 배분 변화로 구조적 수요 감소 요인이 존재한다.
• 컨테이너보드(Containerboard): 골판지 상자의 원지로, 전자상거래·유통과 밀접하다. 경기 민감성과 함께 원가·가격 전가력이 마진에 영향을 준다.
• 볼트온 인수(Bolt-on M&A): 기존 사업과 근접한 카테고리에서 규모가 비교적 작은 회사를 사들여 시너지·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전략이다. 대형 인수 대비 리스크는 낮지만, 단기 주주환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
• Capex(설비투자)·자유현금흐름(FCF): Capex가 줄면 현금 유출이 감소해 FCF가 개선될 수 있다. 이는 부채 축소나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재원 확대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종합 평가
바클레이즈의 최신 뷰는 ‘공급증설과 구조적 수요 둔화’라는 이중 구도를 전제로 한다. UPM의 경우 펄프 가격의 지속적 랠리에 대한 가정이 약해지고, 그래픽용지 부문의 구조적 부담이 이어지는 만큼, 단기 리레이팅 촉매가 부재하다는 진단이다. 반면 SCA는 원가·마진·현금흐름 측면의 상대적 강점을 통해 밸류에이션의 기초 체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토라 엔소와 홀멘은 구조적 불확실성 속에서 중립적 기대치를 유지하는 접근이 합리적이라는 시그널이다.
결론적으로, 저원가 체질과 보수적 Capex, 유연한 자본배분이 향후 사이클에서의 차별화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공급증설의 파고를 정면으로 맞고 있는 업체·사업부는 비용 효율화·포트폴리오 재편이 성과로 연결되기 전까지는 밸류에이션 트래핑에 직면할 수 있다. 이번 바클레이즈의 조정은 ‘주가 촉매의 가시성’과 ‘원가 경쟁력의 질’이 제지·펄프 업종의 핵심 판단축임을 재확인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