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ECB)이 2026년 말까지 현행 정책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바클레이스의 새 전망이 나왔다. 이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연내 25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p 인하를 예상했던 기존 시각에서 크게 선회한 것이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2026년 12월 말까지 일체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한 주요 정책위원들이 향후 금리 경로와 관련해 ‘확신이라 부를 만한 근거’를 거의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최근 결정 및 시장 배경
ECB는 지난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속 세 번째로 주요 금리를 동결했다. 올 6월, ECB는 예금금리(Deposit Facility Rate)를 절반 수준인 2%로 전격 인하해 역사적 고점이었던 4%에서 2%로 낮췄는데, 이후 경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은 현재 ‘좋은 위치’에 와 있다”며 유로존의 낙관적 변화를 언급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15% 관세 합의, 그리고 미·중 간 희토류·핵심 광물 1년 협정 등으로 성장 하방 위험이 완화됐다.” —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무역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 요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31일 한국에서 회담 후 “amazing”한 성과를 자평했지만, 구체적 이행 방안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금융시장은 신중 모드다. 특히, 희토류·펜타닐 관련 관세를 10%로 감축한다는 미 발표가 실제 교역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유로존 경기 지표 – ‘예상 밖 탄력’
최근 유럽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GDP 잠정치에서 유로존은 전 분기 대비 0.2% 성장하며 시장 전망치 0.1%를 웃돌았다. 기업심리를 보여주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확장 국면으로 이동했고, 독일 Ifo 기업환경지수 역시 상승 반전했다.
물가 측면에서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2%로 8월 2.0%에서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ECB 목표 수준(약 2%)과 유사하다. ECB가 자체 실시한 소비자기대조사에서는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하락하고 장기 기대치는 변동이 없었다. 이는 “가격 상승이 더 이상 주요 우려가 아니다”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 의견과 해석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별도 메모에서 “대다수 정책위원이 낙관적 중립금리(경제를 과열도, 위축도 시키지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며, “향후 추가 인하는 훨씬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시각은 바클레이스의 ‘동결 장기화’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용어 해설
베이시스포인트(bp)는 금리 단위를 0.01%P로 나눈 최소 측정 단위다. 예를 들어 25bp 인하는 금리를 0.25%P 낮춘다는 의미다.
예금금리(Deposit Facility Rate)는 시중은행이 ECB에 초과 유동성을 예치할 때 적용받는 금리로, 실질적인 단기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결과적으로 ECB가 2026년까지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유로·달러 환율과 국채 수익률 곡선에도 중·장기적인 안정 효과가 예상된다. 반면 경기 하강 리스크가 재부각될 경우, ECB가 양적완화 재개나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이미 차기 총재 인선라가르드의 임기는 2027년 말까지과 회원국 재정정책 공조가 통화정책의 새로운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독일·프랑스 재정 여력이 확장적 재정지출로 이어질 경우 ECB 금리 동결과 결합해 ‘정책 믹스’ 시너지가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론적으로, 바클레이스의 장기 동결 시나리오는 ECB 내부의 ‘데이터 주도·회의별 접근방식’ 기조, 완만한 물가, 점진적 성장세, 그리고 무역 변수의 불확실성이라는 네 가지 축 위에 서 있다. 투자자들은 이 네 요인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정책 변화 신호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