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Barclays)가 2026년 미국 중형은행(mid-cap bank) 섹터의 실적 전망을 두고 “전반적으로 낙관적(optimistic)”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평가는 최근 개최된 금융 서비스 콘퍼런스에서 은행 경영진이 내놓은 발언을 종합 분석한 결과로, 대출 성장은 아직 몇 분기 남아 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전략가들은 고객 메모에서 “차입 기업의 심리 개선, 견조한 예금 흐름, 온건한 신용 환경 등 모든 체크리스트가 충족되고 있다”면서 “규제 환경 완화와 M&A(기업 인수·합병) 증가가 맞물려 향후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소비자 심리와 관련한 코멘트는 대부분의 은행에서 ‘거의 만장일치 수준으로 긍정적’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이는 미 정부가 광범위한 대중 관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도 소비 부문이 견조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C&I 대출이란? 중형은행의 성장 엔진으로 지목되는 C&I(Commercial & Industrial) 대출은 기업이 설비·장비 구매나 운전자본 확충에 활용하는 자금이다.
“파이프라인이 지난 분기 대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반면 상업용 부동산(CRE) 대출은 ‘성장 속도가 더딘 영역’으로 분류됐다. 브로커리지 보고서는 “핵심 고객이 아닌 차주나 리스크가 커진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중형은행(mid-cap bank)은 일반적으로 시가총액 20억~100억 달러 수준의 지역 금융사를 가리킨다. 바클레이스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은행별로 대출 성장률이 엇갈릴 수 있지만, 거시적 배경은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예금 트렌드(deposit trends)와 관련해서는 2025년 3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서프라이즈’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대출 성장이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리는 시점은 “여전히 몇 분기 뒤”라는 점도 같이 지적됐다.
은행별 세부 평가
① 어소시에이티드 뱅크(Associated Banc-Corp, NYSE: ASB)* – 경영진이 2026년 대출 성장률에 대해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가장 낙관적인 톤을 드러냈다.
② 이스트웨스트 뱅코프(East West Bancorp, NASDAQ: EWBC) – 지금까지 가이던스를 지속적으로 상회해 온 ‘히트율’ 덕분에 2026년에도 양호한 포지셔닝이 기대된다.
③ 밸리 내셔널 뱅코프(Valley National Bancorp, NASDAQ: VLY) – 2025년 말까지 순이자마진(NIM)과 예금 동향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④ 파퓰러(Popular Inc., NASDAQ: BPOP) 및 윈트러스트 파이낸셜(Wintrust Financial Corp., NASDAQ: WTFC) – 각각의 지역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며 동종 업계 평균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 중이다.
* Ticker는 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NASDAQ) 상장 종목 식별 기호를 뜻한다.
순이자마진(NIM)이란? 은행이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 수익에서 예금 등 차입비용을 뺀 비율로, 은행 수익성의 핵심 지표다. 금리 변동, 자산·부채 구조, 예·대 금리 스프레드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좌우된다.
또한 규제 환경 완화가 언급됐는데, 이는 바젤Ⅲ 엔드게임으로 불리는 자본 규제 최종안의 도입 일정이 완화되고, 일부 유동성·레버리지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규제 강도가 낮아지면 자본여력이 커져 배당·자사주 매입 확대 및 M&A 추진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바클레이스는 “예금 유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유동성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Fed)의 금리 정책이 장기화할 경우, 차주 이자 부담이 상승해 연체율이 늘어날 수 있다는 리스크도 병존한다. 실제로 일부 지역은행의 상업용 오피스 익스포저가 높아, CRE 부문의 잠재적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C&I 대출 확대 → 수익성 개선 → 주주환원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실현될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6년이 본격적인 ‘대출 모멘텀’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중형은행주 섹터는 밸류에이션 할인율 축소를 통한 추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정책 금리 정상화 속도, 거시 경기 변동성, 지정학 리스크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미 국채 수익률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예대마진 스프레드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 역시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지점이다.
요컨대, 바클레이스의 이번 리포트는 2026년 중형은행 업황에 대해 ‘긍정적 주가 촉매’가 다수 존재한다고 평가하지만, 동시에 금리·규제 리스크를 면밀히 주시할 것을 권고한다. 이러한 균형 잡힌 시각은 투자자들에게 리스크 대비 수익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