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 럭셔리 시계 관세 인상에도 ‘와치스 오브 스위스’ 전망 상향…미국 고소득층 구매력 ‘여전’

런던 증시에 상장된 와치스 오브 스위스 그룹(Watches of Switzerland Group·WOSG)의 주가 잠재력이 다시 한 번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Barclays)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애널리스트 노트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425펜스로 제시했다. 이는 9월 29일 종가(365펜스) 대비 약 16.6%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는 미국 시장의 고소득 소비자들이 최근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상승을 큰 어려움 없이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하방 위험이 완화되고 위험·보상(Risk-Reward) 구조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메모에서 “브랜드들의 초기 코멘트를 종합하면,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럭셔리 시계를 구매하고 있다”면서 이를 “투자 논리에 점진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관세 효과를 가격에 전가했음에도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된 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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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별 가격 인상 현황

브랜드별 대응은 상이했다. Patek Philippe는 미국 내 가격을 약 15% 인상해 ‘상위권(high end)’에 속했으며, 스와치 그룹(Swatch Group)은 6~10% 수준으로 제한했다. 스와치 CEO 닉 하이젝(Nick Hayek)은 “

미국 시장은 지금 ‘붐(blooming)’을 이루고 있다

”며 8월 말 기준 미국 매출이 5% 성장했다고 밝혔다.

Rolex는 아직 공식적인 가격 조정을 단행하지 않았지만, 3%가량의 이전 인상분 이후에도 견조한 판매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바클레이즈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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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39%에도 흔들리지 않은 실적

와치스 오브 스위스는 8월 31일 종료된 18주간의 거래 업데이트에서 “전 기간에 걸쳐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거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스위스 시계 수입에 39% 관세가 부과된 이후 새로운 가격 조정이 발표되기 전에 나온 수치다.

바클레이즈는 업데이트 내용을 근거로 시나리오 분석을 수정했다. 기본 시나리오(base case)에서 주당순이익(EPS) 감소 폭은 기존 ‘–2% ~ –11%’에서 ‘0% ~ –5%’로 축소됐다. 공급이 제한된(supply-constrained) 브랜드의 물량은 변동이 없고, 그 외 브랜드는 판매량이 최대 12.5% 감소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 관세·공급 제약 용어 해설
관세는 특정 국가에서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이번 사례처럼 미국이 스위스산 시계에 39%를 부과하면 현지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공급 제약’ 브랜드란 생산량이나 유통량이 제한돼 있어 가격이 아닌 희소성이 가치의 핵심이 되는 브랜드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파텍필립·롤렉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 주가 적정가치·실적 전망

가격 인상률은 공급 제약 브랜드 13%, 그 외 브랜드 7.5%를 적용한 결과, 주당 공정가치는 323펜스(–9%)에서 511펜스(+43%) 범위를 형성했다. 바클레이즈는 “파텍필립이 수요 부진을 체감했다면 이처럼 과감한 인상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른 시장으로 물량을 전환한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와치스 오브 스위스의 미국 평균 판매가격(ASP)은 영국 대비 56% 높다. 뉴욕·라스베이거스·애틀랜타·플로리다 등 고소득 소비층이 밀집한 지역에 매장을 운영하는 전략이 유효했다.

7월 회사 측은 “미국 시장은 가격 인상 영향이 제한적이며 전반적으로 강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지만, 2023년 영국 시장은 큰 폭의 가격 인상 여파로 수요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바클레이즈는 조정 EPS를 2026회계연도 42.6펜스, 2028년 48.8펜스로 전망했다. 매출은 2025년 16억5,000만 파운드에서 2028년 19억3,000만 파운드로 성장하고, EBITDA 마진은 평균 11.2%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도 EPS 하락폭은 –3% ~ –13%로 완화돼, 이전(–6% ~ –19%) 대비 ‘최악의 경우’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와 같은 분석 결과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리스크 대비 잠재 수익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 기자 해설: 관세 환경 속 럭셔리 시계 산업의 시사점

이번 보고서는 “가격 결정력이 곧 브랜드 경쟁력”이라는 럭셔리 산업의 본질을 재확인시킨다. 관세·환율·경제 침체 등의 변수에도 불구하고, 희소성이 확보된 브랜드는 소비자 충성도를 기반으로 가격 전가 능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미국 시장의 고소득층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도 소비 여력을 유지하고 있어, 럭셔리 시계 리테일러의 장기 성장 스토리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비(非)공급 제약 브랜드의 실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업계는 가격 인상분을 얼마나 ‘단계적’으로 반영할지, 그리고 중고 시장·온라인 플랫폼과의 가격 차별화 전략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꼽힌다.

결국 투자자에게는 공급 제약 브랜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 소비자에게는 긴 대기 목록(wait-list)리셀 가치를 고려한 구매 전략이 요구된다. 관세 변수가 촉발한 가격·수급 재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미국 시장의 충성 고객들이 얼마나 강력한 버팀목이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