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위즈에어 투자의견 ‘비중 확대’로 상향… 성장 속도 조절 전략에 주가 9% 급등

영국 저비용항공사(LCC) 위즈에어(Wizz Air Holdings Plc)가 최근 바클레이스(Barclays)로부터 투자의견 상향과 목표주가 인상을 동시에 받아 단숨에 주목받았다. 이번 조정은 공격적 확장 일변도의 과거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 성장률 및 자본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기조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위즈에어의 투자의견을 기존 ‘동일 비중(Equal Weight)’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하며, 목표주가를 11파운드에서 15파운드로 올렸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런던증시에서 위즈에어 주가는 장중 한때 9% 이상 급등했다.

바클레이스는 보고서에서 “지난 수년간 과도한 기단(fleet) 확대와 시장 다변화를 밀어붙이던 기업이 보다 신중하고 절제된 성장 로드맵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① 아부다비 사업 철수, ② 기단 증가 속도 축소, ③ 리스 중심에서 소유 중심으로 전환이라는 세 가지 변화를 눈에 띄는 결정으로 꼽았다.


성장률 20% → 10~12%로 조절

위즈에어는 당초 연평균 20% 이상을 목표로 잡았던 공급석(ASK) 증가율을 10~12%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심지어 한 자릿수 성장이 더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헝가리·폴란드 등 중앙·동유럽 핵심 시장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2025년 기준 헝가리 4.5%, 폴란드 4.1% 예상)에 맞게 수요 기반(capacity discipline)을 재설계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에어버스 A321XLR 장거리 기종 주문 대수를 47대에서 10~15대로 대폭 줄이기로 한 결정이 투자 의견 상향의 결정적 근거로 제시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장거리 노선 확대는 플라이비(Flybe)·노르웨이지언(Norwegian Air Shuttle)의 실패를 연상케 했다”며, 이번 축소가 “투기성 장거리 시장 진출 위험을 거둬들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리스에서 소유로… 재무 구조 리셋

위즈에어는 2030년까지 항공기 자산의 40~50%를 직접 보유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지금까지 위즈에어는 매입 후 곧바로 매각·재임대(sale and leaseback) 형태를 선호해 왔다. 이는 초기 현금 부담을 낮추지만, 장기적으로는 임차료·금융비용이 누적된다는 단점이 있다. 바클레이스는 “단기적으로 레버리지(차입금/EBITDA 비율) 압박이 불가피하지만, 궁극적으로 소유 비용을 줄여 현금흐름과 EBITDA를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위즈에어 기단의 핵심이 될 A321neo는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가장 효율적 기체’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연료 효율과 좌석당 운항 비용(CASK) 측면에서 동급 대비 최고 성능을 자랑해, 향후 수익성 방어의 열쇠로 꼽힌다.


단기 리스크·실적 전망 조정

그러나 실행 리스크도 명확히 지적됐다. 기재 인도 조건을 재협상하는 과정의 복잡성, 아부다비 철수로 인한 일회성 비용, 비연료(non-fuel) 비용 상승 압력이 대표적이다. 바클레이스는 이 같은 부담을 반영해 2026·2027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을 각각 32%, 17% 하향 조정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그림이 그려진다. FY28(2028 회계연도) 예상 EBIT(영업이익) 마진을 8.2%에서 8.6%로 상향했으며, 중기 평균 EBIT 마진 가정도 6.5%에서 7.8%로 높였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15파운드로 제시했는데, 이는 FY28 예상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5.7배 수준이다.


비중 확대·동일 비중, 무엇이 다른가?

‘비중 확대(Overweight)’와 ‘동일 비중(Equal Weight)’은 투자은행이 사용하는 상대적 추천 용어다. 전자는 해당 종목이 분석 대상 산업·지수 대비 초과수익이 예상될 때 부여되며, 후자는 ‘시장 평균’의 움직임을 예측할 때 사용된다. 따라서 투자의견 상향은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 확대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

Sale and Leaseback 전략은 무엇인가?

항공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Sale & Leaseback(S&L)은 항공기 구매 후 즉시 리스사에 매각하고 다시 장기 임차해 오는 방식이다. 초기 현금 유동성이 좋아지지만, 임차료 부담과 잔존가치 손실 가능성이 있어 장기 수익성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위즈에어가 ‘소유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 시각: 성장의 ‘속도 조절’이 의미하는 바

이번 전략 전환은 중앙·동유럽 지역에 집중해 핵심 시장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유럽 항공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며, 보잉 737맥스 지연·유가 불확실성 등 외부 변수로 저비용 항공사의 비용 구조 개선이 필수 과제가 됐다. 공격적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를 택한 위즈에어의 행보는 동종 업계에 ‘성장률보다 수익성’ 기조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지속 가능한 항공기 도입, 재무 레버리지 축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공산이 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완화되고 현금흐름 가시성이 높아져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생긴다. 다만 전환 실행 능력이 여전히 불확실 변수로 남아 있는 만큼, 향후 분기마다 공개될 인도 일정, 비용 추이, 마진 개선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바클레이스는 “과거 전략적 과오의 재무적 후유증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하지만, 더 지속가능한 성장 경로를 제시했다”고 평가하며, “중·동유럽 기반의 완만한 성장 모델이 훨씬 밝은 미래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