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투자자들,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헤지펀드 대신 아시아·유럽으로 눈돌려

런던발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2023년 이후 처음으로 약화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른바 “Sell America” 전략에 대한 논의가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Liberation Day’ 과징금(levies) 도입 이후 점차 가시화됐다.

2026년 2월 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Barclays)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투자자들은 미국 소재 헤지펀드에 대한 노출을 2025년에 비해 5%포인트 덜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총 7.8조 달러(약 $7.8 trillion)를 운용하는 342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11월과 12월에 걸쳐 진행됐다.

바클레이스의 보고서는 아시아·태평양(Asia-Pacific) 지역 기반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2024년 저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내 투자자들의 유럽 기반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유럽의 응답자들은 지난해보다 유럽 매니저에 자금을 투입할 의향이 8%포인트 더 높다고 답했다.

조사에서 아시아 기반 헤지펀드 매니저에 대한 관심은 약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바클레이스는 이 같은 지역 간 자금 재배분이 올해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전략에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 조사 결과, 다수 투자자는 미국 시장 외 지역의 헤지펀드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설문 응답자들은 헤지펀드 수수료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전통적 헤지펀드 상품의 평균 매니지먼트(관리)·성과(퍼포먼스) 수수료는 2025년에 정점을 찍었으며, 반면 비용을 통과시키는(pass-through) 형태의 상품은 수수료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클레이스는 투자자들이 향후 획득하는 총 수익(gross returns)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약 47%에서 56%로 상승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올해 전반적인 헤지펀드 수익률이 약 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멀티매니저(Multi-manager) 모델을 채택한 대형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클레이스 데이터에 따르면 멀티매니저의 운용자산(AUM)은 2017년 이래 연평균 약 1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약 $4350억(약 $435 billion) 수준에 도달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최우선 전략 선택지는 아니었다. 바클레이스는 2025년에 매크로(Macroeconomic) 요인에 기반해 투자결정을 내리는 전략과 체계적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시스템적 전략(systematic equities)이 순배분(net allocators) 수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헤지펀드 산업은 2023년과 2025년 사이에 20%를 조금 넘는 성장을 기록해, 2011년~2013년의 2년간 증가폭 이후 최대의 2년 상승을 보였다고 데이터는 전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6년 가장 선호되는 전략은 Equity Market Neutral(주식시장 중립 전략)이며, 이어서 Quant Multi-Strategy(퀀트 다전략)가 뒤를 이었다. 퀀트 다전략은 2020년 이래 가장 수요가 높은 전략으로 나타났다.


전문용어 설명

멀티매니저(Multi-manager)는 여러 운용사 또는 여러 전략을 묶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운용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구조는 개별 전략의 리스크를 분산하고 전문 운용사의 장점을 결합하는 데 목적이 있다.

Equity Market Neutral은 주식 간 롱/숏 포지션을 통해 시장 방향성에 중립적(시장 변동성에 의한 노출 최소화)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Quant Multi-Strategy는 정량적(퀀트) 모델을 활용해 여러 전략(예: 통계적 차익거래, 모멘텀, 퀀트롱숏 등)을 병행해 운용하는 접근을 뜻한다.

매니지먼트 수수료(관리 수수료)퍼포먼스 수수료(성과 수수료)는 헤지펀드 운용에 있어 투자자와 운용사 간 수익 배분 구조의 핵심 요소로, 전통적 모델에서는 운용사가 높은 비중의 성과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비용 통과(pass-through) 구조는 운용비용을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전가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시장·경제에 대한 시사점 및 향후 전망

첫째, 미국 헤지펀드로의 자금흐름 둔화는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직접적 수급 동력 일부를 약화시킬 수 있다. 기관의 대규모 자금이 미국 내 퀀트·매크로·기타 전략으로 유입되는 대신 아시아·유럽으로 분산될 경우, 특정 섹터·종목에 대한 집중적 매수세가 줄어들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아시아·유럽 헤지펀드의 수혜 가능성이 커진다. 보고서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점과 유럽 매니저에 대한 선호 증가(유럽 응답자 기준 +8%포인트)는 해당 지역 운용사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고 운용 규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현지 주식·채권시장 및 헤지펀드 관련 서비스업(예: 프라임브로커리지, 리스크관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수수료 구조의 변화와 투자자 몫 확대는 업계의 경쟁 구도를 바꾼다. 바클레이스가 지적한 대로 2025년에는 전통적 수수료가 정점을 찍었고, 투자자의 총수익 중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7%에서 56%로 상승한 점은 투자자들이 비용 부담 완화와 더 높은 순수익을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운용사들은 수수료 경쟁력을 갖추거나 성과를 입증하는 전략을 제시해야 자금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넷째, 멀티매니저 모델의 지속적 성장은 기관투자가들이 리스크 분산과 운용사의 전문성 통합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7년 이래 연평균 약 17% 성장으로 AUM이 확대된 것은 투자자들이 단일 전략보다 포트폴리오형 운용을 선호하는 구조적 변화의 반영이다.

다섯째, 향후 12~24개월 내에는 전략별·지역별 자금흐름이 투자성과의 차이와 수수료 구조 변화에 따라 재차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경기 민감도 및 금리 민감도가 다른 전략들(예: 매크로 vs. 시장중립) 간 성과 차이가 확대될 경우, 투자자들은 위험과 수익의 트레이드오프를 재평가하면서 더 공격적인 리밸런싱을 단행할 수 있다.


결론

바클레이스의 설문 결과는 2026년 헤지펀드 시장의 지형이 미국 중심에서 다지역(아시아·유럽) 분산으로 전환되는 초기 신호임을 보여준다. 수수료의 역사적 고점, 투자자 몫의 확대, 멀티매니저의 성장 등은 단기적 수익률뿐 아니라 중장기 자금배분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지역·전략별 리스크·수익 프로파일을 정밀하게 비교·분석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